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진안고원길 5, 6구간 본문
탠트 위에 떨어지는 다닥다닥 빗소리를 들었다. 밤이면 비가 내렸다. 아침에 다행히 비는 그쳤다. 탠트를 설치하고 철수 할때만 비가 내리지 않아도 한결 편하다. 살림살이가 젖으면 눅눅하고 말릴 때고 시간도 없다. 연일 습도가 높아 꿀꿀한데 진안군청에서 물차를 보내 주어 샤워를 할 수 있어 게운하게 잤다.
오늘 걷는 길은 고개넘어 마령길은 그리 높지 않은 덕천리 고개를 넷을 넘고 골짜기마다 자리한 마을과 저수지를 만나고 부귀면 장승삼거리부터 전주가는 길을 걷는다. 진안과 전주를 잇는 곰재, 모래재, 조약재는 과거와 현재의 기억속에 함께 하는 길이다.
인근에 풍혈냉천이 있다. 밀양 얼음골 처럼 바위 틈에서 찬바람이 나온다. 여름에는 인기 있는 피서지 이다. 체육공원의 노랑, 파랑, 녹색, 카키색 탠트가 캠핑장을 연상케 한다. 하룻밤 탠트 촌이다. 여럿이 생활하니 재미있는 생활이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체온측정 후 출발전 기념사진을 찍고 8시에 출발이다. 제각기 자기 속도에 맞추어 걷는다. 등수가 없고 기록시간이 없다. 걸었는냐만 확인하는게 걷기대회다. 걷는 도중에 3개소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고 인증사진을 찍어 즉시 올려야 한다.
걸을 때는 저마다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은 것을 느끼면서 걷는다. 각자 보는 것이 다르다. 같을 길을 걸어도 보고 싶은것만 본다. 꽃만 본다거나 집만 본다 거나 심지어 나무만 본다. 사람들은 각자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나와 같다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다.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할 때 상대를 인정해 주는거다.
걷다가 힘들면 마을앞 정자에서 쉬어간다. 양발까지 벗고 마루에 잠시 등을 붙이고 쉬어도 간다. 걸을 만큼 걷고 쉴만큼 쉰다. 진안의 마을입구에는 느티나무가 있다. 많게는 4 ~500년 됨직한 나무다. 그 옆에는 쉬어 갈수 있는 정자가 있다. 노인정도 있는데 요즘 코로나-19로 문을 닫고 있다. 이래저래 올 여름은 힘든 여름이 될것 같다.
길에는 노랑 화살표지와 빨강 화살표지가 있다. 노랑은 순방향, 빨강은 역방향이다. 그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상관이 없다. 나무가지에는 노랑색과 빨강색으로 된 겹리본이 매달려 있다. 화살표와 함께 고원길 방향을 알려 준다.
우리네 삶에도 인생 화살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는 시간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노랑 화살표를 따라 달길천을 따라 걸었다.
오늘은 전직 교장선생님과 함께 걸었다. 코로나가 오지 않았으면 코이카(Koica)에서 교육을 받고 아프리카 가봉으로 2년간 봉사할동을 가려고 영월에서 교육까지 받았단다. 2018년부터 3년째 진안고원길을 찾았단다. 걸으면 절로 성찰의 시간이 된단다. 마라톤도 하시는 분이라 체형도 얼굴도 비슷해 누가 형제냐고 물었다.
황소마재를 넘어 내동에는 식당이 있다. 장승삼거리를 지나면 메타세콰이어길을 만난다. 길 양편으로 시원스런 메타세콰이어길은 간밤에 내린 비로 청량감이 더 한다. 이길은 Kbs 드라마 '내딸 서영이" Mbc 드라마 "보고싶다." 촬영지이고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다. 신덕리 마을비 앞의 가게에서 컵라면을 먹으면 내주 신 김치는 2년 묵은 김치맛이 일품이다.
모래재 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호남, 금남, 호남금남 3정매이 지는 길목이다. 그 아래로 임도길을 걷는 길이 진안고원길이다. 입구에는 잠시 공원묘지를 지나면 임도길을 따라 걷는다.
오늘의 종점은 부귀면사무소 뒤 공터다. 논길과 밭길을 따라 걷는 길가에는 옥수수가 익어 간다. 보라색 나팔꽃이 한여름임을 알려 준다. 탠트를 치려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간 내린 비로 바닥에도 물이 고여 가장자리에 탠트를 치고 나니 소나기가 내린다. 탠트 속에서 빗소리를 즐긴다. 뒤에 오는 분들은 비를 모두 맞으며 걸어 오겠다.
오늘 저녁은 주최측에서 저녁식사를 준단다. 식탁에 한방향을 보고 나란히 앉아서 청국장으로 식사를 하였다. 언택트 시대에 진안이니 그래도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진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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