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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영월 오지산행 목우산 본문
영월의 오지산인 목우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는 집에서 쉬겠단다. 혼자가면 좀 심심하지만 빨리 다녀올 수 있다. 이 산은 인적이 드문산이라 이정표가 제대로 없고 등산로도 끊어졌다 이어져 길이 험해 함께 가면 힘든 산이다. 혼자 가길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들머리인 녹천동 목우사 앞 응고개로 향했다.
산행은 들머리인 응고개공원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목우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잡았다. 깊은 계곡에 팬션이 들어서 자연에서 하루를 쉬러 온 차들이 즐비하다. 심심유곡에도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많다. 인가가 끝나니 풀밭을 지나는데 밤새 내린 이슬로 등산화가 젖는다. 예전 산판길의 흔적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산판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흔적도 없다. 멧돼지가 땅을 죄다 파헤쳐 길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 방향을 알고 있으니 능선을 보고 길을 잡고 오르는데 경사가 가파르다. 나무줄기를 잡고 길도 없는 경사길을 올라 능선에 서니 그제야 바람이 분다. 삼거리길의 표지판에는 바로 넘으면 단풍산 입구인 솔고개로 이어지는 길이고 목우산은 능선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신갈나무가 빼곡히 하늘을 가리는 능선에는 양지쪽으로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키재기를 한다. 서로서로 햇살을 더 받으려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자란다. 성장 속도가 빠른 신갈나무가 결과적으로는 이길 것 같다. 소나무는 양수라 햇볕을 받지 못하면 고사한다. 점점 소나무가 사라져 가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 능선길만 따라 오르면 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능선상에는 수령이 300년도 넘은 거대한 낙낙장송 소나무 한그루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목우송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소나무 한번 잘 생겼다. 사진에 담아두고 길을 나서는데 인적소리가 들린다. 이런 오지산에 멧돼지 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다. 가까이 오는 걸 보니 약초꾼 두분이다. 약초 캐는 호미와 뱀에게 물리는걸 예방하려고 특별한 장화 같은 목이 긴 신발을 신었다.
먼저 말을 걸었다. "뭐 좀 캐셨어요."
"아직 이르네요. 버섯을 좀 보려 왔는데 이른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배낭엔 파리, 모기 퇴취용 에프킬라도 갖고 있다.
목우산으로 오르는 나에게 등 뒤로 "오늘 날씨가 좋아 동해바다까지 보일 겁니다." 한다.
어제 비가 내려 전형적인 가을하늘로 하늘은 파랗고 깨끗하다.
목우산으로 오르는 마지막 고비는 가파른 능선을 오르는 데는 고정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바위 아래로 비를 맞지 않을 꽤 큰 굴이 있다. 급하면 하룻밤 쉬어가도 좋을 굴이다. 바위로 된 목우산 정상이다. 목우산 정상(1,066m)에 오르니 파란 하늘에 전망이 최고다. 북으로 함백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뚜렸이 보인다. 조금만 더 높은 곳에 오르면 동해 바다도 보일 날씨다. 목우산은 산의 형상이 구룡산에서 보면 소가 엎드려 있는 형상 같이 보여 목우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정상에서 카스 맥주 한캔을 마시니 갈증이 한꺼번에 달아난다.캔 맥주 한잔에 시원함을 느끼니 땀을 많이 흘렸나 보다. 소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런 곳에서 반찬은 단풍산 한 번 보고 밥 한 숟가락, 매봉산 한 번 보고 꿀꺽 반찬이 따로 없다. 풍경이 반찬이다. 목우산의 정상 바위는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태백산을 향해 제사를 올리던 제단이라고 한다. 목우산 정상은 전망 하나는 단연 최고다.
하산길은 원점 회귀로 목우사로 내려 가는 길을 잡았다. 능선을 따라 줄곳 앞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신갈나무가 도열하듯 서 있는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낡은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내리, 응고개란 글씨가 각각 이끼 낀 나무판에 새겨 있다. 곧장 가면 내리로 가는 길이고 응고개는 90도로 꺾어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갑자기 고도를 낮추니 급경사 길을 만난다. 높이가 1,066m니 다시 그만큼 고도를 낮추어야 한다. 급경사길은 많이 미끄러웠다. 오를때 보다 위험한 게 내리막길이다. 조심조심 내려왔다.
안내 표지가 없어 남은 거리가 얼마 남았는지 궁금한 하산길이다. 인적이 거의 없는 목우산. 강원도 산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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