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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늦깍기로 입성한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명예전당 본문
39km 지점 소양2교 통과
오랜만에 서 보는 주로가 낯 설다. 직장 은퇴후 그간 버킷리스트에 있던 세계 각지에 대한 배낭여행을 목록에서 하나씩 지우기 위해 일본, 베트남, 중국 쿤밍과 네팔 그리고 알프스 뚜르드 몽블랑 일주와 돌로미티 트레킹을 끝내고 돌아 오니 8월 초순이 된다.
그간 안나프루나 트레킹중에 오른무릅에 이상이 있었는데 배낭여행 마지막 귀국전날 스위스 인터라켄 웨스트에서 아침조깅을 10km를 하는데 달릴때는 괜찮았는데 달린 후 통증으로 걷기조차 불편했다. 귀국후에 김학윤정형외과에서 검진결과 이상이 없다하여 6분주를 하여도 달린후 무릅뒤 오금이 바늘을 찌르는듯 아픈 통증에 달릴 수가 없어 헬스를 하며 한의원을 찾았더니 근육이 엉켰다고 한다.
침과 물리치료로를 하며 헬스와 조깅을 반복했는데 오른무릅은 쪼그려 앉기가 불가능하다. 부상앞에 속절없이 시간은 가고 부상의 차도는 없어 답답한 마음에 지리산, 설악산으로 산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헬스로 근력이 생기니 차츰 통증의 강도가 약해져 10월에 들어 서면서 10km조깅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달린 후 통증으로 하루씩 쉬고 격일로 달릴 수 있었다.
춘마대회일은 다가 오고 훈련은 되지 않고 일주일을 앞두고 Lsd를 해보고 출전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마침 그날이 처남 큰아들 결혼식이 대구에서 있어 다녀 오느라 하지 못하고 대회 5일전인 24일인 화요일 여의도에서 30km는 무리라 생각하고 25km Lsd를 실시하고 결정하기로 하고 여의도에서 토끼굴 지나 12.5km를 다녀 오는 코스를 달려 보았는데 km당 5:30으로 달릴 수 있었고 달린후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아 완주를 목표로 춘천행을 결정했다.
출발 - 5km (25:29)
아직은 A그룹 출발 배번이지만 경험상 추월당하며 달리는것 보다 추월하면서 달리는게 마음이 편하여 B그룹 뒷편에서 출발하였다. 천천히 달려가는데 처음 오르막이 버겁게 느껴져 천천히 달려 올랐다. 가끔 낯익은 분들과 인사도 나누는데 지금 왜 여기 있나 하는 말에 그냥 웃지요. 오르막 정상에서 좌회전해 들어 가는데 A그룹은 꼬리도 보이지 않는다. 작년엔 저기서 달렸는데 하는 생각으로 빙상장이 있는 5km는 초반 페이스를 잘 유지하였다.
5 - 10km (25:13)
의암호로 내려가는 내리막 길. 마음은 내려 쏘고 싶지만 오른무릅의 충격을 생각하여 조심스레 달려 본다. 다행이 통증이 없어 다행이다 생각하며 나만의 페이스로 달리는데 많은 주자가 초반이라 추월해 간다. 의암호를 건너고 이제 몸이 원하는 페이스로 셑팅을 하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여유가 있으니 삼악산 단풍도 곱다. 그간 운동량이 부족해 근육내 에너지 보관능력이 떨어져 뱃속이 허전함을 느껴 9km에서 파워겔을 터트렸다. 훈련량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10 - 15km (25:25)
고저가 없는 평지라 페이스만 유지한다. 뒤에서 출발한 3:20 페메 풍선이 앞서 간다. 그냥 가나 보다 한다. 의암호 가을풍경이 곱다. 이제 곧 겨울이 올것 같다. 훈련량이 많은 주자들은 계속 추월해 간다. 그들의 파워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초반이고 펀런을 한 탓에 달리기가 즐겁다. 조금 늦추어 달리면 이리도 즐거운걸 조금 속도를 높이면 그리도 힘이드나. 그게 마라톤인것 같다. 1초라도 단축하고 싶은 마음.
15 - 20km (25:14)
에니메이션 학교앞에 300m의 오르막이 있고 신매대교를 지나는 코스다. 힘들다는 느낌은 없고 장거리훈련하듯 편히 달리니 가뿐 숨몰아 쉬고 오르던 언덕도 편히 올랐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니 마라톤도 힘든다는 운동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간혹 주변 마을에서 풍악을 울려주어 심심하지 않게 달려 신매대교에 들어서니 울마를 뛰는 지인들이 앞서 가는데 100km는 잘 달려도 속도에는 약한듯 뒤로 물러 난다.
풀마와 100km는 달리는 능력이 각기 다르다. 다시 뱃속이 허전해 초코파이를 반개 먹었더니 목이 막힌다. 물을 찾으니 없어 그냥 침으로 삼켰다. 이제 절반을 지나니 반이 남았다.
20 - 25km (25:01)
이번 구간중 가장 빨리 달린 구간이다. 춘천댐 오르기전 25km를 가는데 초반 힘차게 달리던 주자들이 조금씩 지쳐가는데 그간 편히 달렸더니 여유가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입상을 하던 김환*님을 만났는데 기록을 내려 놓으니 훈련을 하지 못해 '지금부터는 정신력으로 달린단다.' '할아버지도 달리는데 뭔? 엄살' 했더니 먼저 가란다.
숯내마라톤 수염아저씨 장순*님과 동반주 한다기에 먼저 간다고 달려 가는데 추월 당하고 달리는것 보다 추월하며 달리면 氣가 살아 힘이 절로 난다. 이제 완주의 확신이 서니 오름길인데도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25 - 30km (25:34)
춘천댐을 올라서 돌아 오는 길이다. 마라톤은 추월하면 힘이 난다. 내가 빠른게 아니라 같은 속도로 달려도 남이 천천히 가니 내가 빠르게 느껴질 뿐이다. 춘천댐에 올라서기 까지는 뒷바람으로 덥게 느껴졌는데 앞바람으로 바뀌니 시원해서 좋다. 상쾌하게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행복한 달림길이 젖었던 런닝셔츠가 마르니 기분마져 뽀송뽀송해진다. 좀더 많은 주자들을 뒤로 보내며 달리니 오름도 힘차게 올랐다.
30 - 35km (25:29)
내리막이 많은 코스라 편안한 달림길이다. 30km 조금 지나니 '마라톤 자유발언대'가 있다. 그냥 통과. 이제 도로폭이 넓어 진다. 결승선이 가깝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클럽마다 주자를 응원하러 나온 분이 많다. 여전히 페이스는 잘 유지되고 조금 기록을 단축한고 해도 별 의미가 없을것 같아 지금 페이스만 유지하기로 한다.
부족한 훈련량과 오른무릅을 생각하며 들뜬 승부욕을 억눌러야 한다. 기록을 위해 달릴때는 지금쯤 쥐가 올라 올 기미가 보이는 곳인데 몸이 편하다.
35 - 40km (25:33)
소양2교를 건너는 구간인데 다왔다는 안도감이 온다. 시내로 접어드니 응원 인파도 많아 절로 힘이 난다. 은근한 내리막이고 평지라 달리기 좋은 구간이다. 소양2교에는 유난히 카메라가 많다. 멋진 폼으로 달려야지 40km를 지나면 이제 종반으로 간다. 계속 주자를 뒤로 보내며 달리니 힘이 솟는다. 소양2교를 지나니 앞에 40km 급수대가 보인다.
40 - 42.196km(9:47)
이제 2km. 결승선으로 가면서 힘이 솟고 절로 발이 빨라진다. 아픈 오른다리도 이제까지 잘 버티어 줬으니 맘껏 달려 본다. 진작 이렇게 달릴수 있다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 몸을 사린 달리기가 아닌었나 반성도 해 본다. 아마 전체 구간중 가장 빨리 달린 구간이 아닌가 생각하며 결승선 통과. 제대로 훈련다운 훈련도 하지못하고 출전한 대회인데 생각보다 잘 달린 나에게 토닥여 준다. '너, 잘 했어' 라고.
1999년 춘마에서 마라톤 입문을 하여 2001년 2:45:41로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2015년까지는 섭3를 했지만 마라톤에만 올인할수 없는 나만의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집중을 하지 못하니 자연 훈련량이 줄고 세월의 흐름탓에 기록도 길어지는 자연현상이다. 최고는 아니지만 나름 최선을 다한 2017년 '가을의 수채화' 춘마는 아름답게 기억될 것 같다.
역시 마라톤의 기록은 땀의 결정체고 번개치기로 몰아서 되지 않는 꾸준함을 요하는 미련하면서도 정직한 마라톤 너에게 진한 애정이 간다.
(구간 기록)
05km 25:29
10km 25:13
15km 25:25
20Km 25:14
25km 25:01
30km 25:34
35Km 25:29
40Km 25:33
42.195km 09:47(3:32:41)
10회 춘마기록
- 99년 3:37:07
- 00년 2:47:30
- 01년 2:45:41
- 02년 2:51:41
- 06년 2:56:31
- 13년 2:54:24
- 14년 2:57:43
- 15년 2:56:44
- 16년 3:12:44
- 17년 3:32:4
단풍이 곱게 물든 단풍
의암댕 다리를 지나는 가을날 수채화 춘마
결승선 피니쉬 라인 통과 직전
10리길의 끝 결승선
2017. 10. 29(일) 춘마 풀코스 완주
가을날 수채화 3:32:41 완주
2017 춘마 완주증
함께 뛰고 즐기는 가을날의 수채화
2017 춘마 배번
10리길의 종점 결승선
울마의 대가 김동진님과 기념사진
물품보관소가 있는 공지천변 운동장
함께 뛰고 즐기는 가을날의 수채화
10리길 완주후
춘마 출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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