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걸어서 가는 제부도 본문
오늘 일정이 빡빡하다. 그중 누에섬과 제부도를 걸어서 가야 한다. 두곳은 섬으로 바다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오늘 설물은 오후 두시까지다. 그전에 누에섬을 다녀 와서 제부도를 걸어서 가야 한다.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겠다.
선감학원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터에 새로운 문화와 예술의 감성으로 승화시킨 듯한 곳이 경기 창작센터다. 이 건물옆 잔디밭에서 탠트를 정리하니 결로 현상이 그리 없다. 해안가가 아니라 일교차가 심하지 않았다. 선감어촌미을을 따라 해변으로 길은 이어진다. 선감선착장을 지나 산토리니 마을 같은 등대팬션으로 이어진다. 안산 대부광상 퇴적암층으로 가는 길은 해안가를 지나 작은 산을 넘어서 간다.
횟집이 쭉 늘어선 식당가를 지나 억새밭으로 길은 이어진다. 대부도 365캠핑시티에는 토욜일을 맞이하여 적잖은 캠퍼들이 탠트를 치고 있다. 캠핑장 가장자리를 지나면 대부광산 퇴적암층이다. 1999년 대부광산에서 1억년전 초식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발견되면서 지질학적 중요성으로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반듯이 잘려진 두개의 언덕에서 지층을 볼수 있고 빗물이 고여 자연스레 형성된 호수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해솔길 리본을 따라 전망대 정상에 오르니 퇴적암층과 호수의 풍경을 발 아래로 내려 다 볼수 있고 바다 쪽으로는 누에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이다. 다음 목적지가 누에섬임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가깝게 보이던 누에섬 가는 길은 서파랑길과 함께 한다.
누에섬 앞에는 차박을 하고 있는 캠퍼들이 늦은 아침을 먹고 있다. 바닷바람이 있어 차가운 날씨다. 바닷물이 빠진 누에섬 가는 길은 왼쪽으로 풍력발전기가 3기가 바람을 받고 빙글빙글 돈다. 찬 바닷바람에 입구에서 사진만 남기고 돌아 간다. 언제 다시 올까 하는 생각에 막 바닷물이 빠진 갯벌을 사이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걸었다. 1.3km의 거리로 꽤 먼 길이다. 누에섬 뿐만 아니라 바위섬도 가는 길이 있다. 모두 만조시에는 섬이 되었다가 썰물이 되면 걸어서 갈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풍경이 고와서 낙조와 썰물이 겹치면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란다. 누에섬에는 중앙에 등대가 있고 작은 섬을 걸을 수 있는 산책로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 길을 걷다 보니 바닷물이 들고 나는 것을 잘 지켜야 섬에 고립되는 것을 면할 수 있다고 한다. 넉 놓고 있다 보면 고립될 수 있는 섬이다. 이곳에도 구절초가 곱게 핀게 가을을 알려 준다. 이런 섬에 혼자 살면 어떨까 싶다. 로빈손 크르소 아니지만 썰물 때는 육지로 나올 수 있으니 말이다.
탄도항 일대가 옛날에는 무인도 일때 이 섬의 울창한 수목을 베어 숯을 구웠다. 지금도 이곳을 숯무루라고 불려 탄도라는 지명이 지어졌다. 주변은 많은 횟집이 있어 많이들 찾고 있다. 안산 어촌민속박물관을 지나 탄도 방조제를 지나면 안산에서 화성으로 넘어 간다. 벌써 아침 먹은게 속이 헛헛해 트럭에서 3,000원 주고 산 옥수수 두개를 먹으며 걸었다. 옥수수는 배가 고플 때 먹으면 좋은 간식거리다. 전곡항 마리나 요트 선착장에 요트가 가득이다. 소금길은 전곡 수산종합어시장을 돌아 나간다. 전곡 해양산업단지 해안을 따라 걸으면 구름1교를 넘어 화성 체육공원을 지난다. 마침 직장인 가을체육대회가 열려 족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가을은 운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다.
제부도 입구에 도착하니 12시다. 아직 밀물시간은 여유가 있지만 걸어서 건너야 하니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마트에서 막걸리 한통을 사서 제부도 바닷길에 들어 섰다. 입구에는 바닷길 통제소가 있다. 제부도 바닷길은 길이가 2.3km로 자가용이나 마을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뚜벅이는 걸어서 간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바닷길은 하루 2번씩 길이 열린다. 바다가 갈라지는 썰물 때는 걸어서 가는것도 흥미롭다. 바로 옆은 진흙인 갯벌이다.
이 바닷길에는 365일 날자석이 있다. 먼저 달이 있다. 예를 들어 8월이 있고 8월1일, 8월2일 이런식이다. 그게 365일 날자석이 있다. 이는 걷는자만이 볼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누에섬의 세대의 풍력발전기가 가깝게 보이고 왼쪽으로 송전탑이 줄줄이 서 있다. 시간이 넉넉한 분은 갯벌에 들어가 뭔가를 잡는 사람도 있다.
제부도 입도를 했다. 섬을시계방향으로 돌았다. 섬의 끝에 있는 매바위 섬으로 걸었다. 제부도는 그리 큰섬을 아니다. 30여 년 전만 해도 제부도 사람들은 장화를 신고 갯벌에 빠지면서 육지로 건너가는 뻘길이었다. 그 뒤 갯벌에 돌을 놓고 걸어다니다가 80년대 말 시멘트 포장을 해서 이제는 차도 다닐 수 있다. 바다 속의 찻길이다. 3m 깊이의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개펄을 가르는 너비 6.5미터의 포장길이 드러난다.
제부도란 이름도 갯벌과 관련이 있다. 제부도 사람들은 물이 빠진 갯고랑을 따라 육지로 나올 때는 노인은 부축하고 아이는 업고 수로를 걸어 오는 모습을 보고 제부리(濟扶里)란 이름이 붙여 졌다. 매바위 앞은 백사장과 갯벌이 있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장화나 호미는 빌릴 수 있다. 석화가 많은 제부도다. 2km의 제부도 모래 해변은 만조시 바다해수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 해변앞에 화성 제부아트파크가 있다. 화성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플렛폼인 이곳은 전시와 학습을 통한 여행자들에게 예술 감성과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열린 공간이다.
섬의 끝으로 가는 길에는 제비꼬리길이 있다. 목제 데크로 된 이길은 다리 아래로 바닷물이 출렁인다. 멀리서 보면 이곳이 제비꼬리 모양이라한다. 이 길의 끝에는 제부도 빨간 등대가 있다. 그 뒤로는 눈에섬이 가깝게 보인다. 제부도는 이제 바닷물이 들어 와 다시 섬이 되었다. 저녁 7시가 되어야 다시 바닷길이 열린다. 그동안 카페에서 커피잔과 마주 앉아 노을 바라본다. 제부도의 밤은 그렇게 찾아 왔다. 내일 경기만 소금길을 끝내려면 일찍 길을 나서야 한다. 제부도에 있으면 바닷길이 열릴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일 서둘러 떠나려면 오늘밤은 육지에서 잠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밤 7시가 썰물시간이다. 카페를 나와 선착장으로 향했다. 바닷물로 갇혀 있던 승용차가 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육지로 돌아 가려는 차들이다. 이렇때는 걸어 가는게 다행이다. 바닷길 통제소 앞에는 바리케트를 굳게 닫고 바닷물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차들도 아예 시동을 끄고 기다리고 있다. 바닷물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니 웅성거림이 있다. 먼저 통제소 차량이 먼저 바리케이틀 열고 길을 연다. 안전하다는 무전이 와야 통행을 시킨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드뎌 닫았던 문을 활짝 연다. 앞선 차량부터 육지로 향한다. 차선 하나로 서행으로 가는 제부도 바닷길이라 속도가 많이 늦다. 깜깜한 바닷길을 차량의 불빛에 의지해 바닷길을 건넜다. 가끔 돌들있고 바닷물이 고인곳이 있어 조심해서 건너야 했다.
한나절 섬에 갇혀 있다 돌아 온 육지가 새삼 스럽다. 늦은 저녁은 설렁탕으로 해결했다. 해안가로 걸어 가는 길을 들어 서려는데 문이 잠을쇠로 잠겨 있다. 밤에는 해안가 출입금지라 한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적당한 장소를 골라 탠트를 치기로 했다. 두어평만 있으면 하룻밤을 쉬어 갈수 있는데 그런곳이 좀체 나타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길가에 있는 옥수수밭에 텐트를 쳤다. 하루종일 부지런히 걸었더니 피곤하여 서둘러 하루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길고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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