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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동강의 백미 잣봉과 어라연 본문

국내 산행/강원도

동강의 백미 잣봉과 어라연

산달림 2020. 9. 1. 20:42

 

물굽이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어라연계곡

 

잣봉과 어라연 동영상

 

칼날 같은 높은 산줄기마다 비단 폭을 펼친 것 같은 물줄기가 곳곳에 흐르는 곳이 영월이다. 그중에서 큰 물줄기가 셋이 있다. 숫강으로 불리는 동강, 암강으로 불리는 서강 그리고 영월의 동쪽 석탄지대를 거쳐서 흐르는 옥동천이 있다. 이 강물이 영월에서 합쳐져 단양으로 흘러 남한강이 된다. 그래서 영월은 산과 물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고장이다.

 

잣봉과 어라연 계곡 트레킹

 

동강은 1960년대 까지 정선에서 영월을 거쳐 서울로 가는 물길이었다. 그중 어라연은 물고기 비늘이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다. 그만큼 동강의 강물 속에 헤엄치고 노는 물고기가 많다는 뜻이다. 동강 중에도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자태를 뽐내는 어라연의 물굽이가 백미다.

 

삼옥 탐방안내소(좌), 어라연 계곡 안내판(우)

그곳으로 가는 어라연의 들머리는 거운교를 건너 거운리 삼옥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한다. 비포장 찻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푸른하늘 펜션을 지난다. 길가에 핀 칡꽃 향이 콧속으로진하게 풍겨 온다. 칡꽃은 갈화라 하여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빽빽한 소나무 조림 지대를 지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난다.

 

칡꽃 일명 갈화(좌) 어라연 계곡 안내판(우)

 

오른쪽으로 걸으면 어라연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길은 잣봉으로 가는 길이라고 이정표가 안내를 해준다. 잣봉을 올랐다가 어라연을 들려 돌아 나오는 코스를 잡았기에 왼쪽 길로 들었다. 산중마을인 마차마을로 올라가는 된비알이 기다린다. 이렇게 깊은 산속에 마을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잣봉과 어라연 계곡 갈림길(좌), 사과가 익어가는 작은 마차마을 과수원(우)

​대추나무와 사과나무 과수원에는 가을을 기다리는 새콤한 사과가 영글어 가고 있다. 온난화 현상으로 영월에도 사과 농사가 가능해졌다. 일교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좋아 당도가 높아 영월사과의 맛은 엄지 척이다. 고개를 내려 서면 축사에는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이런 깊은 산중에 축사라니 놀랍다.

 

작은 마차마을에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잣봉 가는 길

왼쪽 길은 큰마차 마을로 가는 길이고 반대편 길을 따라 걸으면 계곡 속으로 이어진다. 계곡 속으로 접어 들면 만지고개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쉼터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해본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된비알이라 만지고개로 오르는 계단에는 가뿐 숨을 몰아 쉬고 오른다. 잣봉 가는 길의 마지막 고비다.

 

9월초는 버섯의 계절(좌) 갈림길의 안내판(우)

 

잣봉 가는 길중 가장 힘든 계단길

만지고개를 올라 서면 완만한 능선길이 기다리고 있다. 동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 준다. 오른쪽 나뭇잎 사이로 동강이 보일락 말락한다. 8월 하순은 버섯의 계절이다. 높은 습도로 버섯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 같다. 여러색으로 모양을 달리 한 버섯이 자주 눈에 띄인다.

 

능선에 올라 서면 낙우송 숲길

 

버섯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길(좌), 잣봉 0,5km전 이정표(우)

잣봉 0.5km 표지판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망대가 있다. 동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소나무 가지에 가려 어라연의 물굽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지나니 다음 전망대가 있다. 이곳이 훨씬 어라연의 물굽이를 잘 볼 수 있다. 영월은 산과 물을 빼고는 영월을 이야기할 수 없단 말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녹색 향연과 동강의 시원한 물줄기가 조화롭다. 하늘엔 가을로 가는 파란 쪽빛에 흰구름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능선상 전망좋은 쉼터(좌) 구불구불 S라인 소나무(우)
동강 전망대(좌), 전망대에서 바라본 어라연 풍경(우)

 

다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어라연 물굽이

 

잣봉 가는 길에 구불구불 S라인 소나무가 어쩌면 저렇게 자랄 수 있나 싶다. 일부러 만들기도 힘든 자태다. 한 무리의 산객들이 먼저 잣봉에 올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잣봉은 537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어라연을 만날 수 있는 산이라 산객들이 즐겨 찾는다.  소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펼쳤다. 산바람이 불어 더없이 시원하다.

 

잣봉(537m) 정상
잣봉 정상 표지석(좌), 잣봉에서 어라연 가는 길 안내표지(우)

이제 어라연 물굽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급사면을 내려가는 길이다. 산길의 고정줄을 잡고 조심해서 내려가야 하는 길이다. 어라연 전망대는 물굽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널찍한 바위가 전망대다. 이곳에서 상선암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상선암은 일명 거북바위로 거북이 모양을 닮았다. 양옆으로 물굽이가 있어 바위에 가만히 있어도 자연풍이 선풍기와는 비교 불가다.

 

참나무에 자라는 말굽버섯(좌), 어라연 내려가는 가파른 까끌막(우)

 

어라연은 100m를 왔던 길로 되돌아 가서 동강 강가까지 내려가는 계단이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어라연 쉼터가 있다. 이제 길은 동강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울퉁불퉁한 바위길을 걷는 건 쉽지 않은 길이다. 된꼬까리 여울은 레프팅하는 이들이 가장 스릴이 있어 재미있어하는 구간이다.

 

어라연 전망대서 바라본 상선암(일명 거북바위)와 주변풍경
전망대 주변 고사리와 암석

 

좁았던 길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로 바뀌면 걷기 좋은 길이다. 작은 매점은  래프팅 하는 이들이 중간에 쉬어가는 곳이다.  조금 더 진행하면 전산옥 주막터가 있다. 동강은 1960년대까지 정선에서 영월을 거쳐 서울로 가는 뗏목꾼들은 이곳 주막에서 술 한잔으로 어우러졌고 정선 아리랑 가락에 고단한 몸을 달래던 곳이다.

 

어라연 계곡 풍경

 

동강 레프팅의 백미 어라연 계곡
차가 다닐수 있는 동강 따라 걷는 길(좌), 전산옥 주막터(우)
최고의 레프팅 동강의 보트

 

비포장 찻길을 따라 마지막 된비알을 오르면 잣봉으로 가던 삼거리 길이다. 여기서 1km 남짓 걸으면 출발한 삼옥 탐방안내소로 원점 회귀하면서 잣봉 어라연 트레킹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