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인제천리길 7-4구간 한계령 가는 길 본문
하반기 두 번째 인제 천리길로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올랐다가 원통으로 가는 옛길을 걸었다. 장수대는 서북능선으로 오르는 들머리로 1959년 당시 3 군단장이 6·25 전쟁 중 설악산 전투에서 산화한 장병의 넋을 달래기 위해 건립한 건물 이름이 장수대로 그게 지명이 되었다.
서북능선으로 1km를 오르면 서북능선 중턱에 대승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높이 88m로 개성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로 꼽힌다. 몇일전 내린 비로 물이 떨어진다. 아침 햇살을 받아 폭포에 무지개가 그려진다. 주억봉과 가칠봉을 바라보는 전망이 훌륭하다.
다시 장수대로 돌아 와 원통 가는 옛길을 따라 걷는다. 하늘벽과 옥녀탕을 지난다. 하늘벽 주차장에는 바위꾼들이 주차한 차가 가득하다. 이 길은 차량으로 슝하고 지났지 두발로 걷기는 처음이다. 뚜벅이로 걸으면 차로 지나친 풍경을 놓치지 않고 모두 만난다. 들꽃도 작은 폭포도 벌레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는 탠트를 이용료 없는 치는 캠핑장도 있다. 한계삼거리 부터는 소양강 상류인 북천을 따라 걷는다. 건너편으로는 한계령을 넘어 양양으로 가는 44번 국도가 보인다. 북천은 수량이 풍부한 소양강 젖줄이다. 이 길은 라이딩하는 이들이 차량을 피해 달릴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길가에는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다알리아도 곱다.
사과도 곱게 익어 간다. 지구 온난화로 인제에도 사과가 재배된다. 가을햇살에 빨갛게 익어 가고 들녘은 누렇게 벼가 여물어 가는 완연한 가을 햇살이다. 밤송이가 커다랗게 부풀었고 대추가 여물어 가는 결실의 계절이다.
차도 달렸으면 10여분이면 지났을 18km를 종일 걸었다. 나이들수록 속도를 줄이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의 결승선이 보이면 내가 너무 늙었다는 사실과 빨리 간다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소중한 것들을 더 보기 위해 속도를 줄여 살아야겠다. 인생의 기어에는 멈춤이나 후진기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걸 한계령길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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