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진양기맥 6구간 밀재에서 황매산 넘어 두심고개 본문
황매산 정상(1,113m)에서 2020. 1월 진양기맥 팀들과 기념사진
진양기맥을 이어 간다. 이번달은 지난달 날머리인 밀재에서 시작한다. 올겨울은 혹한의 추위가 없고 눈도 귀한 겨울이다. 추울때는 춥고 더울때는 더워야 농사도 추위와 관련 되는 일에 종사하는 분도 걱정 없이 살아 갈텐데 다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비스로 밤새 달려와 새벽녁에 밀재에 내려 놓는다. 무박산행이 그리 반갑지는 않지만 먼곳을 산행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 새벽 4시 30분 밀재에서 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출발할때 쌀쌀하게 느꼈는데 곧 길도 없는 된비알을 오르니 금쌔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등에는 땀이 베인다. 해가 뜰때까지는 어둠만 가득해 길만보고 걷는다. 다들이 이력이 나 있어 잘도 걷는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은 다니는 산객이 많아 길이 잘 나있는데 기맥길은 다니는 이가 적어 길이 희미하고 더러는 끊기기도 한다. 잡목 사이를 비집고 오르다 보면 나뭇가지에 걸리기도 하고 사정없이 얼굴을 후려치기도 한다. 그래도 우직하게 마루금을 찾아 길을 간다. 어둡고 보이는게 없으니 오로지 걷기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 발자국 소리와 가끔씩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만 고요한 밤을 깨운다.
황매산 표지석이 있는 봉은 작은 봉에 올랐다. 이곳이 소황매산이다. 표지석에는 황매산이라 세겨져 있다. 이곳에서 황매산은 4km를 더 걸어야 한다. 소황매산부터는 군립공원인 황매산 가는 길이라 등산로를 잘 관리하고 있어 비교적 길이 뚜렸하다. 덕갈재로 한번 내려 왔다가 다시 오름길로 이어진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걸었더니 시장기가 온다. 너무 어두워 아침식사를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먼동이 터야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
7시를 넘기고 길바닥에서 요즘 겨울철 해파리비닐 탠트를 펼쳐 그 속에 들어 가니 포근하다. 겨울엔 바람만 없어도 포금함을 느낀다. 보온 도시락과 버너를 4개나 피웠더니 비닐안이 김으로 가득하다. 춥지 않아 좋긴 한데 습도가 높고 너무 더워 천정에다 구멍을 뚫으니 김이 좀 빠져 나간다. 온기 속에 아침밥을 먹고 나니 숨쉬가 한결 편하다.
황매산은 진달래로 유명한 산으로 산 전체가 온통 진달래 나무로 가득하다. 봄철 진달래 꽃필 철에는 전국에서 많이 찾는 산이지만 겨울에는 산객도 뜸한 산이다. 황매산 정상은 진양기맥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바위 위에 황매산 정상 표지석 설치되어 있다. 진달래 꽃필 때는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오랜시간 줄을 서야 된다고 한다. 한겨울에는 아무도 없어 넉넉하게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하여 황매산에 들어오면 굶어죽진 않는다고 전해진다. 이곳 삼봉은 황매산 정기를 이곳으로 총 결집하여 세 사람의 현인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누구나 이 세봉우리를 넘으면서 지극정성으로 기원한다면 본인이나 후손들 중 훌륭한 현인이 될 것이라 믿는다.
삼거리에서 황매산 정상으로 가는 왼편길에는 무학굴이 있다. 이 굴은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운 무학대사와 얽힌 전설이 깃든 황매산다. 무학대사가 황매산 정상 부근 굴속에서 수도를 할 때 예나 지금이나 모정을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나 보다. 어머님이 지극정성으로 무학대사를 뒷바라지 하였다. 산을 오르내리며 산나물과 약초를 캐던 대사의 어머니는 칡널쿨과 땅가시에 발등이 걸려 넘어지게 된다. 더구나 산에는 뱀이 많아 뱀을 만날 때 마다 자지러지게 놀라기도 했다. 이에 대사는 황매산 산신령에게 지극정성으로 100일 기도를 올렸다. 기도가 하늘에 전해진 걸까 그후 황매산에는 뱀, 땅가시, 칡넝굴이 사라졌다고 전해 온다.
뒤돌아 보면 아늑히 멀리 남덕유산이 뚜렸이 보인다. 미새먼지가 없으니 마음도 개운하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합천댐의 조망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길은 초급, 중급, 상급 코스로 나누어진다. 초급은 상봉, 중봉, 하봉을 아래로 우회하는 코스고 상급은 삼봉을 위로 지나게 된다. 절벽구간이 있어 밧줄을 잠고 넘는 구간이다. 중급은 일부구간을 우회하는 코스다. 마지막은 계단으로 연결된다. 삼봉을 지난면 돌탑봉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장승이 호위를 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할미산성과 치마덤이 있다. 이 산성은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로 황매산성이 구전되어 오면서 할미산성으로 변형되어 오늘에 전해지며 이 산성아래 넓은 바위를 치마덤 이라 한다. 이는 선녀가 황매산 아래 소에서 목욕을 하고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불려진 이름이다.
산행도 후반으로 간다. 두심고개까지는 얕으막한 산을 따라 이어지는데 길이 없이 마루금만 찾아간다. 잡목을 헤치고 걷는 길이 만만치 않다. 기맥꾼은 그래도 마루금을 이어 간다. 두심고개, 이번 구간의 마지막 고갯마루다. 황매산이 있어 넓은 광장이 있는 휴게소가 있는 고개다. 후미를 기다렸다가 같이 산청으로 이동하였다. 합천이 고향인 분이 자기 고장을 방문하였다고 오늘 점심을 쏜단다. 이곳의 맛집인 지리산 흑돼지와 이슬이, 맥주로 산행의 고달픔을 보상 받는다. 든든이 속을 채우고 올 한해도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이 되길 기원하고 상경길에 올랐다. 경자년 신년 첫 기맥길은 일찍 산행이 끝나 이른 상경길이다. 늘 건강히 기맥길에서 함께 하길 소망해 본다.
새벽 4시 30분 밀재에서 지난달 이어온 진양기맥 6구간 출발전 단체사진
소황매산의 표지목 강섭산과 황매산 가는 이정표가 갈 길을 가리킨다.
산악회에서 붙여 논 표시리본
아침 7시 30분 해파리 비닐 탠트 안에서 아침식사
아침 황매산 오름길
황매산 정상앞 삼거리길 안내표지목
무학대사가 수도한 굴이라는 무학굴
황매산으로 가면서 벗어 둔 배낭과 스틱
황매산 정상을 진양기맥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다녀 와야 하는 황매산
이곳에서 뒤돌아 본 지리산 천왕봉이 우뚝 솟아 있다.
삼봉으로 가는 황매산 마루금길
삼봉 난이도별 코스 안내판 초급은 우회길 상급은 바윗길을 넘어 가는 길
황매산의 잡귀를 내 쫓는 다는 장승
황매산의 전망대인 8각 정자 이곳에서 황매산 진달래 평전과 억새밭을 조망할 수 있다.
황매산 능선에서 내려 다 보이는 합천호
할미산성과 치마덤
두심고개의 합천군 관광 안내도
산청 흑돼지집 앞 상경전 단체사진
진양기맥 6구간 밀재 ~ 두심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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