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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진양기맥 7구간 두심고개에서 아등재 본문

국내 산행/기맥(기맥등산)

진양기맥 7구간 두심고개에서 아등재

산달림 2020. 2. 25. 20:22

 

 

 

 

서울동아를 대비해 첼린저 마라톤을 신청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어 진양기맥 산행에 나섰다. 2월부터 줄줄이 마라톤 대회가 취소되고 있다. 23일 고구려마라톤 대회가 취소되었고 3.1마라톤대회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늘 서울동아대회 전에는 1~2개 대회는 참가하는데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금요일 23시에 서울시청 광장을 출발하여 밤새 달려 합천 황매산 인근 두심고개에 도착하니 4시10분이다. 지난달에 이어온 진양기맥 줄기를 따라 걷는다. 2월 우수를 몇일 앞둔 날씨는 새벽 기온이 그리 차갑지 않아 간편한 차림으로 길에 들어 섰다. 아직은 해가 뜨려면 3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 밤길이 길다.

고만고만한 산들로 이어진 길을 걷는건 어렵지 않으나 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야생이 살아 있어 길이 제대로 나 있는 곳이 아니다. GPS를 보고 걷는데 기맥길은 길이 끊어진 곳이 많아 길이 없는 산길을 걷는 것은 쉽지가 않다. 렌턴이 비춰주는 곳만 보고 걸으니 집중을 하고 걸어야 한다.

나뭇가지에 긁히고 가지가 얼굴을 때리는 일은 다반사다. 이런길을 걷는 이유는 뭘까? 1대간 9정맥이 있고 다음이 기맥길이다. 정맥에서 분기된 그 산줄기를 따라 걷는 길이다. 물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를 이어가는게 지맥길이다.

새벽 댓바람에 3시간을 넘게 걸어 철마산에 오르니 주변이 밝아 오고 아침이 찾아 온다. 전망도 좋아 여기서 아침식사를 한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좋다. 선두와 후미가 떨어져 식사도 오늘은 나누어 한다. 분당에서 오신분이 부대찌게를 준비해서 끓였더니 얼큰하미 맛있다. 9km 이상을 걸었으니 밥맛이 꿀 맛이다. 땀 흘리고 먹는 밥맛보다 좋은건 없는것 같다. 입맛이 없다면 산을 찾아 열심히 걷고 식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뭣이든 다 맛이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는 땀흘린 후 마시는 맥주 한잔의 맛이 최고의 맛이다.

금곡산으로 가는 길은 북쪽 지방에서는 참나무가 많은데 이곳은 소나무가 많다. 소나무는 양수로 양지쪽에서 더 잘 자란다. 활엽수인 참나무류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늦어 같이 참나무와 경쟁을 하면 자라는 속도가 느려 햇볕을 보지 못해 말라 죽는다. 식물의 천이로 한반도도 활엽수로 변해 간다. 나무도 경쟁에서 밀리면 사라져 간다.

이곳은 다행히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어 시골 뒷동산을 걷는 기분이다. 소나무에서 뿜어 내는 치톤피드는 살균력이 있고 상쾌함과 청량감을 준다. 산림욕을 하는 기분으로 걷는 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한국의 대표 수종인 소나무는 보호하고 가꾸었으면 한다.

달리기를 평소 많이 하여도 걷기는 달리기와 근육이 달라 힘이든다. 인체는 오묘해 비슷한 동작인데도 많이 다르게 사용하는게 걷기와 달리기이다. 산행을 나온 날은 달리기 근육을 쉬어 주는 효과도 있다. 7~8시간을 빡세게 걷고 나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도 느끼지 못하는 근육통이 느껴진다.

달리기를 할때 산행은 대체운동으로 좋은 효과가 있다. 지난달 지나온 황매산과 가까운 거리라 이곳도 진달래 나무가 많다. 봄이 되면 연분홍 진달래로 온산을 붉게 물들일것 같다. 점안산은 진양기맥에서 잠시 벗어나 있다. 그곳에 오르니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아등재가 빤히 내려다 보인다.

임도를 따라 내려 오나 33번 국도상에 있는 아등재다. 멀리서 봐도 빨간 버스가 보이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늦은 점심은 합천으로 이동하여 돼지갈비로 했다. 땀을 흘리고 마시는 첫잔의 맥주맛은 최고다. 맥주는 역시 땀을 흘리고 마셔야 제맛이다. 이제 봄이 저만큼 온것 같다. 버스에 오르니 포만감과 술기운에 곤한 잠을 잘수 있다. 오랫만에 봄나들이 한번 제대로 하고 왔다.

 

백두대간부터 계산하면 수십년을 함께한 산꾼들이라 익숙해서 좋다. 이제 70줄을 바라 보는 분들이 많고 넘긴이들도 있다. 한결 같이 서로 얼굴을 마주 할 수 있는건 산이란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산은 저만치 있는데 내가 좋아서 가지 산은 한번도 나보고 오라고 한적이 없다. 조건없이 주는 사랑이다. 그런데 사람간에는 주는 것 만큼 받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런 셈이 없는 아낌없이 주는 사랑은 없는 걸까.

 

 

 

두심고개에서 새벽 4:35 출발전 기념사진

 

 

 


어둠 속에서 월계재를 지난다.

 

 

매봉(480m)에서는 어둠속에 표시리본만 확인하고 길을 간다.

 

 

철마산 오르기전 장승령을 오른다.

 

 

철마산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기 전 모여 했다.

 

 

 

 

 

 

 

 

길을 걷다가 잠시 휴식시간.

 

 

 

장승령을 올랐다.  기맥 길에는 이런 작은 재를 수시로 지난다.

 

 

 

막걸리를 담아 온 수통의 마게가 열리지 않는다. 이유는 가스가 차서 압력으로 열리지 않아 구멍을 뚫어 막걸리를 마셨다.

 

 

 작은산을 연이어 만나는 곳이다.

 

 

 

금고산에서 모여 다시 한방 찍는다.

 

 

오늘의 날머리 아등재이다. 빨간 버스만 만나면 반갑다. 고생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