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경기옛길 평해길 3 ~ 1 코스 달려 125km 완주 본문
경기 옛길은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 선생의 역사지리서에 육대로로 한양에서 지방으로 가는 길이다. 6개의 길중에 강화길, 의주길을 완주했고 강릉으로 가는 평해길을 오늘 끝내기로 했다. 나머지 3개 길은 영남길, 삼남길, 경흥길이 남으니 절반을 끝내는 셈이다.
첫 추위가 강하게 오더니 오늘은 아침이 영하 1도로 한낮에는 7 ~ 8도로 올라 간다하니 겨울 날씨치곤 포근한 날이다. 지난번에 3길인 정약용길을 달렸지만 남은 길이 20km 남짓하여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한 평해 3길 정양용길을 다시 달리려고 운길산역에 내렸다.
뽀얀 무서리가 땅에 내려 쌀쌀한 아침이다. 이런날은 빨리 달려야 몸에 열이나 춥지 않다. 운길산역은 수종사와 운길산, 예봉산을 오를 수 있는 역이라 주말에는 산군으로 북적북적하는데 오늘은 평일이라 조용하다.
조안리를 지나 자전거길과 함께하는 길을 가볍게 달리니 입김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온다. 물고인 자전거길에 학교 가는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 보이는 학생 둘이 얼음에서 미끄럼을 타며 놀고 있다. "학교 안가?" 하니 "좀 놀다가요." 도회지 학생이라면 생각도 못할 일인데 여유가 있는 놀이에 나도 그 시절 겨울에는 학교가는 길에 얼음판에 놀기도 한 추억이 떠 오른다.
3km를 지나면 북한강변에 있는 능내역을 만났다. 중앙선 철길에 있던 작은 역으로 중앙선이 복선화 되면서 폐역이 되었고 자전거길이 생겨 레트로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가 되었다. '추억의 역전집'에서 가게 안에 피운 난로의 긴 연통으로 연기가 폴폴 풍겨 나오는 모습이 정겹다.
자그마한 언덕을 넘으면 만나는 마재마을은 실학자 정약용의 고향으로 전라도 유배가 풀리고 고향으로 돌아 와 여생을 보낸곳으로 지금 정약용유적지로 재탄생 했다. 그의 묘가 여기에 있고 다산 문학관과 실학박물관이 있다. 수원 화성을 쌓을 때 이용했다는 거중기도 여기에 있다.
강가에는 다산 생태공원이 있다. 찰랑찰랑 한강 수위가 높아 주변 경관이 뛰어 난 곳이다. 한강 언저리를 따라 돌아 나오면 능내 삼거리로 연꽃마을로 연결이 된다. 팔당댐으로 가는 북한강변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중 하나인 봉주르 카페가 여기에 있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이곳은 인생샷을 건지러 오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여행지다.
팔당으로 가는 길은 예전에 기차가 다니던 터널은 이제 자전거길이 되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팔당역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강의 풍경을 보면서 달릴 수 있어 눈이 즐거운 길이다. 팔당역에서 평해 3길 정약용길을 끝네고 2길인 미음나루길로 들어 섰다.
강폭이 넓은 길을 달리다 보면 자전거길과 잘 정비된 길은 건물에 막혀 부지 못한 길로 건너편 하남 조정경기장 맞은편이라 그간 수없이 지나도 만나지 못한 숨겨진 한강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변이라 전망이 좋은 곳에는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 잡고 있다.
시원스런 강변길을 겨울철 따스한 햇살 아래 달릴 수 있는 건 축복이다. 심심하지 않게 인근에 사는 분들이 산책을 나왔고 자전거도 지나 다니니 지루하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덕소역 앞을 지나고 삼패지구를 지나서 까끌막이 있는 고개를 넘으니 미음나루다. 2길의 종점은 왕숙천으로 거슬러 올라 세월교 앞에 있다.
남은 길은 평해1길은 망우왕숙길이다. 생태하천으로 조성된 왕숙천의 고수부지는 날씨가 화창한 날이라 파크골프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구리역 앞에서 점심식사로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구리전통시장을 지나 구리시청 앞으로 길은 이어진다. 시청앞으로 이문안 호수공원이 있어 여름철에는 시원하겠다.
시청 뒷길은 서울시와 경계로 망우산이다. 망우리 공동묘지로 유명한 곳으로 유관순 열사의 묘를 비롯하여 목마와 숙녀의 박인환, 안창호,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전환님 등이 이곳에 잠들어 계신다.
평해 1길의 종점은 딸기원이다. 6.25동란 이후 이곳에서 딸기농사를 지어 서울로 팔았는데 버스 정류장이 생기니 지명을 뭘로 할까 하는 차에 딸기밭이 많다고 딸기원이 지명이 되었다. 125km 평해길은 여기서 강원도 문막가는 고개인 솔치까지평해길을 끝냈다.
길은 강을 따라 이어지고 강은 산을 넘지 않고 산은 강을 막지 않고 서로 공존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리 서로을 인정하며 살길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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