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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남파랑 38코스 말발굽길 본문
적량으로 가는 버스는 산동면사무소 앞에서 9시에 출발한다. 남파랑길을 걸을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버스 이용시간이다. 코로나로 버스 손님이 없으니 감축 운행을 하여 버스 시간을 맞추려면 크게 불 편하다, 걷기를 끝내고 돌아오는 게 힘든다. 택시를 이용하면 편하겠지만 매번 이용하면 비용도 만만찮다.
적량을 검색해서 갔는데 네이버에서 적량이라 하여 내렸더니 장량이다. 2.5km 전에 내린 거다. 한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 운동을 더 하라나 보다." 웬일로 그냥 더 걷는데 불만이 없다. 생각에 따라 부정도 긍정이 된다.
38코스 출발지인 적량 해비치마을로 걸었다. 고개도 하나 넘는다. 해비치 마을은 순수한 한글로 '가장 먼저 해가 비치는 마을'이란다. 일곱 빛깔 무지개로 칠한 무지갯빛 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요트 계류장도 있다. 참 아늑하고 포근한 마을이다. 말발굽길은 고려시대 군사용 말을 기르던 지역유래에서 따왔다.
다음 마을은 대곡리다. 마을앞에 제단이 설치되어 있다. 모진 태풍에도 조업을 하다 보니 믿을 게 필요했고 신을 찾았다. 해마다 이곳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단다. 고개 마루에는 힐링빌리지가 조성중이다. 바닷가에 자리하여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아침에 출발한 장포는 2시간이 지나서 다시 돌아왔다. 딱 하나 가게가 있는데 약국, 잡화, 낚시까지 종합 선물세트로 장사를 한다. 마을 안 길을 걸어가는 길에는 고사리 수확이 한창이다.
건너편 사우스 케이프 오너스cc가 있다.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럭셔리한 클럽으로 욘사마 배용준이 신혼여행지로 선택해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부킹이 힘들고 가격이 만만하지 않은 곳으로 그 클럽이 여기에 있다.
길은 보현사 가는 남방봉 임도길을 따라간다. 철쭉이 벌서 폈다. 남해는 봄이 한 발짝 먼저 찾아온다. 벚꽃은 푸른 잎으로 갈아입었다. 보현사 가는 길에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점심때 식당을 만나기 쉽지 않은 남파랑 길이다. 길에 먹는 도시락이 산해진미보다 맛나다. 준비한 막걸리도 한잔하면 걷기에 절로 흥이 난다.
보현사 암자에는스님은 뵈질 않고 진돗개 한 마리가 사납게 짖는다. 무서워 절에는 들어가지 못하겠다. 소나무 길이라 걷기 좋고 바다로 내려간다.산길을 걸어 내려 서면 부윤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추섬이 있다. 간조시에는 육지지만 만조시에는 섬이 된다.
추도공원에는 진홍의 동백꽃이 아직도 남아 있다. 솔향과 바다가 어우러져 바람마져 시원하다. 당저마을에는 바지락을 채취해서 택배 하느라 바쁘다. 어느 집 앞에 목단이 곱게도 폈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던 꽃이라 눈길을 잡아 끈다.
창선교가 눈에 보인다. 오늘 길의 끝이 가깝다. 남지족마을에 들어섰다. 죽방렴에서 금방 뜰채로 건져낸 죽방멸치는 은색을 띄며 펄떡인다. 지금이 멸치 제철이다. 회로나 쌈으로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창선교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차갑지 않다. 봄도 깊어 가나 보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을까? 얼마나 소유하면 더 갖고 싶은 마음이 멈추어 질까. 한 코스 한 코스 걸을 때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길. 그 길이 바래길이다. 같이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을 오늘은 아내와 같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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