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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외씨버선 7길 치유의 길 본문

국내 걷기여행/외씨버선길

외씨버선 7길 치유의 길

산달림 2021. 4. 21. 21:23

외씨버선길 일곱 번째 길은 영양 터널 입구 우련전에서 시작을 한다. 31번 국도가 지나가는 길이다. 일월산으로 올라가는 군용 도로와 함께 하는 길이다. 우련전은 봉화와 영양의 경계에 자리한 마을로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801년 신유박해를 피해 한국 최초 신부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증조부 김종한 안드레아가 30여 명의 교도들과 이곳에 들어와 생활하였다 하여 천주교의 삶이 스며 있는 성지이기도 하다. 가끔 인가를 만나지만 인적이 뜸한 길이다. 주인은 겨울을 지내려고 산을 내려가고 개만 줄에 묶여서 사납게 짖는다.

 

외씨버선길 일곱번째 길의 제멋데로 우체통
외씨버선길7길 치유의 길
봉화에서 영양으로 넘가는 군 경계

2.3km 정도 걸어 올라오면 포장도로를 버리고 흙길로 들어선다.  고개 마루가 봉화, 영양의 군 경계인 옛 이정표가 있는 곳이다. 400m 정도 내려오면 칡밭목 삼거리로 첫 번째 인증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아름다운 숲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영양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이곳으로 차가 다니던 1차선 도로였다. 계곡 쪽으로는 수십 길 낭떠러지로 까마득한 절벽이고 길을 만들 때 바위를 깨고 만든 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첫번째 인증지점 칠밭목
예전 31번 국도가 생기기 전 도로로 아름다운 숲길

 

지금의 31번 국도가 생기기 전에는 이곳이 봉화에서 영양으로 넘어 가는 도로였다. 그 시절을 증명하는 이정표가 있다. 어색하게 서 있는 "영양 28km"라는 녹슨 표지판이 지금도 서 있는 게 당시의 국도였음을 알려 준다. 일제 강점기에서는 선광장에서 제련한 광물들을 싣고 넘는 길이 었고 해방 후에는 주민들의 삶의 끈이었다.

 

옛 국도 이정표 영양 28km 도로표지
아름다운 숲길의 쉼터

지금은 솔갈비가 깔린 가장 운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드문드문 쉼터도 만들어 놓아 쉬었다 갈 수 있는 길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일월산이 어두워져 올 때 쉼터에 탠트를 쳤다. 해가 떨어지니 금세 기온이 뚝 떨어진다. 산중의 밤은 춥다. 서울보다 훨씬 남쪽인데 반대로 춥기는 더 춥다. 새벽에는 영하로 내려 간다. 추워서 일찍 챙겨 먹고 6시 반에 길을 나섰다. 일찍 자니 일찍 일어난다. 하루의 시작이 빨리 시작된다.

숲길 쉼터에서 하룻밤 쉬어가기

이 길은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한 길이다. 옛 국도길을 비포장 상태로 유지하고 있고 길 옆으로는 금강송이 도열하고 있어 솔향이 가득한 길이다. 그 길의 끝에는 외씨버선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다. 

 

숲길과 외씨버선 조형물
아름다운 숲길 대티골 포토존


대티골은 계곡물이 맑고 깨끗하며 자연이 잘 보존된 생태마을이다. 이길 옆에 자리한 황씨부인당은 '꼬마 신랑의 어리석은 오해로 인해 첫날밤을 치르지 못하고 버림받은 여인이 평생 정절을 지키며 살다가 한을 품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지금도 무속인들은 氣를 받으려고 이곳을 찾는다.

봄이 늦은 벚꽃과 일월산 황씨부인당 안내표지
해님 달님 설화를 만든 정크아트

 

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폐품을 활용하여 해님 달님 설화를 정크아트로 만든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외씨버선길을 걷는 길벗들이 좋아하는 사진 촬영 구역 중 한 곳이다. 마을 주민들이 스토리텔링으로 직접 기획한 다리로서 기존에는 통나무를 이용한 다리였지만, 안전을 위해 좀 더 튼튼한 다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무아교라는 이름의 뜻은 ‘나를 버리고 가는 다리’로 선녀탕의 선녀를 만나기 위해 마음을 정갈히 한다는 의미가 있다. 무아교에서 비운 나 자신을 숲길의 좋은 기운으로 채우면서 걷는 길이다. 외씨버선길과 잘 어울리는 다리다. 

 

‘나를 버리고 가는 다리’ 무아교
대티골 쉼터


치유의 길 끝에 자리한 일월산 자생화공원은 일제 강점기 광물 수탈 목적으로 만든 제련소와 선광장이 있던 자리를 매립하여 자생화를 심은 공원으로 지금도 당시 갱도를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고대 사원 같이 생긴 건축물은 광물 수탈을 위한 선광시설이다.

 

일월산 광업소 선별장과 일월산 자생화 공원
외씨버선길 '치유의 길'과 포토존

 

지금은 일원산 주변에 자생하는 순수 우리 꽃으로 꾸며져 있어 향토 자원식물을 보존하는 생태 환경의 교훈과 일제 수탈의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 이곳이 8.3km인 치유의 길 종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