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추억을 떠 올리는 경기옛길 의주길 1코스 벽제관길 본문
비가 내리고 나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가을이 너무 빨리 오려나. 쉬어 가는 날로 지난번 경기 옛길 중 남은 벽제관길을 걷기로 했다. 느긋이 출발해서 삼송역에서 출발했다. 삼송리도 역 주변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많이 발전을 했다. 서울 주변은 늘어 나는 게 아파트다.
벽제관길은 한양에서 북한 땅인 의주로 향하는 첫길이다. 예로부터 이 길은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을 배웅하고 중국에서 오는 사신을 영접하던 길이었다. 이 길의 중심인 벽제관은 중국에서 오는 사신이 도성으로 들어오기 전에 하룻밤을 쉬어 가더 곳이었다. 그 길의 시작은 삼송리역에 삼송리 벽화마을로 이어진다.
삼송리 벽화마을 지나면 장들 생태다리를 지난다. 길은 공릉천 상류를 따라 이어진다. 아직 농촌의 풍경이 살아 있는 공릉천이다. 다리 건너는 옛 시골풍경 그대로다. 덕명교는 이곳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릉천에 다리를 세웠다는 덕명교비를 지난다. 이곳에서 벽제관길 스탬프를 찍고 공릉천을 따라가는 길이다. 달리기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은 길이다.
요즘 어디를 가나 하천을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이 되어 있다. 수질도 제법 깨끗하다. 이런 생태하천이 잘 보전되면 좋겠다. 가을바람이 있어 걸어도 땀이 나지 않는 걷기 좋은 날이다. 달릴 때는 길만 보고 가지만 걷기는 늦음 만큼 꼼꼼히 보고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갖는다.
왜가리도 물오리도 물가에서 날개짓을 한다. 먹잇감이 있으니 새들도 찾아오는 게다. 길가 들깨가 누렇게 익어 간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란 게 실감 난다. 벽제관길은 큰 도로를 버리고 주로 하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차로 슝 하고 지나면 보지 못할 지역을 찬찬히 볼 수 있다.
그간 넘 빠름 빠름으로 살아온 것 같다. 빠르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생각의 시간은 빠름보다. 한 걸음 물러 봐도 좋다. 인디언은 말을 타고 달릴 때 뒤를 돌아 본다고 한다.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 봐 기다려 준단다.
가끔은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고양시에 벽제관지가 오늘의 종점이다. 예전엔 고양에서 중심지였지만 일산 신도시가 발전하면서 뒤쳐진 지역이 되었다. 아직 정감이 있는 고양은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벽제관은 예전 역관이 있던 곳으로 의주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역관이다. 지금은 옛 터만 남아 있다.
가을이 깊은 날 의미 있는 하루였다. 가끔은 이런 길을 걸어야겠다. 하늘이 높고 푸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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