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경기옛길 봉화길 6, 7길 골내근길과 세종효종길 본문

경기옛길 봉화길 6~7길로 나섰다. 신논현과 판교에서 환승을 하고 경강선 부발역에 도착하니 8시가 되었다. 봉화길 6길인 골내근길은 부발역에서 출발이다. 들판에 덩그러니 역을 지어 주변에는 식당이나 편의점은 없고 골내근길은 여주들판을 지나는 길이라 편의점 하나 없는 길이다. 부발읍내로 들어가야 식당과 편의점이 있다.
6길인 골내근길은 죽당천을 따라 진행하다가 여주들판길로 접어든다. 아침햇살에 이슬이 반짝인다. 들판길을 걷고 달리면서 바람 소리, 발자국 소리, 풀벌레 소리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벌써 벼를 벤 논에는 새로 돋은 싹이 한 뼘이나 자랐다. 동남아시아 지역이면 이모작을 할 게다. 임금님 표 여주쌀은 여기 들판에서 생산되는 쌀이다. 다음 정거장인 세종대왕릉역으로 가는 철길 아래를 따라간다. 들길을 가볍게 달리는 맛도 속도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니 편하다.

3km쯤 지나니 들판 입구마을인 수정마을 회관 앞에 6구간 스탬프함이 있다. 이번 구간에는 이런 마을도 거의 없이 들판만 달리는 길이다. 수정교회의 십자가와 주황색 지붕이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가을 하늘이 푸르니 자연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골내근은 고구려시대 불렀던 여주의 최초지명이란 안내글이 있다. 이곳 일대가 남한강을 중심으로 벼농사 짓기 최적의 지역이라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이천, 여주의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수려선(수원 ~ 여주) 협궤철로로 쌀을 인천으로 수송했다고 한다. 국내 먹을 쌀도 부족한 시기에 쌀을 수탈했으니 민초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 먹을 쌀을 구하기는 힘들었던 게다.
여주평야의 젖줄인 양화천 둑방길로 접어드니 쭉 뻗은 직선길에 원근감으로 보는 소실점이 보는 길이다. 그늘 한점 없는 이 둑방길은 한여름에 걷는다는 건 고문이지 싶다. 양화천은 제법 폭이 넓은 하천으로 왜가리가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바로 건너지 못해 매류천을 'ㄷ'자로 돌아오는 길이다.

용은교를 건너서 양화교 하류로 내려가니 방풍림으로 심은 소나무가 있는 게 유일한 그늘이다. 여기서 6길의 종점인 세종대왕릉역까지는 불과 1km 남짓하다 너무 늦게 있는 쉼터다. 골내근길을 마치고 바로 다음길인 세종효종길로 들어섰다.
봉화길 6, 7길은 편의점과 식당이 없어 물과 도시락, 간식을 준비하지 않으면 걸을 수 없는 길이다. 세종대왕릉역도 주변에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다. 바로 걸어서 영릉으로 가는 길러 접아 들면 여주 여강길과 함께 한다. 아직 역사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 너무 황량하다.

세종대왕릉역을 지나면 중부고속도로 굴다리를 건너서 진행하면 작은 마을을 지나서 이인손묘를 만난다. 묘역 앞에 한옥으로 된 큰 재실이 있다. 지나려는데 재실을 관리하는 분이 나오셔서 커피를 한잔하라고 하신다. 편의점도 없어 쉴 겸 이인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은 세조대 우의정까지 오른 분으로 지금의 영릉에 묘가 있었는데 예종 때 세종의 묘를 이장하려고 물색하던 중 이곳 영릉이 명당이라 하여 이인손의 묘를 이곳으로 이장하고 지금 영릉에 세종의 묘를 써서 영릉이 되었단다. 왕권시대에 왕이 최고니 왕명을 거역할 수는 없었을게다. 이인손 묘역도 무척 컸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걸어서 영릉가는 길은 도저히 걸어서 갈 수 없는 길을 표시판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4km가 넘은 산길과 들길과 아스팔트 길을 걸어갈 사람이 있을까 싶다. 영릉은 이미 다녀간 곳이라 지나서 세종신림욕장으로 향했다. 산림욕장 입구에 제7길 세종효종길의 스탬프함이 있다. 스탬프를 찍으면 잠시 쉬고 정상인 팔각정으로 올라가는 길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불편하다. 팔강정에서 내려다보는 여주 여강이 파란 하늘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파란색이다. 하늘 파랑 강 파랑이다.


잠시 여강을 따라 충주로 가는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함께 가다가 대로사로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대로사는 조선의 꼰대 우암 송시열을 제향 하기 위해 지은 사당이다. 들어 서니 한옥기와집이 여러 채가 있고 '강한사'라 개칭한 편액도 걸려 있다.

여주의 전통시장인 한글시장을 돌아 보지만 요즘 전통시장에는 특색이 없고 천편일률적인 품목에 식상해진다. 마침 점심때도 되고 해서 이곳에 맛집인 '마당집추어탕'을 찾았다. 여행에 맛집이 빠지면 섭섭하다.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과 KBS 6시 내 고향 '고향가게'로 소개된 식당이다. 통, 갈은 추어는 선택이고 1인분도 무쇠솥에 담아 나와 끓여 먹는다. 국물맛이 진하게 느껴지고 밑반찬인 무김치와 배추김치도 잘 숙성되어 깊은 맛이 느껴졌다. 추어에 밀가루 수제비도 있는 게 특별한 맛이 느껴졌다. 손님도 대부분 복장을 보니 이곳 여주분이 많고 그릇을 준비해서 테이크 아웃 하는 분이 많았다. 가격은 일만이천 원이고 테이크 아웃은 일만 원이었다.

이제 남은 거리는 2km 남짓하니 여주시를 흐르는 소양천을 따라 달리면 된다. 1시를 넘긴 여주의 낮은 30도가 넘는 쨍쨍 햇볕을 받으며 달리니 다시 땀이 줄줄 흐른다. 아직 여름의 열기가 많이 남아 있다. 이제 7길까지 끝냈으니 한 번만 더 가면 8, 9길을 끝내고 봉화길 전구간을 끝내게 된다. 시작이 힘들지 시작만 하면 끝이 있다. 도전하는 게 젊게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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