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340 페메로 달린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본문
2024 춘마는 좀 특별한 대회였다. 올해부터 춘천마라톤은 조기접수로 바뀌어 조지아 여행 중이라 해외에서 시간을 계산하여 접수를 시도를 하였지만 최종 결재가 되지 않아 결국 실패하였다. 귀국 후에 혹시나 추가 접수가 있을까 기다렸지만 없었다. 올해는 '가을의 전설'을 쓰지 못하나 할 때 홈피에서 페메 접수를 받는다는 소식에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발표일을 넘기고도 소식이 없어 틀렸나 할 때 페메 참가 문자가 왔다. 그렇게 어렵사리 올해도 춘천행 Itx청춘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용산역에서 6시 15분에 출발하는 열차는 달림이 전용열차 같다. 물안개가 자욱한 호반의 도시 춘천은 예년과 달리 춥지 않은 포근한 날이다. 운영본부를 찾아 340 페메 풍선과 간식을 지급받고 런닝셔츠에 고정을 했더니 영 불편해할 때 문경에서 오신 김 선생이 가슴에 묶으면 편하다 한다. 워밍업으로 공지천 뚝방에서 달릴 때는 풍선 적응 훈련을 했다. 지름 40cm 정도 되는 풍선은 공기의 저항이 있어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C그룹 출발도 첫 경험으로 4명이 340 페메지만 한분이 오지 않아 3명이 달려야 한다. C그룹은 풀코스 4시간 5분부터 기록소지자로 340을 뛰는 역량이 되는지 의심스럽긴 하다. 후미주자들과 함께 달리려고 그룹 뒤쪽에서 출발을 준비했다. 엘리트, A, B그룹이 출발하고 C그룹이 9시 10분이 넘어 출발을 한다. 출발부터 주로가 막혀 달릴 수가 없고 오르막 길이라 더욱 막힌다.
첫 1km 구간은 오르막 길과 막힌 길을 찾아 나가는라 546까지 늦추어 달려야 했다. 삼천사거리에서 600m U턴구간을 돌아 나오니 그제야 주로가 정리가 된다. 340 페메 한분은 앞서 가고 김*풍 님은 왕년에 섭 3 주자로 같이 주로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어 같이 달리기로 했다.
의암 1, 2, 3 터널을 지날 때는 소리를 지르며 축제 분위를 띄운다. 달려 내려서면 바로 의암댐인 8km 구간으로 신연교를 지난다. 올해도 삼악산은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산행을 왔다가 박수로 응원을 해 준다.
붕어섬 전에 10km 지점을 51:22에 통과하여 52분 목표시간에 38초 차이로 초반 페이스가 잘 맞다. 페메는 빠르면 욕을 먹으니 속도를 제어하는 게 힘들었다. 매 km마다 균등하게 달릴 수 없는 게 춘천코스는 없는 듯하면서도 짧게 보면 언덕과 내림이 많아 오름길에는 따라오질 못하니 페이스를 늦추어 줘야 따라붙는다.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거리를 생각하며 달려야 했다. 달리면서 마라톤 질문도 많아 일일이 달리면서 대답해 주는 게 쉽지는 않다.
급수대도 한꺼번에 대군이 몰리니 북새통으로 2 ~ 3초씩 밀리기도 한다. 12km쯤 지날 때는 예비신부신랑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달리는 이색적 모습도 만나 축하 덕담도 나누고 달렸다. 아마도 신부가 그걸 원했던것 같다. 17km 지점의 강원 애니고등학교 앞 300m 언덕은 524로 속도를 늦추어 달리면서 페이스를 조절하였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고프로를 찍으면서 달리다 보니 잠시만 페메 신분을 잊으면 절로 혼자 앞서 나가니 천천히 달리는 것도 힘든다.
20km 신매대교 초입은 1시간 44분대에 통과하니 기준보다 1분 30초 정도가 빠르다. 이렇게 미리 시간을 당겨놓지 않으면 24km 서상대교 오르막에서 기준 페이스로 가면 따라오질 못하니 미리 시간을 벌어 둬야 한다. 열열한 응원이 있는 신매대교는 마라톤 클럽의 가장 열띤 응원구간이다. 힘들어도 이 맛에 달리는 것이다. 가끔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신나게 축제를 즐기듯 달렸다. 하프지점을 1시간 48분에 통과했으니 3시간 39분대에 통과를 예상해 본다.
24km부터 시작되는 춘천댐까지는 춘천마라톤 코스에서 제일 힘들다는 오르막 길이다. 25km에서 파워젤을 받아 에너지를 보충하고 페이스를 늦추었다. 그래도 점점 떨어져 나가는 주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 마지막 28km 구간은 527까지 늦추고 춘천댐에 올라서서는 다시 페이스를 높여야 한다. 페메의 가장 큰 패착은 시간을 넘기는 것이다. 그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 숫자는 340이다.
30km로 접어들면서 점점 힘들어하고 앞서 가는 주자들이 별로 보이질 않고 계속 추월하며 달리는 것으로 보아 체력이 고갈 되어가는 주자가 많다. 용산리피암 1 터널 오르막 길 앞에서 런다의 절친인 종씨 진성환 님이 알아보고 반갑다고 격하게 환영해 준다. 김마동 응원을 와서 주로 급구담당을 하고 있다. 뭐라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고 콜라! 했더니 들고 따라와 컵을 건네어 주가 간다. 마라톤의 인연은 참으로 질기고 진한 정이 느껴진다.
이제 오르막은 없고 내리막 길이니 체력에 여유가 있는 분은 앞서 가라고 하니 두 분이 앞서 달려 나갔다. 그분 중 한 분은 4분 먼저 도착했고 한분은 오히려 4분 늦게 도착했다. 그건 주자 각자의 역량의 문제인 것 같다. 이제 남은거리 10km는 부담이 되지 않는 거리로 이런 펀런도 재미나는 달리기다. 여유로울 때는 좀 더 긴 영상을 찍으면 달리니 마치 Lsd 하는 기분도 든다. 춘천 시내로 접어들면서 점점 응원의 열기가 더한다. 달려오는 주자를 기다리며 하나마 올까? 하고 목을 빼고 기다린다.
29km를 지나면 소양2교로 접어든다. 이 다리에서 마라톤 동호인들의 응원과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사진작가가 잘 담을 수 있도록 주자 간에 겹치기 않도록 달리는 것도 요령이다.
기록만 목표로 달릴 때는 이런 건 신경도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마음이 여유로우면 생각이 많아진다. 소양2교를 지나면 바로 소양강처녀상이 반긴다. 올해도 운 좋게 그녀를 만났다. 반대쪽엔 춘천역이 있다.
40km 마지막 급수대에서 이제 8~9분만 달리면 된다고 힘을 넣어 준다. 고수들이나 통과할 시간이지만 이런 선의의 거짓말은 웃어 넘긴다. 이제 피니쉬 라인을 몇 분에 넘느냐가 속제다. 일찍 지나면 욕먹을 일이고 늦으면 페메로 실격이니 긴장을 하게 된다. 시계를 보아 가며 통과하니 3:39:09 정석으로 잘 달린 것 같다.
그간 수많은 대회에서 도움을 받고 달렸지만 2024 춘마에서는 페메가 되어 달려보니 달리미의 도우미로 달린다는 게 참 보람된 일이다. 때로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덕분에 잘 달리고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고 인사를 받을 때가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페메는 바닷가 등대 같은 직분인 것 같다. 그래서 2024 가을의 전설 춘마는 특별한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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