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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존 뮤어트레일 1일차 호수슈 메도우에서 기요 크릭 본문

해외 산행/존 뮤어 트레일

존 뮤어트레일 1일차 호수슈 메도우에서 기요 크릭

산달림 2018. 10. 1. 18:53

 

 

 

내려 쬐는 태양과 파란 하늘 그런길이 존 뮤엘 트레일 길

 

 

일시 : 2018. 7. 28(토) 날씨 : 쾌청

코스 : 호수슈메도우(Horsrshoe Meadows) ~ 코튼 우드패스(Cottonwood Pass) ~ 락 크릭(Rock Creek) ~ 기요크릭(Guyot Creek)

 

7시 출발이라 5시에 일어나 배낭을 꾸린다. 아직은 깜깜한 어두움 속에 탠트를 걷으니 결로현상으로 물이 주르르 흐르는 탠트를 꾸깃꾸깃 말아 배낭에 밀어 넣었다. 1도 정도의 쌀쌀한 기온에 패딩과 털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끼고 짐정리를 했더니 금새 장갑이 축축히 젖는다.

 

아침식사는 알파미에 미소 된장국이다. 그냥 말아 흡입하듯 삼켰다. JMT에서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지 맛을 음미하고 먹을 여유가 없다. 5-6-7로 5시 기상 6시 아침식사 그리고 7시 출발이다. 젖은 탠트가 묵직하게 어깨를 짓누른다. 어제 고소적을하러 다녀 온 길을  다시 오른다. 개울가에서 잠시 어깨 쉼을 하고 정수한 물을 스마트물병에 채우고 출발이다.

 

다음 쉼터인 중턱의 풀밭에서 젖은 탠트를 말렸다. 건조하고 쾌청한 날씨에 금새 뽀송뽀송하게 마른다. 그런데 67세로 최연장자인신 윤형님이 이상타. 어제는 선두권에서 걷던 분인데 많이 힘들어 한다. 출발 5분도 채 안되어 쉬었다 가겠다고 한다. 코튼우드 패스에 도착하여 쉬고 있는데 무척 늦게 올라 오셨다.

 

사연인 즉슨 집안 내력에 심장병이 있고 본인도 그걸 알기에 극복하려고 산에 느지막히 입문하여 백도대간부터 시작하여 국내산은 물론 해외 원정산행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버님도 형님도 심장병으로 돌아 가셨는데 오늘 아침에 올라 오는데 그 전조 증상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힘이 없단다. 쉬고 쉬고해서 올라 왔다고 하는데 영 힘이 없어 보인다.

 

너무 힘들어 하시길레 메트레스를 깔고 등산화도 벗고 잠시 쉬면서 우왕청심환도 먹었는데 그렇게 낫을게 아니라고 하며 어렵게 "여기서 내려 가야 겠다."고 한다. 더 이상 누를 끼칠수 없어 여기서 내려 놓겠다고 한다. 60대는 딱 2명으로 서로 의지하며 여기 까지 왔는데 산을 내려 간다고 하니 내가 제일 섭섭하다. 그간 나에겐 큰 버팀목이었는데 내려가면 내가 제일 연장자다.

 

현실은 냉혹한것 갈 사람은 가야하고 남을 사람은 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짧은 이별의 시간에 남긴 말은 ' 당신들도 금방 내 나이 되.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야. 잘들 살아.'  헤어지기 전에 이별 기념사진을 남기고 포옹을 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이별은 짧을 수록 좋다. 애써 씩씩하게 PCT길로 접어들어 휘트니로 향했다.

 

어제 그렇게 실랑이들 벌였던 그 삼거리에서 대장은 '어제는 어플 지도정치를 않했네.' 중얼거리듯 말하고 간다. 누구에게는 공개망신을 주려고 공개사과까지 하라고  해놓고 그렇게 어물쩍 넘어 간다. 예전의 산악대장이야 절대권력자 였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요즘 산악대장은 많이도 바뀌어 형님리더쉽 혹은 스펀지 리더쉽으로 팀을 이끌여야지 쌍팔년도 방식으로 했다가는 손님 다 떨어져 나가는걸 모르는것 같다.

 

이제 PCT길을 걷는다. 멕시코에서 시작해서 캐나다까지 가는 길이 이곳을 지나며 JMT의 대부분의 길이 PCT에 포함이 되며 길이 좀 짧을 뿐이다. 치킨 스프링 호수(Chicken spring Lake)를 지나는데 선두는 물보충 없이 그냥  통과한다. 올해 비가 적게 내려 작은 계곡의 물은 말랐다는데 늦어도 물은 채워 가야 겠다. 물은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정수해서 물통가득 물을 채웠다. 그게 몇시간 후 얼마나 소중한 물이 되었는지 모른다.

 

왼편 아래로는 넓은 초원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빅 휘트니 메도우다. 오른편으로는 풀한포기 없는 바위산인데 듬성듬성 세콰이어나무만 자라고 있고 산정상부는 생물이라고는 없는 돌산이다. 마사토가 깔린 트레일 길은 한낮으로 가면서 내려 쬐는 직사광선은 살인적으로 강렬하다. 잘 달구어진 모래와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후끈한 열기가 콧속까지 건조함이 느껴진다. 이럴때는 수분공급이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트레킹에 점심은 행동식으로 초코바와 곡물가루, 그리고 포카리스웻 분말가루를 물에 타서 마신다. 하루에 사용하는 에너지에 비해 섭취하는 열량이 부족해 늘 배고픔을 많이 느꼈다. 서양트레일러들은 고열량의 음식 위주로 섭취하고 있었다. 이런 험한 길을 걸을 때는 높은 열량을 먹어야 잘 걸을 수 있다.

 

오후로 가면서 높은 열기로 점점 지처가는데 계획했던 지점인 락 크릭크(Rock Creek)에 도착했으나 물이 없다. 작은 계곡이 있지만 가뭄에 말라 버렸다. 락 크릭크란 지명도 딱히 어느곳을 지칭하는것이 아니라 이곳 일대를 락 크릭크라 부른다. 그간 GPS지도에 표기된 샘도 말랐기에 나머지 샘도 말랐으리란 계산으로 주변 계곡으로 물 찾기에 나섰다. 각자 물통에 물은 비운지 오래다. 그때 갈증이 심한 여성대원의 말이 '소변이라도 받아 정수해 마셔야 하는것 아닌가.' 한다. '설마'.

 

이곳으로 올때 PCT를 걷는 할배는 그렇게 말했다. 6마일만 더 가면 물이 있다고.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행색이 남루한 할배의 말을 귀닮아 듣지 않고 물찾기 나섰다. 진행방향으로 오른편은 지도상으로 급경사고 왼쪽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그쪽으로 결정했다.

 

물이 없으니 물을 구해 오는 방법과 전부 다 그곳으로 가는 방법으로 의견이 양분되었다. 반대 의견으로 만약에 물이 없을 경우 전부가 돌아 오는건 체력이 약한 대원에게는 부담이 있다고 하여 기다리고 스텝진에서 물을 찾으러 떠났다. 물을 찾으러 간지 1시간이 되어도 함흥차사다.  기다리는 와중에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걷는 부부를 만나 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냐 하니 길을 걸어 가다보면 레이저 사무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물 구하러 간 사람만 오면 되는데 돌아 올 줄을 몰라 이제 사람 찾으러 나섰다. 소리쳐 불러도 기척이 없다. 에휴 JMT 첫날부터 순조롭지 않다. 에휴!

 

한참을 지나자 한사람은 엉뚱한 방향에서 나타났는데 같이 간 사람이 감감 무소식이다. 그렇게 2시간을 기다린 끝에 돌아 왔는데 완전 지친 기색인데 언덕 아래에 물이 있긴 있단다. 그곳은 진행 방향과 반대방향이고 길이 없는 언덕을 내려 서야 하니 ㅈ니행하기로 했다. 시간만 허비하고 생고생만하고 피곤한 몸으로 다시 길을 간다. 벌써 지쳐 뒤로 쳐지는 대원이 있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멀리서 반가운 물소리가 들린다. 작은 계곡에 흐르는 물을 배가 부르도록 마셨다. 이곳은 탠트 사이트가 좁고 레인져사무실과도 그리 멀지 않아 더 걷기로 했다. 이제 일몰시간을 넘겨 렌턴을 켜고 걷는 길이다. 레이져사무실 부근 400m인데 기링 없다. 우왕좌왕 의견이 분분하다. 다시 뒤의 샘으로 갈것인가 더 진행할 것인가? 몸은 지쳐가는데 답답한 시간이 흐른다. 결국 어차피 가는길이니 진행해 가자는 의견의 우세해 진행하니 금방 넓은 야영지에 먼저 온 트레커들은 저녁식사까지 끝내고 잠을 자고 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다. 저녁 식사준비를 하는데 한국인의 시끄러움 탓에 JMT를 하시는 할아버지가 탠트에서 나와 좀 조용해 달란다. 저녁 메뉴는 알파미와 참치 통조림이다. 함께 말아서 삼키듯 목구멍으로 넘겼다. 맛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게중에는 알파미에 적응을 하지 못해 남기는 이도 있다. 여기는 곰이 사는 곳으로 음식물은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음식물 "짬" 당번이 되어 남은 음식물은 한꺼번에 모아 땅을 파고 묻었다. 밤10시가 넘어 잠자리에 든다. 

 

탈도 많았고 뭔가 정리 되지 못한 두서없는 하루가 지나간다. 아무리 처음 걷는 JMT길이지만 중지를 모으면 정답에 가까운 답이 나올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이길을 완주나 할 수 있을지 염려 스러운 첫날밤이 저문다.

 

"내 생각이 옳다."는 어리석음은 상대에 대한 미움이 된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 놓고 너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마음. 그것이 번뇌를 소멸하는 지름길이 된다.

 

 

 

호수슈메도우의 아침 캠프촌 풍경

 

 

JMT 트레킹의 첫날 출발지 호수슈 메도우 캠핑장에서 코튼우드 패스 가는 가는 길

 

 

울창한 숲이 우거진 첫번째 만나는 계곡 쉼터의 통나무 집앞 풍경

 

 

 

저녁에 내린 비로 젖은 탠트를 말리면서 꺼낸 곰통과 장비들

가장 큰 무게는 곰통

 

코튼우드 패스 풍경 동영상

 

 

 

강인한 느낌을 주는 미국산 소나무 껍질

 한국산 소나무는 서정적이라면 모던한 느낌이 든다.

 

 

 

함께 JMT를 걷기 위해 왔지만 첫날 코튼 우드패스에서 길을 접고 하산하신 67세 형님과 작별 사진

 

 

 

PCT길에 있는 처음 만나는 치킨 스프링 호수(Chicken Spring Lake)

이곳에 물이 풍부하니 하룻밤 쉬어 가도 좋은 곳.

고소 적응 첫날 이곳에 쉬는게 고소적응에 도움이 되고 다음날 일정도 여유로워 진다.

 

 

호수 물이 탁해서 그냥 마시기에는 꺼림직해도 정수해서 마시면 이상이 없었다.

 

 

 

카타딘 BeFree 정수기로 정수해 마신  호수물

물병은 미국에서 생수로 파는 스마트물병(Smart Water)이 가볍고 스림해서 JMT 종주 내내 물병으로 사용했다.

 

 

 

메마르고 건조한 이 고산에서도 굳굳이 살아가는 나무들이 경이롭다.

 

 

 

고사목이 많은 나무들과 물이 흐르는 곳은 풀들이 자란다.

물이 있는 곳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치킨 스프링 호수(Chicken Spring Lake)

건너편에 탠트를 칠 공간이 많다.

 

 

 

빅 휘트니 메도우(Big Whitney Meadow)

큰 휘트니의 초원이란 뜻의 초원

 

 

 

내려 쬐는 태양아래 꿀같은 잠시 휴식

그늘은 이외로 서늘할 정도로 시원한데 습도가 워낙  낮아 그렇게 느껴짐

 

 

 

휘트니 대초원은 그곳에 물이 있기에 초원을 이룸

 

 

고온의 건조한 땅에 물은 생명수로

물이 있는 곳에  초원이 있음.

 

 

 

트레커의 배낭

나뭇가지에 걸리는 것이 없어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말려도 되는 PCT길

 

 

온몸으로 태양을 받고 걷는 길

그래도 땀은 흐르지 않는다. 건조한 기후 탓에 흐르기 전 땀이 말라 버린다.

 

 

 

거대한 초원을 보며 산허리를 걷는 PCT길

 

 

 

사막같은 PCT길

나무만 없다면 고스란히 사막이다.

 

 

 

풀이 자라지 않는 모래밭 길인 Pct길

 

 

 

또 다른 초원인 시베리안  아웃포스트(Siberian Outpost)가 보이는 길

 

 

 

세퀘아 &  킹스케년 국립공원 / 해발 3,450m 고개

Permit(허가)이 필요하다는 안내글이 있다.

 

 

 

이런 척박한 땅에 살아 가는 나무가 놀랍다.

 

 

 

코튼우드패스에서 3.6mIle을 지난 지점

PCT길도 가끔 이런 안내표지가 있다.

 

 

 

PCT길임을 안내하는 안내 표지판

 

 

 

나무 아래는 풀한포기 자라지 않는 메마른 땅 그길이 PCT다.

 

 

 

사막 같은 길을 걷는 트레커들

 

 

황금빛을 띄는 나무들

이곳이 서부시대 골든럿시를 이루던 곳이라 그런지 황금빛이 많다.

 

 

살아 간다는게 놀라운 메마른 땅의 나무들

 

 

코튼우드 패스 7.9마일  통과지점

갈림길에는 친절하게 안내표지가 있어 표지판만 잘 보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태양을 온 몸으로 받으며 걷는 PCT길

죤 뮤어 트레일은 몇일 더 걸어 휘트니산에서 시작이 된다.

 지금은 휘트니산(4,418m)를 오르기 위한 고소적응 기간이며,

냉정히 말하면 이 코스는 돌아 가는 길이라 퍼밋 받기가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