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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3년만에 찾은 2022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대회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3년만에 찾은 2022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대회

산달림 2022. 9. 5. 11:16

제19회 철원 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사랑은 늘 도망가
아티스트
임영웅
앨범
신사와 아가씨 OST Part.2
발매일
2021.10.11

 

출발전 식전행사
미스 코리아 응원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3년 만에 열리는 대회가 무산되나 염려했지만 다행히도 대회는 열렸다. 목동역에서 5시 30분 마라톤 버스를 타려고 넉넉한 시간을 잡고 30전에 나왔지만 택시를 잡을 수가 없다. 15분이면 되는 가는 시간은 20분을 택시를 잡는다고 시간을 보내면서 운전기사님께 전화하니 좀 늦어도 오면 된단다. 10분 전에 마음씨 좋은 기사님을 만나 5분 늦게 마라톤 버스에 오르니 미리 대회를 치른 듯 그제야 긴장감이 풀린다.

차창으로 빗방울이 날리니 오늘은 우중 주가 될 것 같다. 미리 준비는 했지만 그간 햇볕으로 고생한 대회다 보니 오히려 비가 낫다는 생각도 든다. 여유롭게 준비하고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 몸풀기를 하는데 많이 무겁다. 3년 만에 제대로 된 대회를 뛰는 중압감인가?

출발시간은 운명의 시간처럼 다가온다. 뒤쪽에 자리를 잡고 초반 분위기에 젖어 오버 페이스에 걸려들지 말자 했다. 오늘은 별들의 전쟁이다. 3년 만에 치러지는 대회고 다른 대회에 비해 1등이 150만원으로 상금도 큰 편이고 10등까지 폭넓은 시상도 있다. 한때 이름을 날리던 분도 신예들도 많이 참가했다.

한때 이 대회에서 섭3를 다투던 100회 클럽의 심재*님과 만남은 같이 늙어 감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 아직도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고 달리기는 이어 간다는 데는 함께 했다.

출발과 함께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던 때는 옛날이고 걸어서 출발선을 넘었다. 105리 길 달릴 길은 많고도 길다. 가랑비가 내려 시원해서 좋다. 함께 달리던 김영*님 그리고 부부 마라토너 이대*님 부부는 오늘은 동반주다. 505 페이스로 달리니 편하다. 330을 목표로 하면 5초를 빨리 달려야 하지만 몸에 맡겨본다.

수원마라톤 클럽의 주자가 달리는 자세도 바르고 페이스도 일정해 초반은 함께 하기로 했다. 7월부터 월간 400을 달린다 하니 믿음직하다. 홀로 달리는 것보다 초반은 함께 달리면 편하다.

하프 지점인 월정사역까지는 평지와 오르막이 번갈아 나오는 코스로 페이스가 잘 유지된다. DMZ로 들어가는 노동당 당사를 지나면 직선 평지를 지나면 은근한 오르막이 펼쳐진다. 여기서 대열에서 먼저 빠져나와 나만의 페이스로 달렸다.

길 옆으로는 벌써 벼를 벤 논도 보이고 잘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대로만 가면 올해도 대풍이 들겠다.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고 달리다 보면 빨라지는 페이스로 앞서 나가게 된다. 달리면서 추월당하며 달리는 것보다 추월을 하면서 달리면 기가 살고 몸도 살아난다.

17.5km를 앞두고 주로에서 주는 건과류가 든 과자는 씹어 먹는 것이라 소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한입 씹고 버리고 파워겔로 먹었다. 주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딱딱한 음식은 아닌 것 같다.

은근한 직선 오르막 길이 끝나는 지점은 월정사역이다. 이곳에 하프 출발점이니 반은 달려온 셈이다. 철원 코스의 특징은 전반은 오르막과 평지의 길이라면 후반의 길은 내리막과 평지의 길이다. 하프를 지날 때 1시간 47분대로 330이 멀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통상 후반을 전반보다 빨리 뛰기는 쉽지 않다. 꿈은 버리지 않으면 실현된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달려본다.

그간 앞자리 5자를 찍던 기록이 4자로 바뀐다. 시야에 들어오는 주자는 뒤로 보낼 수 있었다. 450 초반대를 찍는 속도는 5분을 뛰던 주자를 잡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마라톤은 함께 달리는 주자가 동반자가 되어 기록을 당겨주고 경쟁자로서 한번 더 기록을 당겨 준다.

30km를 가기 전에 마지막 초소를 나오면 30km 지점을 통과한다. 그간 아껴둔 체력으로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종반부도 좋은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31km 지점에는 반환 코스가 있다. 앞서 달리는 주자를 마주 할 수 있는 기회다. 지친 주자들이 힘겹게 반환해 오는 모습도 보인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이제는 퍼질 우려는 없으니 한번 더 기아를 고속으로 바꾸어 본다. 440대가 찍힌다. 35km를 지나면서 이제야 찾아오는 마라톤의 고통이 느껴진다. 330을 내려놓으면 그런 진한 고통도 느끼지 않고 편히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는데 하는 악마의 유혹도 찾아온다.

하지만 오랜만에 힘주어 달려보고 싶다. 그래 달려야 할 것 같다. 하프 지나면서 가민 시계와 거리 표시가 차이가 나서 거리 표시판 이전에 시계를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확실히 거리가 긴 것은 분명하다. 그간 힘주어 달리지 않던 근육들이 아우성을 친다. 비가 내려 쥐가 찾아 올 우려는 없기에 내리막 길을 보폭을 넓혀 달렸다.

마지막 3km는 고통이 절정으로 가는 시간이다. 같은 거리의 길이가 이리 길다 싶게 느껴지는 건 최근에는 처음 느꼈다. 고통이 더할수록 길은 멀게 느껴진다. 그래도 질주는 멈출 수 없다. 예전 섭 3 할 때 시간을 다투는 심정보다 더한 압박감을 느끼며 달렸다.

최근 최고의 심박수를 올라간다. 연신 앞서가는 주자를 뒤로 돌려세우는 짜릿함도 있다. 다리도 잘 버티어 주고 이상 신호를 보내오지 않아 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2km를 남겨두고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진다. 빗줄기도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 그 빗속을 달리는 재미도 짜릿하다. 빗속을 뚫고 고석정 광장의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니 3:28:51. 하프 지점을 통과할 때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330을 달성했다. 역시 꿈은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 짐을 확인한 대회였다.

 

105리길 완주 후 찾은 고석정 결승선
고삭정 광장
비가 내리는 고석정 광장 결승선에서 주자가 도착하기를 기다는 가족들
아내도 10KM를 1:12:06에 완주

 

 

주로의 이모저모 풍경들
고석정 분수대

 

분수의 물줄기가 시원스럽다.

 

 

고석정 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