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외씨버선 6길 조지훈 문학의 길 본문
이곡교에서 조지훈 문학길을 걷는다. 여섯 번째 길은 주실마을에서 시작을 한다. 영양 전통시장까지 13.5km 구간으로 그 길의 가운데에 이곡교가 있다. 주실마을에는 지훈 문학관이 있다. 외씨버선길은 그의 시 '승무'가 모티브가 된 길이다. 그 시 내용과 이 길은 많이 닮아있다.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서정 시편들을 모아 1946년 여름에 들어 공동 시집 『청록집』을 펴낸 분들이다. 문학관에서 그의 일생과 사상, 철학, 문학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주실마을까지는 이곡교에서 4km를 걸어갔다 오는 길이다. 결국 4km를 더 걷는 길이다. 이렇게 길을 만든 이유가 궁금해진다. 주실마을은 앞으로는 반변천이 지나고 뒤로는 산이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지훈 문학관은 청록파 시인이자 지조론의 학자인 조지훈의 사상과 철학,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근무하시는 해설사를 만났다. 요즘 코로나로 찾는 이가 적어 쓸쓸하단다. 영양 연결길과 이어져야지 중간에 이어지니 도보여행자는 많이 불편하다고 하니 자기 차로 일월면까지 모셔다 주겠다고 한다. 끝가지 두발로 걷는 게 좋아서 나선 여행자라 걸어서 가겠다고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일월면에는 영양향교가 있다.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학교인셈이다. 하루가 저물어 간다. 면에는 달랑 음식점이 2개뿐이다. 농촌인구 감소가 큰 문제다.
면을 벗어나 반변천 뚝방에 탠트를 쳤다. 물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낸다. 길 위의 생활도 내 몸하나 쉴 공간이 있어 편안하다. 영양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잠자리에 든다.
반변천 뚝방에서 새벽을 맞았다. 산골이라 아침 기온이 거의 영하권까지 내려간다. 일찍 길은 나섰다. 금촌 산길로 가는 길의 언덕에 양심 장독대가 있다. 길가는 도보여행자가 갈증이 나면 마시라고 장독을 땅에 묻고 그 속에 생수병을 넣어 두었다. 작은 친절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반변천을 건너면 바로 상원 논 두들로 가는 길이 있는데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물이 많으면 돌아가야 하고 적을 때는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다. 2km 정도는 질러가는 길이라 유혹한다. 비가 온 지 4일째니 건너 보기로 한다.
가는 길에 정자가 있다. 망운정으로 어머님의 묘소를 조석으로 바라보려고 지은 정자란다. 유교의 근본인 효가 중시되던 때는 그리 살았다. 징검다리를 건너려고 다가가니 중간 징검다리가 물속에 잠겼다. 물의 흐름이 빨라 건너기에는 위험하다. 왔던 길을 되돌아와야 했다. 조급했던 마음을 반성하며 원칙대로 살아야 함을 깨우쳐 준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상원리까지 올랐다가 'ㄷ'자로 돌아서 상원교를 건넜다. 사과밭이 많이 보이는 상원 논 두들 마을이다. 노루목재까지는 계속 오름이다. 삼지 수변공원은 연꽃공원으로 여름이면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단다. 영양은 자연이 살아 있는 청정지역이다.
31번 국도를 아래로 지나면 영양읍으로 가는 길이다. 벚꽃이 활짝 핀 영양 고추 테마길을 따라 영양 전통시장으로 이어진다. 영양객주에 들려 걸은 길의 스탬프도 확인받고 쉬어 가려고 했더니 봄철 외씨버선길 정비한다고 모두 나가고 없다. 하긴 지금이 가장 바쁠 시기이긴 하다.
영양하면 고추를 연상하게 하고 산나물과 사과가 유명하다. 예전에는 동해안의 수산물과 내륙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물물교환 시장이었다. 읍내를 가로지르는 물이 참 깨끗하다. 조지훈 문학길은 여기서 끝나고 다섯 번째 길인 오일도 시인의 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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