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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흰눈이 펑펑 내리는 경기옛길 평해길 6 ~ 3코스 63km 트레일 런 본문
지난번 잇다가 만 경기옛길 평해길을 간다. 새벽 5시 37분 첫 전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6시 10분 지평행 전동차에 올랐다. 달리기 복장을 하고 전철을 타면 복장이 얇아 추위에 떨어야 한다. 그렇다고 따뜻하게 입고 나서면 달릴 때 더워서 달릴 수가 없다. 따뜻하자고 입은 옷을 벗어서 배낭에 넣으면 무거워서 달릴 수가 없다. 이래저래 최적의 대안을 찾다가 얇게 입고 가는 게 답이다. 달리면 몸이 난로가 되어 추위를 느끼지 못한다.
덕소로 가는 중에 빠른 Ktx에 양보하느라 역사에서 대기하는데 출입문을 닫지 않는다. 전동차 안과 밖의 기온이 같고 바람도 들어온다. 대가기시간에는 닫아 주면 안 되나? 언젠가는 누가 건의해서 대기 중에는 문을 닫는 게 받아 들여지게 될 게다. 아유 추워. 썰렁한 전동차는 출근길과 반대방향이라 손님이 없어 더 썰렁하다. 용문역에 도착하니 8시 40분이다. 너무 추워서 대기실인 맞이방에서 열풍기를 쐬며 몸을 잠시 녹이고 출발했다.
용문의 아침 기온은 -4도로 공기가 차갑다. 장갑에 버프를 두르고 달렸다. 6코스는 거무내길로 양평역까지 17.7km다. 흑천을 따라 달리는 길로 냇물 바닥에 있는 돌이 검은색 돌로 되어 있어 물빛이 검게 보여 흑천이라 부른다. 지나는 길에 추읍산 입구를 지나나 비닐하우스 앞을 지난다. 마침 하우스 안에서 작업하는 곳이 있어 들어 가보니 상추를 비롯해 수도권으로 출하하는 야채가 여기서 재배된다. 난방 장치가 되어 있어 안은 포근하다. 그분들의 수고로움이 있어서 겨울에도 싱싱한 야채를 먹을 수 있다.
원덕역을 지나 소노문리조트 앞을 지난다. 조경이 잘된 곳이다. 평일에도 투숙객이 많다. 신내해장국 거리를 지나면 현덕교를 지난다. 여기서 흑천과 남한강이 만난다.
이제 남한강을 따라 양평역으로 달린다. 이 길은 양평마라톤클럽에서 즐겨 달리는 길로 바닥에 거리표가 잘 되어 있다. 봄이면 벚꽃으로 유명한 길로 달리기 좋은 길이다. 양평교를 앞두고 갈산공원을 지나간다. 양평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지방도시다. 서울과 전철로 연결되어 출퇴근 거리라 전원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곳이다.
5코스는 양평역에서 신원역까지 14.2km의 길로 물끝길 혹은 양근나루길이라 부른다. 예전 마포나루에서 실은 새우젓을 양근나루에 내려서 내륙인 홍천, 횡성으로 운반한 길이다. 양평을 벗어나기 전에 만나는 양근성지는 한국 천주교 최초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가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한 곳으로 많은 천주고 신도들이 참수형을 당한 곳으로 천주교인들의 성지순례지이기도 하다.
아신역 앞에서 아직 점심시간이 이르지만 이곳을 지나면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나주곰탕집에 들러 사골곰탕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정거리 트레일 런을 할 때는 시작하기 전에 먹어야 계속 달릴 수 있다. 아신역을 지나면 아신 갤러리를 만난다. 예전 중앙선 철로가 지나던 길이다. 레인도 남아 있고 아신갤러리가 있다. 겨울을 뺀 계절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기곡터널을 지난다. 예전 터널을 기차를 타지 않고 두 발로 지난다. 터널 안은 바람도 없고 포근하다. 이 길이 자전거 길과 함께 한다.
기곡터널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복터널을 지난다. 이곳 주민들의 산책로 길로 많이 이용된다. 새로 생긴 중앙선 철로로 직선화되면서 남은 흔적들이다. 국수역이다. 이곳 역들 주변은 승용차들이 많다. 전원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차들이다. 신원역으로 가는 길에 메타 세콰이어 길이 운치가 있다. 잠시 남한강을 따라 강변을 따라 달릴 때는 강폭이 커서 마치 바다 같다.
신원역에서 물끝길이 끝나고 제4길 두물머리 나루길이 시작된다. 신원역에서 운길산역까지 15.2km다. 팔당호와 어우러진 경관이 이국적인 풍경으로 드라마와 사진 촬영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첫 번째 만나는 곳은 몽양 여운형 생가다. 그의 고향이 이곳인걸 처음 알았다. 815 광복 후 건준을 만들어 활약하다가 극우파에 의해 암살되어 여생을 마친 독립운동가이다.
길은 산속으로 이어지더니 그곳에 전원주택 마을의 있다. 은둔하기 좋은 곳이다. 현지인 집을 거의 없고 외지인의 주택이다. 샘골고개로 오르는 길은 강원도 오지길을 오르는 것 같다. 쭉쭉 뻗은 잣나무 숲도 있다. 왼쪽은 부용산 오른쪽은 청계산 가는 길이다. 목왕 3리 마을도 전원주택촌이다. 자연에 살고 싶은 마음과 도시에 살고 싶은 마음을 다 누릴 수 있다. 일은 도시에서 잠은 전원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부용산 자락을 돌아 나오니 한음 이덕형선생 신도비가 있다. 오성과 한음의 한음이 이덕형 선생으로 광해군 때 영의정을 지냈다. 신도비는 죽은 이의 무덤으로 가는 길에 그의 업적을 쓴 비석이다. 최연소 대제학을 지맨 그의 치적이 비석에 빼곡히 적혀있다. 가정천을 따라 양수역까지 이어진다.
양수역에서 두물머리로 가는 길에는 3계절에는 연꽃 연못에 연줄기와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세미원은 국내 최대 연꽃공원이다. 연은 수질정화기능이 있어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해 지원을 받아 조성한 공원이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머리를 맞댔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로 이두수, 양두수로 불리기도 했다. 팔당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져 물안개가 잦은 지역으로 몽환적 분위기가 좋아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여름에는 시원한 강바람이 있어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주변 풍광이 뛰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생태공원에는 산책로가 장 조성되어 있어 여유 있는 걷기를 할 수 있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운길산역으로 가는 길은 북한강 옛 철교를 자전거 다리로 새로 리모델링하여 가끔 투명 유리를 설치하여 강바닥을 내려다 볼수 있게 만들었다. 보행자 도로도 만들어 강을 보도로 걸으며 강바람을 쐴 수 있게 했다. 운길산역에서 제4길은 마무리하고 나니 오후 4시가 가깝다. 다음 구간이 12.9km라 더 달려 보기로 했다. 운길산역은 운길산을 오르는 들머리로 수종사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수종사는 운길산 정상 바로 아래 있는 사찰로 여기서 보는 해넘이는 일품이다.
제3길 정약용길은 운길산역에서 팔당역까지 길로 중간에 다산 정약용 유적지를 지난다. 대표적인 실학 박물관과 생태공원이 있다. 자전거길로 달려가는 길에 조안리를 지날 때 흰 눈이 펑펑 내린다. 지난번에 눈발이 날기는 했지만 눈다운 눈은 아니었다. 오늘 내리는 눈은 함박눈이 되어 펑펑 내린다. 날은 어두워져 가는데 눈 내리는 자전거길을 달리는 재미도 솔솔하다. 이길은 다산 정약용의 고향으로 그의 삶의 공간을 시공을 초월해 나도 그 길을 달렸다.
능내역은 옛 간이역으로 지금은 폐역으로 레트로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자전거를 빌려 즐기는 곳으로 딱 좋은 곳이다. 다산문학관과 실학박물관은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았고 시장기가 느껴져 빵집에 들어가니 온기가 있어 좋다. 창밖으로 펑펑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이제 땅거미가 져서 어둡다. 눈이 내리는 다산생태공원을 돌아 능내 연꽃마을을 지나니 눈부시게 불이 켜진 곳이 있어 궁금했다. 봉주르 카페다. 요즘 외곽의 카페는 크고 화려하게 치장을 한다. 연못엔 분수대의 색이 변해 간다. 요즘 젊은이들 중에 데이트 코스로 인기있는 곳이다.
날이 저무니 강변의 바람이 차가워 진다. 이제 팔당역으로 가는 길을 서둘러야겠다. 이 야심한 시간에 젊은 커플이 버프로 꽁꽁 싸매고 달리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달리는 이가 있는 게 위안이 된다. 팔당댐을 지나니 역도 가깝다. 남은 거리가 줄어드니 힘이 난다. 영차 영차 달려가니 팔당역이다. 6시 15분에 도착하여 문산행 전동차 시간표를 보니 31분 후에 차가 있다. 서둘러 오르니 전동차가 들어온다. 전철 안은 안방같이 포근하다. 오늘은 원 없이 달린 날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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