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024 강남 국제평화마라톤 풀코스 330달성 본문
대회에 참가하는 것 만큼 좋은 훈련을 없다. 메인대회를 준비하면서 미리 달려보는 강남국제평화마라톤대회다. 집에서 급행 전철로 한방에 가는 편리함도 있다. 축제 같은 대회 분위기로 인기가 있는 대회라 참가부터 쉽지 않았지만 용케 접수를 했다.
8,000명이 봉은로를 가득 채우는 지금 마라톤 붐 시대다. 마라톤 명 사회자 배동성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달림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다. 이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강남 명장 세프들이 현상에서 조리하는 음식을 4,000원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9시 출발 때 기온은 16도로 달릴 만 하지만 20도까지 올라가는 기온을 생각하면 더운 날이다. 9시 정각 풀코스 A조부터 출발이다. 달리면서 고프로로 동영상을 찍으려고 허리에 고프로와 베터리 3개를 챙겨 출발모습을 담으려고 버튼을 누르니 촬영이 되지 않는다. 확인해 보니 지난주 속리산 둘레길 걸으면서 동영상을 찍고 컴에 옮기면서 SD메모리를 다시 끼는걸 깜박했다. 이제 정신도 깜박깜박한다. 어디 맡기때도 없어 허리에 차고 달려야 했다. 파워겔 3개에 고프로까지 차고 달렸다. 뒤쪽에서 출발했더니 한강으로 내려가는 급 경사길에서 정체현상이 발생한다. 철원에서 된통 당하고 나서 예상기록이 예매하여 달리면서 정하기로 했다.
330 노란 풍선이 앞서 가는데 뒤따르는 러너들이 많아 좁은 주로가 꽉 찬다. 호흡도 다리도 괜찮은 것 같아 일단 편히 달리기 위해 앞서 나갔다. 주로가 복잡지 않아 좋고 나만의 페이스로 달릴 수 있어 좋다. 이제 호흡만으로 대충 속도는 예상이된다.
양재천을 따라 7km 올라가서 건너편 길로 돌아오는 길이다. 추월해 가던 말던 오지 나만의 페이스만 지켰다. 여성 런너가 기를 쓰고 달리는 걸 보지만 끝까지 달릴 수는 없을 게다. 물 흐르듯 달리는 게 330 주변 기록자들의 정답이 아닐까 생각했다. 달리다 보면 페이스가 맞는 런너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런닝아카데미 복장을 한 분과 함께 했다. 12km 지점에서 탄천으로 올라간다. 조그만 더 오르면 하프주자는 돌아간다. 선두 2분의 각축이 치열하다. 하프주자가 돌아가고 나니 주로가 정리가 된다.
양재천이 달리기 좋았던 게 그늘이 있어 덥지 않게 달렸지만 탄천길은 앞으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달린다. 덥다는 느낌에 2.5km 급수대 마다 꼬박꼬박 물과 이온음료를 챙겨 마셨다. 20도는 금방 올라간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력소모가 커진다. 한두 분 추월해 가는 분이 있었지만 추월하는 수가 많다. 이는 속도가 밀리지 않다는 것이다.
21km 전에 선두주자는 23.7km쯤에 있는 반환점을 돌아온다. 곧이어 노란 서브 3 풍선 뒤로 한 무리의 런너들이 달려온다. 서브 3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여수대교에서 반환하고 돌아오는 길은 이제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그간 장거리 훈련부족으로 27km를 지나면서 피로가 몰려왔다. 여기서 무너지면 330은 물 건너갈 것 같아 앞서 달리는 런너에 맞추어 따라 붙어달리니 달릴만하다. 30km 이후는 정신력이 크게 작용한다. 밀리지 말자고 되뇌며 달리니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가 된다.
서울동남권 물류단지 앞 30km를 지나면서 이제 페이스만 유지를 해도 330은 가능하다는 확신이 왔다. 이제 서서히 페이스가 떨어진 주자를 뒤로 보내면서 달리니 몸이 살아난다. 35km를 지나면 양재천과 합류부를 만난다. 한강을 만나면 38km니 이대로만 가면 330은 가능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39km로 접어 들어 달리는데 오른 허벅지가 꿈틀거린다. 쥐가 오기 전 전조증상이다. 일단 페이스를 늦추면서 보폭을 줄이고 핏지수를 높이면서 왼다리를 축으로 달렸다 제발 안정되기를 바라며 달리는데 이젠 왼다리에 쥐가 오려는 신호가 온다 40km 지점이다.
속도를 더 늦추고 달래면서 달려 3차 반환점을 돌았다. 조금 천천히 달렸더니 좀 회복되는 것 같아 살살 다리 증세를 살피며 속도를 457까지 올렸다. 그냥저냥 달릴만하다. 한창때는 이때가 가장 빨리는 달리는 구간이지만 이제는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시간의 무게는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 고비는 한강에서 봉은로까지 올라가는 급언덕이다. 여기서 급하게 오르려고 다리에 힘을 줬다간 바로 쥐가 오기에 천천히 올랐다. 언덕이 끝나면 바로 우회전하면 피니쉬라인이다. 힘주지 않고 편히 결승선을 통과하니 3:25:40이다. 출발 때 330과 340에서 많이 망설였는데 기대이상으로 선전 했다. 기온만 좀 더 내려가 땀만 적게 흘리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을 대회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좋았던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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