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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김삿갓의 자취를 따라 오른 마대산 본문

국내 산행/강원도

김삿갓의 자취를 따라 오른 마대산

산달림 2020. 9. 6. 20:48

마대산 정상석 1,052m

 

마대산 산행 동영상

 

영월은 단종과 김삿갓의 자취가 서려 있는 고장이다. 동네 이름도 김삿갓면으로 지은 곳이다. 김삿갓의 흔적을 따라 마대산 산행에 나섰다. 김삿갓문학관에 주차 후 출발하면 김삿갓 유적지가 들머리가 된다. 삿갓을 조형물이 특별히 눈에 들어온다. 좌측 길을 따라 어둔이 계곡으로 접어든다. 계곡이 깊어 수량이 풍부하고 계곡물이 맑아 청량감이 든다. 길섶에는 분홍빛 물봉선화가 수줍은 듯 피어 있다. 꽃말을 "날 건드리지 마세요."란다. 통꽃을 보면 이제 막 화장을 배우는 여인의 작은 입술처럼 아름답다.

 

마대산 산행코스
노루목 김삿갓 유적지의 삿갓쓴 김삿갓
어둔계곡의 섬섬옥수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면 오미자 농장을 지나게 된다. 수확을 끝낸 오미자도 있고 빨갛게 질익은 오미자가 주룽주룽 열려 있다. 폭염 속에서도 가을이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깊은 산속 인적이 드문 곳에 초가집이 보인다. 김삿갓 주거지다. 중앙에 마루가 있고 양쪽으로 방이 있는 3칸짜리 집이다. 마루 앞에는 목각으로 만든 김삿갓이 있다.  방랑 시절 사용하는 긴 지팡이가 여유롭게 느껴진다.

 

난고 김삿갓의 주거지(좌)와 그의 사당인 난고당(우)

 

김삿갓을 상징하는 삿갓쓴 김삿갓과 옆에는 지팡이가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이고 호는 난계이다. 1811년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에게 항복했기 때문에 연좌제로 망한 집안으로 그 후에 사면을 받았다. 영월 관아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조부 김익순을 비판하는 글로 장원에 오르게 된다. 그 후 자신이 신랄하게 비판한 김익순이 조부인 것을 알게 된다. 조상을 욕되게 한 글을 썼음을 뒤늦게 알고 하늘을 보고 살 수가 없다 하여 22세의 젊은 나이에 삿갓을 쓰고 방랑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항시 하늘을 가리는 삿갓을 쓰고 다녔다 하여 김삿갓으로 부르고 있다. 풍자와 해학의 시의 신선으로 불리며 서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삶을 살았다.

 

마대산으로 오르는 된비알의 안내판(좌) 가파른 목재 계단(우)

 

오름길에 만난 'L'로 된 기이한 소나무


정상으로 가는 길은 여기부터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5 ~ 6 군데 나무계단이 있을 만큼 가파르게 올라간다. 마대산을 오르는 가장 힘든 구간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어 솔향이 진하게 풍겨오는 구간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땀방울을 식혀 준다. 전망대와 마대산 가는 삼거리에 다달으면 마대산은 왼편으로 0.2km를 더 진행해야 한다.

 

마대산 정상 1,052m


마대산은 1052m로 꽤나 높은 산으로 소백산이 지척에 있다. 정상에는 바람이 불어 어찌나 춥던지 바람이 불지 않은 안부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사이에 산은 여름이를 보내고 가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하산길은 처녀봉을 거쳐 원점 회귀 산행이다. 944m의 처녀봉 가는 길에는 철쭉나무가 많아 봄 산행지로도 좋은 곳이다. 이곳은 아직도 아름드리 소나무가 많아 상쾌한 솔향을 맡으며 걸을 수 있다. 활엽수로 가득한 산이 많은데 마대산은 소나무가 많아 기품이 있는 산이다.

 

마대산 능선에서 내려다 본 김삿갓 문학관 마을 동네
전망대 가는 길의 이정표


선낙골로 내려서는 급사면 길에는 안전 울타리가 있다. 1000m가 넘는 산은 쉽지 않은 산이다. 아내가 가장 힘들어하던 길이다. 작은 폭포 소리를 들으며 시멘트 길을 내려오면 김삿갓 묘가 있다.

코로나 2단계라 문학관과 이곳에 해설은 들을 수 없다. 다행히 영월에는 아직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이다. 달리기 후 산행은 다른 근육을 쓰니 온몸이 뻐근하다.

 

하산길에 만나는 처녀봉(좌) 처녀봉에서 추억을 저정(우)
급 내리막 길의 안전 울타리를 따라 내려 오는 길(좌), 김삿갓 묘 2km 지점 안내표지(우)
소나무가 많아 솔향이 진한 하산길

 

갈림길에 붙은 산악회 안내 리본(좌), 하산길의 너덜길(우)
선낙골의 안내 표지
삼색 무늬 바위취(좌), 산다래(우)
물봉선화(좌), 흰민들레(중앙), 사상지(우)

 

노루목에 자리하고 있는 시선 난계 김병연의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