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인제천리길 7-3 미시령옛길과 마장터길 본문

국내 산행/강원도

인제천리길 7-3 미시령옛길과 마장터길

산달림 2021. 9. 27. 20:09

미시령 옛길 표지석

미시령에서 출발하는 옛길을 따라 걷는다. 강원방송에서 인제 천리길 촬영을 나왔다. 미시령은 내설악으로 넘어가는 령으로 많이 이용하였으나 미시령 터널이 개통되면서 휴게소도 폐쇄되고 그 자리에 국공에서 탐방안내소로 탈바꿈했다.

백두대간길에 북설악으로 연결되는 통로로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다. 오늘은 옛 미시령길을 따라 걷는다. 도적바위골을 지나면 산 중턱에 선바위가 우뚝 서 있다. 겨울에는 황태 덕장이 있는 곳이다. 황태와 북어의 차이는 겨울철 명태를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하면 황태가 되고 사철 명태를 말리면 북어가 된다. 황택가 한 등급 위의 품질이다. 이곳에는 설악의 명물 마가목이 파란 하늘과 대조적으로 빛난다. 마가목은 어혈을 풀어주고 쇠약해진 몸을 튼튼하게 하며 성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담금주로 많이 이용한다.

박달나무 쉼터 앞에서 개울을 건넌다. 이길이 진부령, 미시령이 뚫리기 전에 예로부터 예로부터 건성, 양양 사람들이 넘어 다니던 길이었다. 마장터는 이곳에 마방이 있고 주막이 있던 장터였다. 바닷가의 해산물과 인제 지방의 농산물이 교환되던 곳으로 30여 호가 살던 곳이었다.

 

작은 새이령에는 서낭당이 있고 이곳을 지날때는 돌 세개를 올리고 세 번 절하고, 세 번 침을 뱉으면 재수가 좋고 안전히 산을 넘을 수 있다고 한다. 지금도 제단 앞에는 과일과 막걸리 한통이 차려져 있다.

오늘 점심은 마장터 합수부 개울가에서 먹었다. 산에 오면 절로 입맛이 난다. 뭐든 먹어도 맛이 최고다.  돌아 나오는 길에 낙엽송 나무숲을 지나오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방송이 된 적이 있는 어르신 집을 지나왔다. 이곳은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오지다.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오늘은 버섯을 따러 나가셨는지 계시지 않았다.

'빨리빨리 달리다 놓친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밤기차를 타면 대전역에서 먹었던 가락국수 맛, 청량리발 강릉행 야간열차에서 홍익회 아저씨가 파는 맥주에 밤새워 이야기하던 맛은 고속버스와 KTX가 빼앗아 가 버렸다.

빠름이 다 좋은건 아니다. 때론 아날로그적 삶이 그리울 때 추억을 찾아 마장터와 미시령 옛길을 걸어도 좋다. 추억은 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