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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한여름에 백두대간 추풍령에서 우두령 24km 산행 본문
오랜만에 떠나는 백두대간 무박 산행이다. 조지아 트레킹을 하면서 국내 산행을 많이 생각했다. 지리종주, 설악산행도 여름산행으로 점찍어 두었다. 그간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장거리 산행이 좋은 훈련이다. 전날 11시에 시청 앞을 출발해 금강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추풍령에 도착해도 너무 일러 1시간을 더 차에서 눈을 붙였다가 새벽 3시에 차에서 내렸다.
산골의 새벽은 고요하고 선선하고 풀냄새가 좋다. 이마에 헤드랜턴을 켜고 출발이다. 그간 무성히 자란 풀이 숲을 이루어 초입을 찾기가 만만찮다. Gps를 켜고 잠시 가사덤불도 헤치고 나오니 대간길이다. 예전엔 5만 분의 1 지도로 독도 길 찾기를 하였으니 다녔으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눌의산까지는 줄곳 오름길이다. 등부터 땀으로 젖어 오더니 이마에 흐른 땀이 줄줄 흐른다. 여름 산은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여 체지방 빼는 데는 딱이지만 오르막은 늘 숨이 찬다.
야간 산행은 랜턴이 비추는 길만 보며 걸으면 집중이 된다. 이런 새벽 걷기도 좋다. 오늘은 일찍 시작했으니 무척 긴 하루를 보낼 것 같다. 눌의산 정상에서 한숨 돌리고 내려다보는 김천시가 야경이 고즈넉하다. 길은 장군봉으로 이어진다. 그새 두어 시간 걸었더니 사방이 밝아 온다. 밝으니 한결 걷기가 좋다. 가성산은 729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오르막의 연속이다.
산은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길 반복한다. 여름 산은 풀과 잡목이 금세 자라 길을 덮어 버린다. 흐린 날씨가 후덥지근하니 자꾸만 물이 땡긴다. 2L의 물을 준비했지만 긴 산행 거리를 생각하면 물부족이 예상된다.
괘방령은 영남의 유생들이 과서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이었다. 추풍령 길이 가깝지만 추풍령은 추풍낙엽 같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굳이 괘방령을 통해 항양으로 향했단다. 그때나 지금이나 운을 기대하는 건 변함이 없다. 그래서 장원급재길이란 이름을 붙여 조형물도 만들고 정자도 새로 지어 놓았다.
이제 직지사를 품고 있는 황악산까지는 줄곳 오르막 길이다. 거대 사찰이 있어 산객이 많이 찾으니 산길은 이전 길보다 훨씬 잘 정리되어 있고 쉼터도 여러 개 만들어 놓았다. 오름길에는 하늘나리가 주홍색을 띠며 풀숲에 자트를 뽐낸다. 하늘을 보고 꽃을 피운다 하여 하늘나리라 부른다.
그 옆에는 참나리는 꽃의 여왕답게 더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래도 나는 하늘나리에 눈길이 더 간다. 나리꽃은 어디서나 잘 가꾸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황악산 아래 풀밭은 야생화가 많이 폈다. 1,111m 황악산의 높이다. 어찌 이리도 1로 가득한 높이를 가졌는지 신기한 숫자다. 빼빼로 봉이라 부르는 이유다. 그간 더워서 아끼지 않고 물을 마셨더니 남은 물이 0.5L 밖에 남지 않았다. 갈길이 먼데 후반엔 갈증이 심할 것 같다.
형제봉을 지나니 바람재로 내려선다. 내려가는 건 좋지만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야 하는 게 산이다. 그렇게 산은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다. 바람재는 나무사이로 부는 바람이 선하다. 그늘에 쉬면 시원하지만 산행은 쉬는 만큼 시간만 가지 누가 데려가 주질 않는다. 온전히 내 발로 걸어야 하는 게 산행이다.
여정봉 오름길에서 한 번 더 땀을 흘리고 나니 갈증이 심하다. 입술만 축이고 길을 재촉했다. 마지막 봉인 삼성산이다. 산행은 시작할 때는 오름길을 올라야 하니 힘들고 식사를 하고 나면 배가 불러 힘들고 후반에는 많이 걸어 힘이 드는데 오늘은 더운 날씨로 물이 부족해 더 힘든 산행이 되었다. 오직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오르고 걷고 버티다 보니 오늘산행의 종점인 우두령 생태 다리가 보인다. 살았다 싶다. 능선상이라 마땅히 씻을 개울이 없다. 옷은 그냥 그늘에서 쉬다 보니 말랐다.
상촌면 소재지에 나오 막걸리 맛이 좋은 걸 보니 땀을 많이 흘린 것 같다. 그간 쌓인 노폐물을 쫙 뺏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물한계곡 상류에서 흐르는 냇가에서 물놀이하고 버스에 오르니 절로 잠이 온다. 긴 하루와 빡센 하루를 보낸 여름날이었다. 운동 제대로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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