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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진안고원길 3, 4구간 본문

국내 걷기여행/진안고원길

진안고원길 3, 4구간

산달림 2020. 8. 3. 14:13

진안고원길 걷기 2일 차다. 오늘도 흐림에 비예보가 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목요일까지 비 소식이 있다.
간밤에 비가 내렸지만 아침에는 개여 식사하고 탠트 걷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8시 출발이라 비교적 여유가 있다.

더운 날 등산화를 신었더니 발이 뜨거워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잡히려 해서 샌들로 바꿔 신었다. 2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발을 식혀 줘야 하는데 등산화 끈을 풀어 주지 않았더니 또 말썽이다. 해파랑길 걸을 때부터 늘 새끼발가락의 물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백운면으로 가는 논길


솔밭거리를 출발하여 농로 길을 걸으며 백운면사무소를 지난다.

2코스 첫번째 체크 포인트인 원촌 거북바위를 지난다. 자신의 얼굴과 거북바위가 나오게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한다. 그래야 어디쯤 가고 있는지, 코스를 빼먹지 않고 걷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하루 3개소 체크 포인트 인증사진을 올려야 완주증을 받을 수 있다. 면소재지를 지날 때는 음료수와 와 간식을 챙겨야 한다. 시골길에는 가게와 식당이 거의 없다.

벽운면 원촌 거북바위


동산마을을 지나니 덕현리 산골에 전라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현대식 건물로 잘 지어 놓았다. 이곳 온실에는 '고원화목원'을 운영한다. 아열대 식물을 유리온실안에 재배하는데 착하게도 입장료도 무료란다. 아이들과 한나절 놀고 가도 좋은 시설이 이런 곳에 있다니 놀랍다.

 

전북 산림환경연구소

어젯밤에 내린 비로 하늘을 청소하여 가을 하늘 같이 맑고 푸르다.  그 아래는 녹색의 향연으로 코끝에 와 닿는 풀냄새에 청량감이 느껴진다.  2시간이 지나면 마을 정자에 쉬면서 선식을 마셨다. 잘 걸으려면 잘 먹어야 걷는다. 오늘 같이 더운날은 체력 소모가 크다. 

 

이번에 오신 분 중에는 최고령으로 74세인 분이 계신다. 그간 카미노 길을 세 번 걸으셨는데 프랑스길, 은의 길, 북쪽 길을 걸으셨단다. 아직도 청춘이라 젊은이보다 더 빨리 걸으신다. 게 중에는 Pct를 준비하면서 15kg의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 분도 있다. 저마다 사연을 안고 진안고원길을 걷는다.

 

상영복마을의 충복정의 휴식

 

충목정은 경술국치로 나라의 국권이 상실되자 이를 통탄하고 임금을 그리 북쪽으로 향하여 쓰러진 지 3년이 지난 괴목 되살아 나 나무의 나라 사랑을 그리며 지은 정자가 충목정이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땀을 식히고 다리 쉼 하였다.
마을 입구에는 성황당에 4 ~500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의 역사를 알려 준다. 느티나무 아래에는 정자는 마을분들의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이다.

 

고개를 넘는 산길 길은 소통의 통로


길은 구신리조망지로 가는 임도길로 접어든다. 들어 고개를 넘는다. 길은 산 넘어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 주는 소통의 통로이다. 임도길의 가운데는 두 번째 체크포인트가 있다. 임도길 데크 위 쉼터에 걷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두번째 체크 포인트 임도길 데크

 

임도길 데크의 걷는 사람
데크에서 바라본 성수면 풍경

 

숲속을 걷는 임도길

신리제로 내려오니 저수지에 낚시를 하는 강태공이 두 분 계신다. 한분은 노모를 모시고 나와 차에 모셔두고 낚시를 하고 계신다.

"뭐 좀 잡혀요."
"베스 2마리 잡았어요. 더운데 등산 오셨나 봐요."

"진안고원길 걷고 있습니다."

"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뭐."

 

신리제로 내려서는 길의 정샘 올해 74세

 

성수면 사무소에 도착하니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고 딱 한 군데 식당만 문을 열고 있다. 하나로마트도 문을 닫았다. 한곳만 문이 열려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진안의 시골길에는 편의점이나 가게는 귀하다. 만날 때 필요한 것 미라 사둬야 한다. 마침 가게도 한 곳이 열려 간식을 살 수 있었다. 더운 날 음료수는 필수다. 땀 흘린 만큼 마셔 줘야 한다.

 

유일하게 열린 식당 목초마을

 

목초마을의 백반정식

 


오후에는 더 무덥다. 높은 습도에 기온마져 올라가니 푹푹 찐다. 나무 계단 오름이 꽤나 긴 임도길은 반용재를 넘어야 한다. 무더위에 바지가 척척 달라붙는다. 반용재에서 내려 다 보이는 섬진강이 시원스럽다. 
산 아래는 섬진강 줄기 마을인 반용마을이 보인다. 반용은 야초, 인삼, 약초가 우거진 숲속에 뱀이 소반과 같이 있는 형국이라 붙어진 마을이란다. 반용마을은 전북 귀농귀촌 우수마을로 귀농귀촌인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이란다. 

 

반용마을 장승과 마을 표지석


섬진강 상류를 가로지르는 반용교를 건너면 강변 뚝방을 따라 포동마을로 이어진다. 둑방 길섶에는 산딸기 빨갛게 익어간다. 몇 개를 따서 입안에 넣으니 상큼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길옆에는 몸을 말리려고 나온 뱀에 놀라기도 했다. 아직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포동마을은 예전에 섬진강을 건너는 포구가 있던 마을로 포동이라 부른단다. 오늘의 세번째 인증 포인트는 포동마을 표지목을 찍는 것이다. 포동마을에는 물놀이장이 있다. 더위를 식히려고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신난 말소리가 정겹다. 

 

포동 가는 뚝방 길
포동 물놀이장
포동마을 인증사진


오늘 숙박지는 성수체련공원이다. 포동마을에서 인삼밭을 지나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후끈한 열기를 받으며 걷는 오후 길은 스스로를 다잡는 인내가 필요했다. 땀으로 흠씬 젖은 옷에는 땀냄새가 진동을 한다. 진안은 인삼의 고장이다. 진안고원길의 표시 리본은 노랑색 분홍색으로 구성된 겹리본은 노랑은 인삼을 분홍은 홍삼을 의미한다. 노량색 화살표를 따라가면 정방향 분홍색을 따라 가면 역방향으로 걷게 된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진안고원길을 한 바퀴 돌게 되어 있다.

 

섬진강가에 자리한 풍형냉천 마이산 오토캠핑장을 지나게 된다. 초록색 잔디밭으로 조성된 야구장을 지나면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산막교를 건너게 된다. 넓은 초록색 축구장이 있는 곳이 성수체련공원이다. 이곳 주민들이 땡볕에 이열치열로 족구 시합을 하고 있다. 바람이 부는 게 심상치 않다. 서둘러 탠트를 설치해야겠다. 탠트를 치고 나니 비를 퍼 붓는다. 용케도 비를 피해 탠트를 잘 쳤다.

 

성수체련공원의 두번째 야영장

바로 강건너 인근에 풍혈냉천이 있다. 밀양 얼음골 같은 냉장고 같은 찬바람이 나오는 곳이란다. 30km를 걸었다. 힘든 길이다. 맨 후미는 어둑어둑한 저녁 7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체력이 바닥 아니 고갈된 것 같다. 이런 습도가 높은 날 장거리를 걷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스스로를 인내하며 참고 견디며 걷고 걸을 것이다. 이 길은 자신의 인내를 시험하는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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