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추석연휴 경기옛길 의주길 5 ~ 2길 62km 본문
예년에 비해 긴 연휴다. 하루쯤을 장거리를 달려 봐야겠다. 경기 옛길이 좋겠다. 의주길은 한양에서 의주로 가는 길이다. 일찍 서둘러 경의중앙선을 타고 문산 역에 내렸다. 아직 아침기온은 그리 낮지 않다. 임진각까지는 6km로 대중교통이 이 시간에는 없어 달려 가기로 한다. 넓은 도로에 차량이 뜸하다. 길가에 은행이 익어 떨어져 있다.
임진나루길은 임진각에서 갈수 없는 북녘 땅을 바라보면서 장산리 들판을 지나 임진강변의 화석정을 깃점으로 평화의 길과 헤어져 남쪽으로 달려 문산으로 이어진다.
운천역을 지나니 임진각 역이다. 이른 아침임에도 DMZ관광을 온 외국인이 엄청 많다. 대부분 영어로 안내를 하고 있다. 망배단에는 조상님께 올리는 꽃바구니와 장수막걸리와 안주도 같이 있다. 의주길을 역코스로 달리기로 한건 돌아올 때 교통편을 고려해서 이다. 임진각은 일찍 차편이 끊긴다.
장산 1리 마을 회관으로 가는 길에는 잘 익은 알밤이 길에 떨어져 있다. 장 영근 벼이삭이 올해도 폭우와 폭염을 잘 견디고 풍년이 들었다. 휴전선과는 불과 7km 거리로 북녘땅이 가깝다. 작은 언덕도 숲길도 지난다. 임진마을에는 임진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끊인 민물 매운탕이 유명하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의주로 피난을 갈 때 이곳에 도착했을 때 해는 지고 왜군의 추격이 가까워 밤에 임진강을 건너기 위해 이곳 정자에 불을 질러 그 불빛을 이용해 강을 건넜다는 정자는 화석정으로 다시 지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길은 이곳에서 남으로 이어진다. 5길인 임진나루길은 선유삼거리에서 끝을 내고 4길 파주 고을길이 시작된다. 독서둑길의 제방을 따라 길은 이어진다. 파주 들판을 지날 때는 뱀도 만났다. 통일동산인 봉서산 숲길은 산길을 달린다. 인근 주만들이 즐겨 찾는 산책길이다. 내리막길에는 당시 교육기관이고 제례를 지내던 파주향교가 있다. 12시가 가까워 식당에 들러 돼지고기 두루치기로 든든히 점심을 먹었다.
아직 날씨가 더워 땀이 많이 흐른다. 먹는 만큼 달릴 수 있어 식사는 잘 먹어야 한다. 광탄으로 가는 길에는 창고형 공장이 많이 있다. 부곡에서 길을 만든다고 공사 중 도로도 만났다. 광탄 주변에는 작은 산업공단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고려시대 여진 정벌을 한 윤관장군 묘가 여기에 있다. 길은 이 묘를 돌아가도록 안내를 한다. 추석 나들이 여행객이 많다. 마애이불입상이 있는 용암사 가는 길은 들판을 지난다. 용미리가 가까워 공원묘지가 많아 성묘객 차량이 많다. 마애이불입상은 거대한 바위에 조각된 마애불로 사각모자를 쓴 여상과 둥근 모자를 쓴 남상은 쌍미륵불로 불린다.
고양시로 가는 고양관청길의 시작점에는 해음원지로 돌아가야 하는 길이다. 해음원지는 개경과 남경을 잇는 길에 있는 관료들과 백성들의 숙박지로 고려시대 호텔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지만 그 터가 잘 보존되고 있는데 규모가 상상외로 크고 넓은 것으로 보아 대단한 규모였다.
용미리 공동묘지에는 자손들이 다녀 간 흔적으로 떡과 과일이 그대로 남겨 두고 간 곳도 보인다. 산새나 산짐승의 먹이로 남겨 둔 듯하다. 고개를 넘어 서면 연산군 금표비를 지나면 대자산 숲길로 접어든다. 일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숲 속은 어둑어둑하다. 중남미 문화원을 지나오니 이내 고양향교로 오늘의 날머리 벽제관이다. 마지막길 1길 8.7km가 더 남아 있지만 일몰로 여기서 멈추어야겠다. 원 없이 종일 달린 하루였다. 길에는 이야기가 있고 그런 길을 찾아 달리는 맛도 솔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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