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마라톤 20년 런클20주년 기념 본문
런클 20주년 기념일 여의도에서 20km 달리기 주로
더운 날씨에 온통 땀으로 젖었다.
런너스 클럽이 20주년을 맞이하여 풀뿌리 마라톤의 메카 여의도에서 기념행사가 있었다. 1999년 런클이 창립 할때 마라톤 입문을 하였으니 세월이 그리 흘렀다. 국민소득 1만불이 넘어 가면 달리기를 즐긴다는게 통설이다. 그때가 마라톤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먹는 음식의 넉넉해지니 비만이 생기고 달리기에 대한 욕구가 생기던 시절이었다. 런닝화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도 이때부터다. 지금은 생산을 하지 않지만 코오롱에 마라톤팀이 있었고 이봉주선수도 코오롱 선수시절 마라톤화가 보급되었다. 또한 코오롱에서 런닝용 런닝과 팬츠도 보급되기 시작했던 시기가 20년 전의 일이다.
런클에서 여의도 토달이 있었고 일요일에는 서울마라톤클럽에서 반포에 반달이 있었다. 당시는 토요일 오전 근무를 하고 퇴근길에 여의도에서 하프를 달리고 집으로 오곤 했다. 그후 토요일이 휴일이 되면서 여의도행 발걸음이 뜸해지며서 가끔 찾다가 20주년 행사에 참가했다.
햇볕이 나지 않아 나름 달리기는 좋았지만 그래도 덥다. 여의도에서 한강대교쪽으로 2.5km,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2.5km로 5km를 4회 달리는 셈이다. 몇달동안 대회에 참가를 하지 않아 대회감각이 많이 떨어진다. 출발과 함께 선두무리에 붙었는데 더운날씨에 초반에는 다들 속도를 내지 않는다. 초반 1km가 520이다. 첫 2.5km 반환점을 찍고는 조금씩 속도를 높여 가는데 5km를 지나면서 430이하로 내려 간다. 예전 같았으면 오기로 라도 따라 붙었겠지만 이제는 무리하지 않는다. 내가 버거운 속도는 따라 가지 않는다. 앞으로 보내고 홀로 달렸다. 여의도는 풀뿌리 마라톤이 태동하던 시절 대회가 열린 마라톤의 메카 같은 곳이다.
당시에는 돔 같은 무대가 있었고 그곳에서 출발하였다. 지금과 달리 자전거를 타는 바이크족이 많지 않았다. 늘 한강을 따라가는 길은 달림이들의 전용도로였다. 여의도에서 대회가 열리면 동호대교 지나 하프 반환점이 있었고 풀코스 반환점은 광진교 지나 있었다. 그때는 마라톤 대회도 자주 열리지 않던 때라 봄이면 동아마라톤을 앞두고 3월 첫째 일요일 서울마라톤이 가장 인기있는 마라톤대회였다. 당시 박영석회장님의 열정으로 오래도록 서울마라톤은 명품대회로 자리매김 했었다.
그런 추억을 안고 한강대교로 가는 길은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때는 달리면 꿈의 기록인 Sub-3를 했었다. 늘 그리 달려왔기에 언제까지 그 기록을 유지할 것 같았다. 세월의 무게는 무거웠다. 회갑때 까지 3대 메이저대회인 서울동아, 춘천 조선, 서울중앙에 Sub-3를 달성하였고 진갑까지는 Sub-3를 달성했지만 그 기록을 유지하기에는 투자해야 할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게 얻는 이익인 기회비용이 너무 큰것 같아 Sub-3를 내려 놓기로 했다.
달리기에서 시간을 내려 놓으면 그것보다 편한게 없다. 몸 가는데로 달리는건 재미있는 운동이다. 1초를 단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경쟁자에게 뒤지지 않을려고 쥐어 짜고 마른걸레라도 한번 더 짜는 그런 고통은 없으니 말이다. 몸은 달리고 생각은 자유로운 달리기는 그냥 즐겁다. 혹여 동반지라도 있으면 가벼운 대화라도 나눌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다.
근 20여년을 그리 바삐 달려 왔으니 이제는 좀 천천히 달려도 되겠다. 한때는 달렸다 하면 입상권에 들던 분들도 세월앞에는 장사가 없듯 하나, 둘 주로에서 사라져 간다. 1등의 자리는 잠시 머물다 가는 자리이지 오래 머물수 있는 자리는 아닌듯 하다. 끊임 없이 도전을 받는 자리라 자주 바뀐다. 그걸 아숴할 필요도 미련도 가질 필요는 없다. 보시 그 자리가 주인이 정해진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갈철교에서 돌아 오는 길은 끝여름의 열기로 런닝셔츠가 흠씬 젖는다. 오늘도 한결 같이 사진봉사를 하시는 큰산님이 계신다. 런클이 이렇게 20년을 유지해 올수 있는건 음지에서 봉사하는 숨어서 일하시는 분이들이 있어 유지되어 온 것이다. 세상이 삭막하다 해도 그런분들이 아직은 많아 따뜻한 세상이다.
마라톤에서 동반주는 같은 방향을 보고 가는 조력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경쟁자로 발맞추어 달리다 보면 기량향상에 도움이 된다. 역시 실전이 가장 좋은 훈련인것 같다. 같이 땀 흘리고 쌓은 정은 오래가고 믿음이 가는건 마라톤의 정직함 때문인것 같다. 땀 흘리지 않고 완주를 할 수 없고 누가 대신해 줄수도 없으며 시험전날 밤샘을 한다고 완주를 할 수 있는건 아니다. 꾸준히 오랜기간을 달려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미련 곰탱이 같은 마라톤을 내가 좋아 하는 이유다.
Runners Club 창립 20주년 기념 사진
빛바랜 서울마라톤 배번
풀뿌리 마라톤의 원조 서울마라톤클럽의 서울마라톤대회
여의도에서 개최된 제5회 서울마라톤대회
출발전 준비운동 무릅 스트레칭
허리, 다리 스트레칭
달리기전 몸풀기는 꼼꼼히
선두 그룹과 제1반환지점인 국회의사당 가는 길
국회의사당옆 지하도 통과
함께 달리는 길은 즐겁다.
홀로 달려도 좋은 생각의 시간
초반을 지나면 나름의 속도로 달린다. 자기의 속도보다 천천히 달리기가 힘든게 마라톤
달리는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오롯이 나의 시간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모든 음식이 맛있어 지는 시간
그게 마라톤이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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