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남파랑길 42코스 앵강다숲길 본문
바다.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바다'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님은 '바다'가 되셨다.
문무학님의 '시' 바다다.
이 시를 떠올리며 남해 바닷길을 걷는다. 신전마을에 주차를 하고 군내버스로 가천 다랭이마을로 가는 8시 20분 버스에 올랐다. 바래길을 돌아올 때를 위해 도착 지점에 주차를 해 두면 차 시간에 여유가 있어 걷기가 편하다.
다랭이 마을로 가는 길에 운전자 뒷줄 좌석에 앉으면 남해 바다를 즐기며 갈 수 있다. 리아시스식 남해 바다는 말이 없다. 그 바다가 어머니와 많이 닮았다 생각했다.
다랭이마을은 악조건의 마을이다. 해안이면서 절벽이라 항구 하나 없어 고기를 잡을 수 없는 마을이다. 돌을 쌓아 갈치 모양의 다랭이 논을 만들어 쌀농사를 짓는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던 마을이었다. 경사가 심해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전거도 다닐 수 없는 마을이다. 쨍하고 햇뜰 날이 있다고 그런 깡촌이 음지에서 양지가 된 마을이다.
박원숙 카페가 있고 대부분 가정에 민박을 한다. 스토리텔링으로 암수바위가 있다. 이곳에 치성을 드리면 아기를 낳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2.5km의 숲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난대림이 우거졌다. 이곳에서 만난 산딸기는 달콤하고 새콤한 맛에 반해 길을 멈추고 따먹었다. 길이 주는 선물이다.
홍현 하우라지 마을로 가는 길에는 황토방 펜션과 숙박시설이 많다. 두곡 월포로 가는 길에는 전복과 멍게를 파는 수산물 가게가 있다. 남해의 바다를 먹는 기분이다. 마을 앞에는 오래전부터 조성한 방풍림이 지금은 바람도 막아 주고 마을의 쉼터가 되었다. 여름이면 숲에 탠트를 치는 캠핑객을 받는다.
미국마을로 가는 길은 해변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해안가에는 고급 풀빌라가 즐비하다. 주말이면 여행자로 가득한 바다다. 높은 공중 수로 아래로 미국마을이 있다. 가로수가 편백나무로 집의 규모가 큼직한 게 이국적 냄새를 풍긴다. 독일마을에 이어 조성한 미국마을이다.
용문사로 가는 산길을 걸어 임도길을 걷는다. 산에는 유난히 문중에서 조성한 공원묘지가 많다. 봉분은 없고 평장으로 여러 조상을 모신다. 이제 벌초하기도 힘들고 괸리도 힘드니 한꺼번에 여러 조상을 모실 수 있는 가족 공원묘원이 바람직한 것 같다. 편백숲을 지나 바닷가로 내려오면 화계마을이다. 마을 안에는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는 피나무 당상목이 세월을 알려 준다.
앵강만을 돌아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앵강다숲으로 캠핑장이 큼직하고 숲이 좋은 곳이다. 이곳 남해 바래길 관리센터 앞이 앵강다숲길 종점이다. 하늘에 구름이 있어 그리 덥지 않게 잘 걸었다. 걷는 건 자유를 얻는 일이다. 다리는 걷고 생각은 자유롭다. 그게 도보여행자의 자유로움이고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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