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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높지는 않지만 쉽지 않은 영월 덕가산 본문

국내 산행/강원도

높지는 않지만 쉽지 않은 영월 덕가산

산달림 2020. 8. 28. 11:25

예밀리 정보화마을에서 바라본 덕가산(832m)

 

덕가산 산행 동영상

 

 

덕가산 개념도

포도마을 예밀리 뒷산에는 덕가산(832m)이 있다. 병풍을 두른 듯 바위 절벽 위로 덕가산이 가장 높은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영월 2달 살기를 하면서 한 번은 다녀와야 할 것 같아 마음이 갈 때 다녀오기로 했다. 들머리는 옥동 송어양식장에서 출발하거나 예밀리 포도밭을 지나 올라도 된다.

오늘은 옥동 송어양어장을 들머리로 잡았다. 어찌하다 보니 점심식사를 하고 김삿갓면에 있는 하나로마트에 들렸다. 12:00 ~ 13:00은 점심시간이라 문을 닫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시골의 문화를 알지 못한것이다. 도시는 늘 문이 열려 있었으니 그리 생각했다. 우리는 늘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는것 같다.

들머리인 옥동 송어양식장 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입구에는 덕가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초입은 수로를 따라 걷는다. 수로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이 물로 냉수대 어류인 송어를 양식한다. 송어는 10 ~ 20도가 서식 적정 온도라한다. 수로가 끝나면 너덜지대를 지난다.

 

옥동 송어양식장 지나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


얼쿠리 계곡 입구에는 나무로 만든 엉성한 쉼터가 있다. 여기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얼쿠리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다. 좁은 물길을 건넌다. 물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라 비가 많이 오면 산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계곡은 폭포 계곡이라 할 만큼 폭포가 연이어 있다.

 

얼쿠리 2단폭포중 상단폭포
얼쿠리 폭포


첫 번째 만나는 얼쿠리 2단 폭포를 시작으로 얼쿠니 20m 폭포, 얼쿠니 폭포, 얼쿠니 상단 폭포가 연이어 나온다. 등산로는 폭포 옆으로 이어진다. 바윗길이 많아 튼튼한 밧줄이 걸려 있다. 폭포가 끝나면 본격적인 계곡 산행이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좌로 우로 등로가 이어지는 등산로는 희미하다.  세심히 산악회 표시 리본을 찾아서 진행해야 한다.

 

얼쿠리 20m 폭포

 

얼쿠리 폭포

 

얼쿠리 상단 폭포


그리 유명한 산이 아니라 안내 표지판도 리본도 드문드문 있다. 오직 경험으로 길을 걷고 찾아야 한다. 여름산행은 후끈한 날씨 탓에 땀과의 전쟁이다. 너무 더워 계곡물에 코를 박고 배가 부르도록 마셨다. 션한 계곡물에 땀을 씻어도 그때뿐이다. 바지는 오줌을 싼 듯 땀으로 젖어 있다.

 

얼쿠리 계곡의 무명폭포(좌), 얼쿠니 계곡의 등산로(우)

 


계곡의 물이 끊어지고 얼쿠리계곡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우측 길은 느낌상으로는 바짝 섰다. 작은 산이라 깜보 았다가는 큰 코 다칠 산이다. 된비알에는 경사가 심해 굵은 밧줄이 결려 있다. 가쁜 숨 몰아 쉬고 처음으로 능선에 오르니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사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능선길을 등산로가 제법 뚜렷하다.

 

얼쿠리 계곡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 안내표지(좌), 능선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의 로프(우)


능선에는 전망도 좋고 완만한 등산로라 걸을 맛이 난다. 이 맛에 산행을 하는 것 같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능선 산행은 즐겁다. 내려다보니 예밀리 마을이 빤히 내려 다 보인다. 늘 올려다보았는데 오늘은 내려 다 본다. 송전 철탑을 지나 1km 걸으면 덕가산 정상이다. 능선길은 계곡길에 비해 걷기 좋은 길이다.

 

옥동 송어장, 덕가산 거리표지판(좌), 송전 철탑 아래가 등산로(우)
능선에서 바라본 예밀리의 마을 풍경


옥동 송어 양식장에서 4.5km 거리인 덕가산 정상에는 화강석에 덕가산 표식이 있다. 정상 옆에는 작은 공터가 있다. 여기가 잠시 쉬어가는 쉼터다. 표지석을 셀카로 사진을 남긴다. 갈증에는 동강 막걸리 한잔으로 땀을 식힌다. 내려가는 길은 300m 직진하여 우측 능선으로 내려간다. 급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덕가산 정상(832m) 표지석(좌), 예밀리 하산길(우)


멧돼지가 땅을 다 파놓아 길의 흔적을 지워 놓았다. 주능선을 찾아 내려오면 이런 깊은 산에 묘가 있다. 길의 흔적이 없다. 오른쪽 왼쪽을 살펴 왼쪽 길로 내려오니 산악회 리본이 있다. 길을 잘 찾은 거다. 이런 산에서 알바를 한번 하고 나면 힘 쭉 빠진다.

 

하산길에 만난 소나무 숲길


등산로의 마지막은 철망을 따라 걷다가 철망의 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오래 동안 묵혀 놓은 묵밭의 풀밭을 지난다. 한 키가 되는 풀밭을 헤쳐 나와야 길이 보인다. 시멘트 바닥에는 덕가산  입구란 청색 글씨가 있다. 마을길로 가는 길이다.
들판에는 예밀리의 명품 포도밭이 가득하다. 태풍이 온다고 걱정되어 나왔다는 농부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태풍 잘 피해 갈 겁니다." 그냥 위로해 드리고 포도밭 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왔다.

 

예밀리로 내려 가는 철망문(좌) 묵밭의 풀들이 등산로(우)

 

예밀리 마을로 가는 바닥 안내글


덕가산은 만만한 산이 아니다. 등급을 굳이 따진다면 중상급 산이다. 길을 잃기 쉽고 경사가 만만하지 않은 산이다. 등산로가 뚜렷하지 않아 잡초와 잡목이 많아 여름 산행에는 긴바지와 긴팔이 어울린다. 밧줄을 잡는 구간이 많은니 장갑도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계곡을 지나면 식수를 구할 수 없다. 체력소모가 큰 걸 감안하면 간식과 식수는 넉넉히 준비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