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경기옛길 봉화길 4, 5길 곤지암바위길과 남천주길 본문
가을날씨에는 도심을 벗어나고 싶다. 풍요와 결실의 가을은 산과 들에는 수확을 앞두고 있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눈으로 살펴보고 싶다. 9호선 첫 전철을 타고 신논현과 판교에서 환승하여 곤지암역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다. 배낭을 챙기고 출발할 때는 쌀쌀함이 느껴진다.
곤지암의 어원은 이 마을 뒷산에 연못이 있었는데 뫼 곤(崑), 못 지(池), 바위 암(巖) 자를 써서 곤지암으로 유래되었다. 이 일대가 교통의 요충지라 지나는 사람이 많아 주막촌이 들어서고 오일장이 서면서 더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봉현마을로 가는 길은 공사구간이 많아 달리기가 어렵다. 길 찾기가 힘드니 속도감이 없다. 곤지암천 상류 계곡물은 며칠 전 내린 비로 깊은 산속물 같이 맑고 깨끗하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가 수확을 기다리는데 바람에 넘어진 벼도 가끔 보인다. 농부님이 속상하겠다.
봉현정은 이곳 마을의 성황당으로 여름철엔 그늘이 좋아 쉼터로 이용되는 곳으로 봉화길 4길의 스탬프함이 설치되어 있다. 잠시 길을 멈추고 쉬었다 간다. 길은 급히 우측으로 꺾어 3번 국도 육교를 지난다. 겨울에 눈이 오면 통제되는 길을 언덕훈련한다고 기를 쓰고 올랐다. 가끔 잘 익은 알밤이 바닥에 나뒹군다. 고개를 넘으면 동원대교로 학생들이 막 등교를 하고 있다.
산중턱에 자리한 대학으로 곤지암바위길은 대학정문을 들어가서 우측으로 꺾어진다. 내리막 길을 서둘러 내려가면 이천의병기념비가 있다. 이곳에서 두 번째 스탬프를 찍었다. 육각정자가 있고 앞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있어 쉬어 가기 좋은 장소다. 유명한 칼국수 집을 지나서 마을길의 아직도 피지 않은 해바라기 길을 지나면 앞으로 신둔도예촌역이 보인다. 이곳이 4길의 종점인 신둔도예촌역이다.
이곳에서 부발역까지 16km를 더 가야하는 제5길인 남천주길의 시작이다. 2시간을 걷뛰를 했으니 아직 시간은 넉넉하다. 남천주길은 이천의 진산 설봉산을 넘는 길이다. 이천하면 도예가들이 이곳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 사기막골 도예촌으로 가는 길에는 이천 쌀밥집이 무척 크게 영업을 한다. 이천 쌀밥 정식이 1인분에 만팔천원선이다.
쌀밥거리를 지나면 시기막골 도예촌이다. 이 골짜기는 죄다 도자기를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오른쪽 산중턱에는 한국국제예술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주로 음악 쪽을 배우는 학교인 것 같다. 이 골짜기 끝으로 올라가면 설봉산 자락이다. 가파른 능선에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 길이다. 지난번 비오고 바람이 불때 넘진 참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있다.절로 숨이 가빠지는 길이다.
산정까지 올라 서니 설봉산은 제5길 남천주길에서 100m가 떨어져 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긴 섭섭하지. 젭 싸게 올라가니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이천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새 이천시내도 많이 커졌다. 내리막길은 설봉공원으로 가는 길로 설봉산성을 거쳐서 내려간다.
예로부터 이천은 비옥한 토지로 고구려, 신라, 백제가 점령한 지역으로 앞다투어 탐내던 그런 땅이었다. 일제강점기 때도 수원에서 여주까지 협궤열차가 다니던 철로가 있었다. 이 철길은 이천, 여주의 쌀을 인천항으로 싣고 가기 위한 수탈의 철로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설봉산성은 삼국시대 이곳을 지키려는 성이었다.
하산길은 설봉공원으로 이어지고 이천 관광안내소 앞에 스탬프 함이 있다. 여기서 꽝 스탬프를 찍고 설봉저수지를 돌아 애련정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이천 시내를 지난다. 애련정은 안흥지 연못의 가운데 지은 정자로 신숙주가 붙인 이름으로 알려져 있고 주변의 호수인 안흥지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녹조류가 발생해 수질 정화작업을 하는 보트가 열일을 하고 있다.
주변에는 49층 초고층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다. 여기가 송도야! 복하천을 따라 달리면 복하천교는 길이가 200m나 되는 복하천을 지난다. 길을 다시 중리천을 따라 진행한다. 농로에 딸린 수로에 흐르는 물이 강원도 산골물 만큼 맑다. 괜시리 내 마음도 맑아진다. 하천에는 갈대가 숲을 이루고 바람에 날린다. 가을의 풍경이다. 넓은 대로 옆을 달리면 하이트 맥주 이천공장 앞을 지난다.
신하리 마을을 돌아 언덕을 넘으니 경강선 부발역이 보인다. 나란히 철길을 따라 이천 농로를 달려 부발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철길과 전철이 모두 정차하는 역이다. 시간상으로는 다음구간까지 진행을 해도 되는 시간이지만 주변에 달랑 역사만 있고 상가가 없어 식당을 찾기가 힘든다. 다음 구간을 들길을 걷는 길이라 역시 편의점도 없단다. 아쉽지만 여기서 멈춰야 겠다. 내일도 시간이 있는 시간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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