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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한 여름이 경기옛길 봉화길 제2길 한양삼십리길 본문
폭염의 여름이 지나고 조석으로는 찬바람이 느껴진다. 지난번 덕풍천길을 걷고 제2길을 이어보기로 했다. 경기옛길 봉화길은 한양삼십리길은 난이도 최상으로 4개의 고개를 넘는 길로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경기광주역까지 19km의 길이다.
더위를 생각하여 5시 37분 9호선 첫 전철을 타고 석촌역에서 환승하여 남한산성입구역에서 내려 김밥 한 줄을 사서 9번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에 도착하니 7시 10분으로 1시간 반이 걸렸다.
한양삼십리 길은 검단산으로 향한다. 군부대가 있는 길로 차량은 통제하고 보행자는 출입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까끌막길을 올라간다. 몸도 굳어 있고 더위를 생각해 물도 두통이나 챙기고 사과도 2개를 넣었더니 묵직해 뛰기가 힘들어 걷뛰를 했다.
검단산은 하남에도 있지만 이 산과는 동명으로 별개의 산이다. 검단산 정상 앞에서 크게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초장부터 큰 고개 하나를 넘었다. 출발할 때 24도의 기온에도 벌써 상의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헬기장에서 능선길로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족두리 바위가 있다. 이 길에는 이런 스토리텔링의 안내판이 너무 많아 처음엔 호기심에 읽다가 억지가 있는 것 같아 흥미가 떨어졌다. 산길을 벗어나니 민가를 지난다.
회심고개를 올라가는 길에는 솟대가 세워져 있고 돌탑을 두 개를 쌓아 놓았다. 이 고개는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길로 낙방한 선비가 여비가 떨어지자 이 고개에서 산적이 되었다가 붉은 옷을 벗고 산적 생활을 툭툭 털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고개란다.
내려서면 불당리로 불심이 가득한 마을이다. 연자방아가 있고 한양삼십리길 인증 스탬프를 찍는 곳이다. 아침 산책을 나온 아주머니가 대형견을 두 마리나 몰고 나왔다. 한 마리는 목줄이 있지만 한 마리는 없다. 지난번 조지아 여행 중에 개에게 물려 고생한 적이 있어 조심스럽다. 뛰지 않고 서서 주시하고 지나가길 기다렸다. 개는 주인에게는 복종을 하지만 타인은 모두 적으로 본다.
다섯 그루 소원 나무가 있는 곳이다.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면서 한 그루씩 심었다는데 5그루를 심었다니 5년은 지났겠다. 그분의 소원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연자 소나무 숲은 그늘이 좋은 길이다.
용트림나무는 소나무가 비틀어져 있는 소나무로 능선에 비바람으로 나무가 비틀림이 생겨 마치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길 포장도로를 달려 오르는 길에는 더위가 한풀 꺾이니 텃밭에 김장배추를 심을 모종을 손질하고 있다. 겨울나기 김장 준비는 배추심기에서 시작이 된다.
마지막 고개인 세오고개 오르는 길이다. 광주로 넘어가는 길로 조선시대에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관원이 여기에서 자고 가는 국영 숙박시설인 원이 있었던 곳으로 역(驛)의 기능을 했던 곳이다. 고개 내리막길에는 이곳 주민들의 맨발 걷기 길이다. 돌이 많은 길에 어르신이 대수롭지 않게 잘 걷는다.
'아프지 않으세요?'
'이제 숙달이 되어 괜찮아요.'
'몸이 많아 좋아 지셨겠네요?'
'그럼요'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맨발 걷기 열풍이 이곳에도 전해졌다.
그 흙길을 매일 비질을 하여 말끔하다. 길의 끝에는 더위를 피해 그늘에 쉬고 계시는 어르신들이다. 두 주먹 만한 애견이 열심히 짖기에
'왜? 이리 짖어요'
'애도 개잖아요. 짖지 않으면 개가 아니죠.'
그러고 보니 그렇다. 제는 개지? 작지만.
긴 산길이 끝나나 광주 한옥마을이다. 기와집이 어우러진 민속마을 분위기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예스러움을 간직한 마을이다. 이제부터 햇볕을 그대로 받고 가야 하는 아스팔트길이다. 많은 도보여행자들이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해 모란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아직 경기광주역까지는 5.3km가 남았다. 오늘 햇볕 달리기 제대로 하겠다. 밀양박씨 제실을 지나면 제창교에서 묵현천으로 접어든다. 산을 달리며 준비한 물이 바닥이 나서 건너편 청년마트에 들려 이온음료를 큰 놈으로 한통 샀다. 물병 2개를 채우고 남은 건 단숨에 마셨다.
빈통을 어디 버리까 하고 찾다 보니 목현천 놀이터 화장실 옆에 쓰레기통이 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화장실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마시는 만큼 땀을 배출되니 화장실 갈 일이 없었다. 화장실은 천국이었고 잘 관리되고 있었다. 빵빵한 에어컨에 이곳이 웬만한 카페보다 낫다. 어찌나 시원하던지 한참 동안 체온을 식히고 길을 나섰다.
묵현천을 따라 달리는 길은 이곳 주민들의 산책로로 양산을 쓴 분들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내려 쬐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경안천 하류로 내려오니 더운 날이라고 분수대의 물줄기기는 보기도 시원하고 맞으면 더 시원하다. 잠시 다리아래 그늘을 지날 때는 여기가 천국이다 싶다.
목현천이 끝나고 경안천으로 접어드니 강폭이 한층 넓어진다. 이제 경기광주역이 가깝다. 청석공원을 지나니 멀리 경강선 전철이 보인다. 걷지 말고 달려서 도착한 곳은 경기광주역이었다. 소나무 그늘에서 양발까지 벗고 젖은 옷을 말리고 곤지암역까지 가는 3길을 갈까 생각하다가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지만 오후의 열기는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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