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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년만에 참가한 제8회 나주 영산강 마라톤대회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2년만에 참가한 제8회 나주 영산강 마라톤대회

산달림 2022. 4. 26. 15:57

제8회 나주 영산강마라톤대회 풀코스 완주

2020년 1월 여수마라톤대회에 달려보고 2년 3개월 만에 정식 대회에 참가했다. 그간 달리기 대회가 많이 굶주렸나 보다. 제주를 비롯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달림이들이 반갑다. 세대 교체를 실감하듯 낯익은 얼굴 찾기가 힘든다.

하루 전날 화순에 들려 동구리 호수공원을 둘러보고 나주에 도착했다. 나주는 내륙이지만 홍어 1번지로 불릴 만큼 홍어로 유명하다. 흑산도 홍어가 영산포에 도착할 쯤에 가장 잘 숙성이 된다고 한다. 지금도 남아 있는 일본인 거리와 나주 금성관 앞의 하얀 집 나주곰탕은 나주의 대표적 맛 자랑거리다.

회순 동구리 호수공원
동구리 공원 포토존


4월이지만 때 이른 더워가 걱정이다. 출발 한 시간 전에 나주 스포츠공원에 도착하니 전주에서 오신 배형규 님을 만났다. 전주 24시간주 위원장을 역임하시고 몽골 225km 울트라마라톤도 함께 다녀왔다. 대회는 달림이들의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마라톤이  맺어준 인연


복장을 갖추고 트랙을 가볍게 달리는데 금세 땀으로 촉촉이 젖는다. 4월 말인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코로나로 준비운동도 각자 알아서 하고 8시 30분에 풀코스부터 출발이다.

 

나주역
출발전 아내와 기념사진

 

출발전 워밍업

풀코스 출발 전 풍경
105리길 출발전
트렉을 한바퀴 돌고 주로로 향하는 풀코스 주자들

트랙을 달려 주로로 나가는 풀코스 주자들


5분 페이스로 330을 목표로 달렸다. 전주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달렸다. 5분 페이스로 간단다. 7명이 구릅을 지어 달리니 편하다. 가끔 앞바람도 불어주고 달리기에 무리가 없다.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나주대교를 지나면 고수부지로 내려서게 된다. 줄곳 거슬러 오르면 송촌보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하프 반환점이다. 다시 고수부지로 내려서게 된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그룹을 이루고 잘 달려왔다. 서서히 대열이 허물어 지면서 3명으로 줄어든다. 아직은 10시를 넘지 않아 달릴만하고 몸도 가볍다. 이대로만 가면 330은 가능한 상태다.

7 급수대 17.5km를 지나면서 대열은 깨지고 각자도생으로 달린다. 잠시 길은 영산강을 벗어나 산정교 반환점으로 향한다. 18km를 지나니 선두그룹이 돌아온다. 3명이 무리를 이루면 달리고 달리기 책을 낸 심**님은 3번째 그룹으로 혼자서 달린다. 세월은 누구도 비켜가지 못한다.

20km를 지날 즈음에 여자 선두그룹이 지나간다. 권**님은 3등쯤이다. 나중에 기록을 확인하니 1등을 했더라. 산정교에 반환을 하고 돌아 서니 햇살이 따갑다. 이제부터가 힘든 시간임을 예고한다. 4월이라 더위란 변수를 생각하지 못하고 달렸다.

조금씩 다리가 무겁고 속도가 밀린다. 330 될까 가 345가 된다. 점점 목표가 늘어난다. 30km를 지날 쯤엔 다리에 쥐가 올려는 신호가 감지된다. 속도를 좀 늦추어 본다. 벌써 몇몇 주자는 쥐와 씨름을 하는 분을 몇 분 보았고 휘청거리는 주자도 있었다.

32km 송천보 다리 오름길에서 처음으로 걸었다. 오름에서 힘을 쓰면 쥐가 오를 것 같아서다. 땀으로 러닝셔츠가 축축하다. 체력 소모가 많은 날이다. 35km부터는 쥐와의 싸움이다. 조금만 힘을 쓰면 근육이 굳어 오고 통증이 심하다. 거기다 위쪽으로는 철인들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

앞 주자를 놓쳐 둑 위로 올라가니 철인들만 달린다. 후미 주자가 오기를 기다려 주로를 찾아 달렸다. 알바까지 하네. 걷뛰를 하니 런닝 셔츠도 마르고 다리도 식으니 쥐가 잠잠하다 그렇게 39km를 지나서 마지막 3km는 쥐를 달래며 쉬지 않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더위에는 땀을 많이 흘려 유난히 약한데 평소처럼 생각하고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달린게 오늘의 패인이다. 2년 만에 열린 달리기 대회에 차분히 준비해야 하는데 달리면 되겠지 하는 안일함도 있었다. 나이에 걸맞고 날씨에 맞는 페이스 운영을 해야 하는 게 정석인데 잠시 잊은 것 같다.

105리길 풀코스 완주

 

아내는 10km 완주
완주 기록증과 영산강 마라톤 풀코스 궤적


인생도 자기 페이스가 있듯 마라톤도 자기 페이스가 있다.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 지고 장에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나만의 리듬과 호흡으로 속도를 맞추어 달려 보자. 이 더운 날 아내도 10km를 걷지 않고 1시간 10분에 완주했다. 더워서 힘들었단다. 그 나이 그 정도면 잘한 거라 칭찬을 해 주었다.

대회 후 금성관 옆에 있는 하얀 집 나주 곰탕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 나주 곰탕을 먹고 남해로 향했다. 우리 부부만의 마라닉을 즐긴 4월의 휴일이었다. 살다 보면 햇볕 쬐는 날도 비 오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오늘 같은 불볕 더위도 내성을 키우는 약이다.
기록만이 대수는 아니다. 달리면서 생각의 시간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오늘도 한 뼘만큼 마음의 키를 키운 것이다.

영산강을 건너며 '시'
홍어 1번지 영산포 홍어거리
홍어 1번지 영산포 스토리텔링
나주 곰탕으로 유명한 하얀집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하얀집 곰탕
하얀집은 입구 주방을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