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이 정도면 됐어. 3.1절 99주년 기념마라톤 본문
풀코스를 언제 달렸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래된 대회참가.
인도배낭여행으로 여행중에 한번 달려 볼 여유가 없었다. 해마다 참가하는 서울동아는 신청해 두었던 터라 2월 8일 귀국해서 9일부터 조금씩 달리기 시작을 했다.
설연휴, 존 뮤엘 트레킹팀과 훈련 산행으로 시간을 빼앗기고 훈련다운 훈련도 없이 대회일은 다가오는데 혼자 한강에 나가 장거리 훈련 할까 하다가 전마협은 현장접수가 있어 잠실로 발길을 향했다. 아침기온 2.5도 낮 촤고기온 1도이고 초속 2m의 바람이 있는 한강의 기상상태다. 얇은 티셔츠를 두꺼운 걸로 바꾸고 버프를 목에 두르고 모직모자로 무장을 하고 출발선에 섰다.
오늘이 3.1절 99주년 되는 뜻깊은 날이라 만세 3창을 하고 9시 5분경 출발이다. 타이멕스 시계를 인도여행하면서 시차가 달라 맞춘다고 이것저것 눌렀더니 렙기능 조작이 되지 않아 대리점에 갔더니 인터넷에서 구매한건 a/s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 그냥 9시 5분만 확인하고 시계를 보고 달리기로 했다.
겨울철 한강은 하류에서 상류로 바람이 불기에 초반은 뒷바람이지만 내려 올때는 앞바람이 된다. 초반은 4분 50초 페이스로 달리니 훈련량도 부족한데 그럭저럭 달릴만하다. 앞에는 철도고 전상배님이 달리고 있어 그분과 페이스를 맞추니 편안한 달리기가 된다. 그분은 오늘이 399번째 풀코스 완주고 서울동아에서 대망의 400회를 예약해 둔 분이다.
광진교를 지나면서 제법 몸도 데워지고 달리기가 편하다. 그간 절대 훈련량도 부족하지만 장거리 훈련량이 부족해 후반이 다소 걱정은 된다. 암사동 오르막도 잘 넘어서 돌아 오는데 이제 한강의 앞바람이 발목을 잡는다. 보폭을 줄이고 핏지 수를 늘리며 달린니 그리 페이스가 밀리지 않는다.
17km 지점쯤에 전상배님을 만나
"399회 완주를 미리 축하합니다."
"뉘, 뉘신지?"
"페북의 인도여행 축하해주신 산달림입니다."
"아, 언제 들어 왔어요. 훈련도 못했을텐데."
"연습차 왔습니다. 배번도 현장 배번 7403입니다."
"연습량이 부족하면 후반에 고생하는데 조심하고 먼저 가세요."
"네" 하고
앞서 달리는데 한강 잠실지구의 바람은 가는 걸음을 붙잡듯 모질게 불어 온다. 완전 칼바람인데 어서 빨리 탄천으로 접어 들어야 겠다. 잠실 운동장앞 하프 주자들이 운동장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여기쯤 달려도 되는데', '아냐 끝까지 가보자.' 타협하려는 마음을 모질게 뿌리치고 탄천으로 접어 든다. 탄천을 거슬러 올라 가는 길은 뒷바람이라 달리기 좋은 길이다.
26km 지점쯤에서 31km 주자는 돌아 가고 나니 주로가 횡하다. 바람이 불어 자전거 마져 인적이 끊긴 탄천을 달리고 달려 올라가는데 힘이든다. 31km를 지나고 2번째 반환이다. 이제부터는 한강까지 앞바람의 길.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인데 부족한 훈련량에 비해 그리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줄곳 앞서 가던 주자를 뒤로 보내고 달릴 수 있다.
출발전에 내심 330이었는데 시계도 보지 않고 달렸는데 시간상 325가 여유가 있었다. 몸이 잘 버티어 준 덕분이다. 여행을 하면서 달리기를 쉬니 달리는 근육이 회복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40km를 넘기고 이제 퍼질 일은 없으니 마지막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 속도를 높이며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니 3:22:47. 생각보다 빠른 기록이다. 한강 칼바람이 있어 쉽지 않은 날씨였는데 말이다.
"이 정도도면 됐어."라고 나를 토닥여 준다.
대회장 결승선 풍경
제99주년 3.1절 기념 마라톤 대회
간밤에 비가 내려 젖아 있는 대회장 풍경
결승선의 마지막 역주
완주후 기념사진
혼자하는 셀카 놀이
대회장 결승선 스케치
3.1절 99주년 기념 마라톤 기록증
잠실운동장 올림픽 주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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