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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닭다리를 닮은 영월 계족산 본문
영월 2달살이를 하면서 틈만 나면 산을 찾게 된다. 산을 좋아하는 나에겐 행운이다. 마침 아내는 서울에 볼일이 생겨 영월 터미널까지 마중해 주고 계족산으로 향했다. 계족산의 들머리는 영월발전 본부 옆 왕검성 주자창에서 시작한다.
영월에서 바라보면 우뚝우뚝 솟은 산이 닭의 발처럼 생겨 계족산이라하고 이곳에 삼국시대인 고구려 산성인 왕검성(정량산성)이 있어 정량산이라고도 한다. 계족산은 영월뿐만 아니라 대전, 구례, 순천에도 있다. 닭발을 닮은 산이 많나 보다.
차도를 따라 걷다보니 독가촌 풀숲에 등산로 안내표시가 있다. 밭 사이로 난 좁을 길을 따라 걷는데 사나운 개가 심하게 짖는다. 요즘 어디 가나 외딴집에는 한두 마리의 개를 키운다. 이게 길이 맞나 할 즈음에 등산로란 안내표시가 나타난다.
길은 가래골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석회암으로 된 계곡에는 어제 내린 폭우로 수량이 넉넉해 폭포가 장관이다. 계곡을 두번 가로질러 오르는 길에는 10m가 넘는 증이폭포가 있다. 계곡을 가득 채워 흐르는 물을 피해 석회암 바위를 조심스럽게 건너야 했다.
예전에 이곳에 집이 있었다는 집터자리는 멧돼지가 땅을 죄다 파헤쳐 수렁으로 변해 있다. 요즘 산에는 멧돼지가 너무 많아 먹이 싸움이 치열하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가에 밤나무가 한그루 있다. 벌써 밤이 익어 밤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 가시가 있는 밤을 멧돼지가 찔리면서도 밤을 꺼내 먹었다. 남은 밤 몇 개를 씹어 보니 오도독 씹히는 맛이 좋다. 며칠 전만 해도 폭염에 시달렸는데 노랑, 빨강으로 물든 단풍잎이 보이는 걸 보니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오고 있었다.
이제 된비알이 시작된다. 능선상에 있는무덤을 지난다. 계족산은 참나무가 주를 이루고 산벚나무가 군데군데 있어 봄 산행에 벚꽃을 만날 수 있겠다. 정상을 앞두고 오늘의 최대 난코스 석이바위 암릉을 만났다. 굵은 밧줄이 매여 있지만 오래되어 많이 낡아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 바위를 잡고 올랐다. 높이가 있어 떨어지면 큰 부상이 우려되는 지대다. 암릉이 생각했던 것보다 길었다. 선바위를 지나야 마지막 암릉이 끝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곧장 오름으로 이어지지 않고 봉우리를 올랐다 내려 온후 다시 올라야 정상으로 이어진다. 백두대간 함백산과 태백산 사이에서 갈라져 서쪽으로 뻗어내린 두위지맥 능선이 두위봉, 망경대산, 응봉산을 거쳐 남한강에 막혀 더 뻗지 못하고 지맥을 다해 험준한 산세를 이룬 곳이 계족산이다.
하산길은 참꽃봉과 삭도 쉼터로 이어진다. 연신 작은 봉을 오르고 내리는 길이다. 급경사길을 내려 서는 길은 강원도 산의 특징이다. 위험한 칼날 능선의 동쪽 아래로는 수십 길의 단애로 전망이 좋은 구간이다. 발아래로는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 고씨동굴이 있는 진별리 관광단지가 있다. 고개를 들면 가까이는 태화산이 왼쪽으로는 망경대산 그 뒤 오른쪽으로는 멀리 소백산이 자리하고 있다.
657봉에서 능선길을 내려 서면 삭도쉼터가 있다. 케이블카의 원조인 폐쇄된 삭도시설은 영월화력에 석탄을 공급하고 타고 남은 석탄재를 계족산으로 실어 나르던 시설이었다. 영월화력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건설된 석탄발전소였다.
여기서 하산길은 정양산성으로 내려 가는 길인데 문화재 보호구역이라고 통제 안내글이 있다. 바로 계곡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굳이 통제하는 길은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계곡길로 잡았다. 몇십 년 된 아카시아 나무가 뿌리째 넘어져 길을 막는다. 태풍의 위력이 대단하다.
석회암 지대라 계곡가 석회암 바위지대를 통과 할때는 조심스럽다. 편한 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는 등산로 안내표지가 군데군데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망초가 가득한 풀밭을 지나면 출발한 왕검성 주자장으로 이어진다. 태풍의 영향으로 아직도 남한강 물은 황톳빛으로 단양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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