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설악의 단풍 이야기 대청봉 가는 길 본문
단풍산행을 떠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태풍과 비소식에 날을 잡기가 힘들었다.
산행중에 하루는 대피소에서 쉬어 가야 느낌이 있을것 같아 단풍철에는 예약도 쉽지 않다. 대기자로 기다렸더니 소청대피소에서 문자가 왔다. 월요일이라 그나마 쉬웠던것 같다.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 28분 차를 탓는데 정시차는 만석이 되어 임시차가 배정이 된것 같다. 단풍철에는 한꺼번에 몰리니 움직이는게 쉽지는 않다.
대청봉 가는 들머리를 한계령으로 정했다. 이곳도 가을 단풍을 즐기려 몰려든 인파로 휴게소가 가득이다. 서둘러 등산로로 접어 들었다.
이번 산행은 첫날은 한계력에서 출발하여 한계령삼거리에서 서북능선을 따라 끝청봉을 거쳐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을 오른 후 다시 중청봉을 지나 소청봉에서 400m 거리인 소청봉에서 하루밤을 자고 다음날은 희운각 대피소를 지나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에서 오세암 그리고 영시암을 지나 백담사까지 가는 코스를 잡았다. 백담사에서는 용대리까지 셔틀버스가 다니니 그걸 이용한다.
한계령 탐방 지원센타 앞에 있는 위령비다. 6.25때 이곳의 전투가 치열했는데 그때 죽은이를 위한 위령비다.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 그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지났다.
국립공원은 산행입장시간이 있다. 산악사고를 예방하려고 정해진 시간에 입산을 해야 해가 하산을 할수 있다. 한계령 산행가능 시간은 하절기는 12시까지 동절기는 해가 지는 시간이 빨라 10시까지 입장을 해야 산행을 할수 있다.
이날도 한계령 삼거리로 오르면서 부녀가 준비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오르시기에 어디까지 가시는냐고 여쭈어 보니 대청봉을 간단다. 그 복장에 체력도 시원찮은데 아닌것 같아 대청봉은 무리인것 같으니 조금 오르시다가 그냥 내려 가시는게 좋을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 무모하기 짝이 없은 분들이 막무가 내기 식으로 산을 오르면 사고나기 쉬운 단풍철이다.
고사목 뒤로 서북능선의 장쾌함이 느껴진다. 설악은 동고서저의 현상으로 동쪽은 가파른 계곡을 이룬다. 벌써 1,000m 이상은 단풍이 지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한계령삼거리 가는 길에 양지쪽에 마지막 단풍이 남았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난다. "무명의 여류화가 존시가 심한 폐렴에 걸려서 사경을 헤맨다.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친구의 격려도 아랑곳없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 잎이 다 떨어질 때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한다. 같은 집에 사는 친절한 노화가(老畵家)가 나뭇잎 하나를 벽에 그려 심한 비바람에도 견디어낸 진짜 나뭇잎처럼 보이게 하여 존시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
서북능선과 맞닿는 한계령삼거리에 도착했다. 불과 2.3km의 거리지만 된비알의 길이라 힘든 산행길이다. 여기서 부터 걷는 서북능선길은 지금까지 온길 보다는 좀더 유순하다. 여기서 이른 점심을 먹고 걷는다. 산행에서는 시장기를 느끼기 전에 먹고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시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왼쪽으로 가면 귀때기청봉을 넘어 장수대로 갈수가 있다. 먼 거리이니 준비를 잘하고 들어서야 한다. 중간에 물을 구할수 있는 샘이 없으니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서북능선상에서 만나는 주목나무다. 살아 천년 죽어 천연이란 주목은 예전에 설악산에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는데 요즘은 희귀한 나무가 되었다. 이곳에 몇구루가 있고 화채능선쪽에도 몇구루를 본적이 있는데 귀한 나무다. 나무껍질이 붉어 주목(朱木) 부른다. 보호수로 잘 보호해야 한다.
가야할 중청봉이 멀리서 손짓한다. 안직 가야할 길이 멀다. 크게 숨한번 크게 쉬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지금부터는 오롯한 나만의 시간이다. 산과 호흡하며 길을 걷는다. 산은 풍경을 들어 내 놓고 나를 만나는 시간을 내어 준다.
고산의 풍경을 선물하기도 한다. 거대한 바윗돌이 앞을 가로 막고 고사목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런 풍경은 낮은 산에서 좀체 볼수 없는 풍경이다. 그래서 이런 진귀한 풍경을 보려고 좀거 높은 곳을 오르려 하는지도 모른다. 좀더 높은 곳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앞만 보고 걷다가 가끔은 뒤를 돌아 보기도 한다. 도시의 빠름 빠름에 익숙해 살다보면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잊고 살아 갈때도 있다. 산길을 걷다가 뒤를 돌아 보면 내가 온 길을 볼수 있다. 멀리 귀때기청봉이 멀어진걸 보면 많이 걸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이 일을 했다는 것의 일은 학생이면 공부가 될것이고 그게 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내가 한것에 대한 뿌듯함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만큼 걸었다는건 남은 길이 줄어 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에는 목표달성이 가깝ㅁ다는 것이다. 그걸 눈으로 확인하니 뿌듯함이 느껴진다.
끝청에 도착했다. 한계삼거리부터 한번도 쉬지 않고 걸었다. 배낭무게가 어깨를 짖눌러도 참고 걸었다. 그 쉼이 혹여 게으름이 될까 참고 비티어 보았다. 그렇게 침고 걸어 보면 절로 체력이 늘어나는걸 느낄 수 있다. 조금 힘들다고 자꾸 쉬면 더 자주 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한계에 부딪칠때 마다 그 한계를 넘어 보고 싶었다. 그 또한 산에서 배우는 여러가지중 하나이다.
내설악의 가장 멋딘 능선중의 하니인 용아장성 능선이다. 용의 잇발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수렴동계곡 수렴동대피소에서 시작하여 봉정암까지 이어진 바위능선길이다. 오래전에는 이길을 다닐수 있었는데 지금은 입산통제길이다. 위험해서 통제하고 있다. 구곡담계곡과 가야동계곡 사이에 있는 바윗길이다.
이제 중청봉이 가깝다. 중청봉 기상관측 시설이 선명하다. 중청봉 정상은 기상관측 시설이 있어 올라 갈수 없고 우측으로 지나가야 한다. 음지와 양지의 식물 분포가 각기 다르다. 식물은 좋아하는 곳이 다르다.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 반면 싫어 하는 나무도 있다. 나무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것 같다.
용아장성능선과 공룡능선 뒤어 북설악이 병풍을 두르듯 멀리 보인다. 설악의 악(嶽) 참 큰산이다.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많은 바위가 그 모습을 제각기 달리하여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산이다.
봉정암은 바위틈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봉정암이란 봉황이 부처님의 이마로 사라졌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그 자리가 명당자리다. 살아 생전에 꼭 한번은 참배해야 할 불뇌사리보탑이 있다. 봉정암은 워낙 높고 험준한 설악산 소청봉 아래에 있어 겨울철 전에 암자를 내려 가는 스님은 빈 암자에 땔감과 찬거리를 구하려 하산을 하고, 또 암자를 찾아 가는 스님은 한철 먹을 양식을 등에 지고 올라와 수행을 했다는 암자다.
암자의 법당인 적멸보궁에는 일반 법당과 달리 불상이 없다. 산정의 오층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되 있기 때문이다. 산봉우리에 솟구친 거대한 바위들은 천년을 하루같이 탑을 향해 참배를 하고 있다.
중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미로 이어 진다. 중청봉은 기상관측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오를 수는 없고 옆으로 우회를 해야 한다. 예전에는 양지쪽에 산나물이 많았는데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산나물은 자취를 감추어 간다.
중청삼거리에서 바라본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길은 불과 600m밖에 되지 않지만 얕잡아 보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길이지만 막상 올라 보면 숨이 턱에 찬다. 부지런히 올라도 15~20분이 걸리는 힘든 길이다. 산 능선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의 식생이 확연이 구분된다. 왼쪽은 음지라 자작나무가 많이 자라고 오른쪽은 누운잣나무와 활엽수가 많이 자란다. 나무는 자기가 설 자리를 아는것 같다.
대청봉(1,708m) 정상 표지석. 대청봉은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산이다. 표지석의 글씨가 차드 글씨라 어울리지 않은다는 의견이 있어 표지석을 바꾸려고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환경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금까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5년 봄 당시 대청산장 주인 이옥모씨와 산악인들이 설치했다고 한다 . 당시 대청산장의 이씨가 대청봉 정상에 있는 여러개의 돌 중에서 하나를 골라 산악인들과 함께 밧줄로 일으켜 세웠고 글자는 개인돈을 들여 양양의 석수인을 불러 1박2일간 작업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했다가 빨간색으로 다시 고쳤는데 세월을 따라 위는 빨간색이아래는 검은색이 남아있다. 지금도 이곳에서 휴일에는 기념사진 한장 남기려면 줄을 서야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 난다.
대청산장의 겨울, 1985년쯤 겨울에 대청봉에 올랐던 사진이다. 그 당시는 국공에서 설악산을 관리하기 전에는 속초에 살고 계시는 이옥모님이 군용벙커를 수리하여 대청산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2m이상 내리기가 다반사라 산장에 갖히기도 하였다.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은 KBS라디오에서 대청산장을 전화로 연결하여 눈이 내린 상황을 알려 주기도 했다.
- 입력 1990.10.08 (21:00) 뉴스 9
박성범 앵커 :설악산 대청봉에는 오늘 저녁부터 올 가을 첫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대청봉 산장 관리인인 이옥모 씨를 전화로 불러봅니다. 이옥모 씨!
이옥모 (대청산장 관리인) : 여보세요?
박성범 앵커 : 지금 눈이 얼마나 왔나요?
이옥모 (대청산장 관리인) : 네. 오늘 5시부터 한 20분 내린 눈이요. 많이 오지는 않았지마는 땅이 녹아서요. 아직도 하얗게 보이고요. 그 다음에 설화가 잔뜩 피어있습니다. 영하 2도를 가리키기 때문에요. 그래서 이 아침 저녁에, 아침에는 아마 좀 더 많이 기온이 내려갈 걸로 생각됩니다. 여보세요?
박성범 앵커 : 네 지금 기온이 영하 2도인 것 같은데요. 눈은 지금 계속 내릴 것으로 보이나요?
이옥모 (대청산장 관리인) : 네 눈은 지금 그쳤는데요. 이 저 안개가 껴서 그게 설화 눈꽃이라고 생각하는데 눈꽃이 하얗게 펴가지고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 대청봉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박성범 앵커 : 이옥모 씨 올 겨울에도 수고 많으시겠습니다.
이옥모 (대청봉 산장 관리인) : 수고하십시오.
- 1990.01.31 (21:00) kbs뉴스
박성범 앵커 : 김진수 기자 수고 했습니다. 1m가 넘는 많은 눈이 내려서 기상대 창설이래, 86년만에 제일 눈이 많이 내린 강릉 지방은 시내 버스 운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산간 일부 지방은 주민들이 고립되는 사태까지 빚고 있습니다. 강릉 방송국의 전영제 기자를 연결합니다. 전영제 기자!
전영제 기자 : 네, 강릉입니다.
박성범 앵커 : 지금 나가 있는 데가 어디죠?
전영제 기자 : 예, 지금은 시내입니다마는 영동 지방에 내리고 있는 눈은 좀처럼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금도 이곳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린 눈은 설악산 대청봉에 2미터 40cm를 비롯해서 진부령에 1미터 21cm, 강릉에 1미터 12cm, 대관령에 1미터 6cm, 한계령 93cm, 삼척 83cm 그리고 속초에 55cm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설로 강릉에서 속초와 삼척, 태백을 잇는 73개 시외버스 노선과 미시령, 한계령 등 대관령과 진부령을 제외한 대부분 산간 도로에 차량이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편이 끊긴 명주군 왕산면 대기리와 연곡면 삼사리 등 20여 군데 산간 마을이 고립된 가운데 생필품이 공급되지 않아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또 가옥과 학교 시설 6동에 지붕이 무너지고 나무가 부러지는가 하면 명주군 사천명 등 일부 지역에는 전선이 끊겨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등 눈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설악산 등반객 50여 명도 눈 속에 갇혀 대청산장과 휴응각 등에 대피했습니다. 한편 동해상에는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어선 4천여 척이 사흘째 항, 포구에 닻을 내리고 있습니다.
대청산장 내부의 모습으로 군대 내무반 같이 양쪽으로 침상이 있고 가운데에 통로가 있으며 중앙에는 난로가 있었다. 통로에서 밥을 짓고 찌게를 끓여 침상에서 둘러 앉아 산행온 여러사람이 둘러 앉아 식사도 하고 술자리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펙소주가 없어 병소주를 무겁게 매고 올랐다. 산객이 그리 많지 않으면 산장주인인 이옥모님도 함게하여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분은 이곳 산장에서 구조활동도 활발히 하여 그분이 업어서 구조한 사람도 수십명이 된다고 하셨다.
설악산 대청봉 첫눈[구본홍]
설악산 대청봉 첫눈
● 앵커: 국립공원 설악산 대청봉에 올 들어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해발 1,708미터의 설악산
● 앵커: 국립공원 설악산 대청봉에 올 들어 첫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해발 1,708미터의 설악산 대청봉에는 오늘 오후 들어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오후 네 시쯤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서 이 시간 현재까지 계속이 되고 있습니다.
대청봉의 이번 첫눈은 지난해보다 10여일 늦은 것으로 현재 적설량은 5센티 정도라고 합니다. 설악산 대청봉 산장을 직접 연결해서 현재 상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옥모 씨 그곳 눈 소식 전해주시지요.
● 이옥모 씨: 예.
설악산 대청봉의 현재 10분전 네 시부터 눈이 내리는데요. 지금 현재까지 쌓인 눈은 약 5센티 가리키고요.
저녁에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영하2도로 떨어지며 쌓인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등산객들이 지금 바깥 주변을 내려다보면 점점 눈이 하야니까 등산객들이 바깥에 나가서 사진도 찍고 촬영을 하는데 어둠이 점점 깊어져가지고 이제 내일 아침에는 설악산 대청봉에 아마 하얀 눈이 덮인 겨울 맛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대청봉 산장에 지금 기거하는 산악인들이 한 200명이 되는데 여러 곳에서 온 사람들이 처음 눈을 맞이하기 때문에 아주 감개무량한 듯이 잠도 안잘 것 갓이 야단들입니다. 일부 내일 아침에는 더 눈이 쌓일 것 같고 영하로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이상 대청봉에서 말씀드렸습니다.
● 앵커: 이옥모 씨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대청봉에서 바라본 중청대피소와 중청봉의 기상관측시설은 멀리서 보아도 중청봉임을 알려준다. 이곳에는 누름잣나무가 살아가고 있는데 예전에는 지금 헬기장 부근이 야영터로 이용되기도 했는데 국공에서 복원사업을 하여 지금은 말끔히 복원되었다. 사철 바람이 센곳이라 여름에도 바람이 불면 날아 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나무도 자세히 보면 한방향으로 쓰러져 있다. 그만큼 바람의 위력을 느끼는 대청봉과 중청봉 사이 바람은 세기로 악명이 높다.
올해는 3번째로 설악을 찾았다. 눈이 내리던 겨울에 그리고 6월의 신록속에 찾았고 단풍이 고운 10월에 다시 찾았다. 설악산에 설악산은 없고 청봉만 있다. 귀때기청봉, 끝청봉, 소청봉, 중청봉 그리고 대청봉이다. 청봉(靑峰)은 푸르게 보인다는 산이다. 설악은 계절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여 철마다 오고 싶은 산이다. 오늘 따라 가을하늘이 높고 푸르고 따뜻하여 한참을 설악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쉬었다가 내려 왔다.
마가목은 가을철 설악의 등산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빨간 열매인데 마가목(馬牙木) 이른 봄철 마가목의 가지에서 싹이 돋는 모습이 건강한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마가목의 열매는 마가자(馬家子)라고 하여 중풍, 기관지염, 폐결핵, 위염 등을 다스리는 것으로 되어있고 이외에도 잔가지나 열매를 차나 술로 만들어 마셔도 은은한 향과 맛이 좋다.
설악에 가장 늦게 물들고 오래 남아 있는 키작은 진달래 나무는 가는 가을이 아쉬운지 늦게까지 붉게 물들어 있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지 시기하거나 질투를 하지 않는다. 가을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중청봉을 내려서 소청산장으로 가는 길에는 하늘에 맞닿을 듯한 중청봉의 기상곤측시설인 둥근공모양의 시설이 중청봉임을 알려준다. 서산으로 해가 기울어 질쯤 소청대피소로 내려 서는 길이다.
소청봉 삼거리는 대청봉으로 가는 길과 희운각대피소로 가는 길 그리고 봉정암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예전에는 이곳에 간이 매점이 있어 힘들게 올라 서면 콜라 , 사이다, 맥주 등을 팔았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힘든 곳이다. 그갈 갈증으로 힘들에 소청봉에 올라 다리를 쉬면서 마시는 콜라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용아장성의 바윗길은 소청대피소에서 가장 잘 보인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시작하여 봉정암에서 끝나는 용아장성 바윗길은 용의 잇발을 닮았다고 하니 험하기가 공룡능선을 앞선다. 통제구격이라 갈수는 없지만 가야동계곡의 비경을 내려 다 볼수 있는 이 능선길을 걷던 때가 새삼 그립다. 저녁 연무현상으로 실루엣 처럼보여 몽환적이다.
하루의 노을이 지고 설악의 밤이 찾아 오고 있다. 산너머 산이 켜켜이 쌓여있는 설악은 산중의 산이다. 그곳에 어두움이 드리운다. 대피소의 입실은 17시를 넘으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지정된 자리를 찾아 간다. 이불을 준비하지 못하였으면 담요를 빌리면 된다. 깔고 덮으려면 2장은 빌려야 한다.
국공에서 판매하고 있는 매점 판매품목과 판매시간이다. 햇반은 팔지만 라면이나 컵라면은 팔지 않는다. 먹고 싶다면 미리 준비해서 가야 한다. 가스도 판매를 하니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면 사서 이용하면 된다.
소청대피소의 내무 모습이다. 마룻바닥에 자는 느낌은 오랫만에 군대 침상과 많이 닮았다. 소청대피소는 남녀구분하지 않고 같은 방에 재우더라. 구분하여 재우기도 하는데 남자들이 코를 고는 사림들이 많아 코골이 소리를 자장가로 들어야 한다.
설악산 소청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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