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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역사공부하며 지난 경기옛길 경흥길 1 ~ 4길 본문

국내 걷기여행/경기옛길

역사공부하며 지난 경기옛길 경흥길 1 ~ 4길

산달림 2023. 12. 14. 21:52

경기 옛길 경흥길 표시 리본

 

경기옛길 중 평해길을 끝내니 6개의 길중에 3개의 길을 끝냈다. 다음 길은 경흥길을 걷기로 했다. 경흥길은 한양과 동북지방을 연결하는 길로 태봉을 세운 궁예가 지나던 길이고 고려 때 여진족의 칩입으로 윤관장군이 출전한 길이며 세종 때 6진 개척과 현대에 6.25 한국전 때 북한국이 이 길로 남침을 한 길이기도 하다.

또한 이 길에는 누원점과 송우장에는 북쪽 상인들이 건어물과 삼베, 미곡, 약재, 건과 등이 한양으로 들어오는 교역의 길이며 동해에서 잡은 명태가 북어, 황태가 주요 거래품목이었다.

 

망월사역 5번 출구 앞에 자리한 경흥길 스템프 함

 

원도봉 자락 막걸리집의 막걸리 병



이 길의 시작은 망월사역이다. 북한산 둘레길과 같이 의정부역까지 가는 길에는 용이 되돌아오는 절 회룡사가 있다. 태종과 갈등으로 함흥에 내려가 있던 태조가 아들 태종의 간곡한 청을 받아들여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왕사인 무학대사를 만나 이곳에서 며칠 묵은 곳으로 이번길의 문화유산 방문지라 들렸다. 가는 길에 직동체육공원을 지나면 의정부역 앞이 1길인 사패산길이 끝난다. 산길이 대부분이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계단을 많이 설치하여 계단 뛰기 훈련을 제대로 한 것 같다.

 

문화유산 스템프 인증을 위해 들린 회룡사
사패산길의 안내표지와 정휘옹주와 유정랑의 이야기 안내판


2길인 천보산길은 의정부역에서 축석고개까지 10km 길이다. 조선시대 최고의결기관이 의정부다. 그 유래는 태종의 간곡함에 함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의정부에서 며칠 머물렀을 때 조정대신들이 찾아가 국정을 논의하면서 의정부가 최고의결 기구가 되었다. 조선시대 최초 의결기구는 의정부다.

 

의정부 역 앞의 안중근 의사 동상
의정부 역 5번 출구 앞의 천보산길 안내판


의정부 중심가를 벗어나서 천변을 잠시 달리다가 천보산 자락 산허리를 달린다. 천보산은 하늘아래 가장 보배로운 산이란 이름이다. 초입에 기구한 삶을 살다가 간 의순공주 족두리 묘가 있다. 효종 때 청나라로 불모로 강제 혼인을 하러 가던 길에 정조를 지키려고 낭떠러지에서 자결하였고 공주의 시신은 찾지 못하고 족두리만 찾아 와 장사 지냈다는 사연이 있는 묘다.

 

 

의정부 소풍기로가 함께 가는 천보산길
선조의 7번째 아들 인성군 묘


이 길은 또한 의정부의 대표적 시인 천상병 님의 '귀천' 시에서 따온 단어 '소풍'에서 소풍길로 부르고 있다. 시인은 마지막 삶을 의정부 장암동에서 타계하셨다. 소풍길과 천보산 길은 함께 가는 구간이다. 축석고개 앞에 새로이 자일동 산림욕장을 조성하고 있고 충혼탑을 지나면 축석 삼거리에서 2길이 끝난다.

 

자일동 산림욕장과 약수터
축석고개 호국로


3길인 축석고갯길은 여기서 천보산 등줄기를 타고 소흘행정복지센터까지 8.5km로 대부분 산길이다. 스템프함 옆에 시커멓고 큼직한 바위가 있다. 축석고개와 범바위의 얽힌 사연이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 중기에 포천 어룡동에 살던 오백주(吳伯周)라는 사람이 부친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영약을 찾아다니다가 산삼을 석청에 재어 복용해야 병이 나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에 산삼과 석청을 찾아 헤매다가 어느 날 밤 고개에서 호랑이와 마주치게 되었다. 이에 그 자리에 엎드려 아버지의 병에 쓸 약을 구하게 해달라며 밤새 빌었는데, 다음날 아침 고개를 들어보니 호랑이는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놀랍게도 그 바위 근처에서 산삼과 석청을 구해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 있었다. 그 일 이후 오백주가 바위에게 밤새 빈 그 고개에 축석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3길 시작점인 축석고갯길
축석고개의 범바위와 천보산 자연 휴양림 가는 길 안내 표지

 

그새 점심때가 되어 45년 전통 짬뽕 전문점에서 짬뽕을 주문했다. 매운맛을 싫어하여 맵지 않는 맛을 주문해도 국물을 매웠다. 짱뽕맛은 좋아는데 매운맛을 즐기는 분은 무난하겠다. 이제 바로 산길을 달린다. 산길은 평지와 달라 힘들고 속도가 나지 않는다. 산능선을 따라 오른쪽은 포천, 왼쪽은 양주다. 소요산역까지 다니는 전철이 있는 양주는 포천보다 아파트가 훨씬 많다. 도시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모여 산다.

 

겸손의 나무 누구나 허리를 숙여 지난다.
왕방지맥길인 축석고갯길


길을 막고 있는 소나무가 있다. 이름표를 달았는데 '겸손의 나무'란 이름을 가졌다. 여기는 누구든 허리를 굽히고 지나야 한다. 나무는 곳게 자라는데 어찌하여 굽었까? 누가 이름 한번 잘 지었다. 이 길은 포전 둘레길과 함께하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진행하면 천보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이다. 

 

경기도를 관통하는 거대한 지맥 천보산맥의 어하고개


바위가 있어 안전을 위하여 설치한 로프길 바위 위로 가는 바윗길도 있다. 능선의 가장 낮은 곳에 어하고개가 있다. 생태 통로를 만들어 위로 지나갈 수 있고 포천과 양주를 잇는 고개다. 천보산 자연휴양림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꺾어 소흘읍으로 가는 길에 소흘체육공원을 지난다. 인조구장과 국제표준규격의 인공암장이 설치되어 있다. 웬만한 읍단위에서 이 정도면 훌륭한 체육공원이다. 소흘읍은 포천에서 꽤나 큰 읍으로 송우리가 소흘읍으로 같은 곳이다. 이곳 주변에 작은 공장이 많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곳으로 소흘읍을 빠져 나갈 때 외국인 식품점과 음식점이 많이 눈에 띄인다.

 

4길인 파발막길 스템프는 달리는 파발말이 세겨져 있다.
소흘읍 행정복지센터의 4길 시작점



경흥길 4길인 파발막길은 소흘읍 행정복지센터에서 포천시청까지 11.2km로 달리기 좋은 포천천을 따라가는 길이다. 지금까지는 산길을 달려다면 이제는 하천길을 달린다. 축석고개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포천천을 따라 한탄강으로 흐른다. 수질을 그닥 깨끗허지 않지만 왜가리와 오리떼들이 자맥질을 하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포천천을 따라 자전거 길과 보행자 길이 있어 마지막 길은 제대로 달려서 포천시청을 지나 포천 터미널이 종점이다.

 

포천천을 따라 가는 파발막길
포천천의 물계단


오늘 달린 경흥길은 영토의 개척이자 국경분쟁의 지역인 함경도로 연결되는 길로 전쟁을 하기 위해 이용했던 길이고 외적의 침입이 잣은 길이기도 하다. 그 길을 달리면서 그들의 애환을 생각해 보며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부지런히 달렸지만 요즘 동지로 가는 때라 해가 짧아 다음 길을 갈 시간이 부족해 북쪽으로 달리는 나머지 길은 다음으로 기약을 하고 왔던 길을 버스로 돌아왔다. 달릴 수 있기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