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2024 풀코스 마지막 대회 상주 곶감마라톤 대회 본문
올해 마지막 풀대회로 상주곶감마라톤 대회로 선정했다. 작년에는 이맘때 손기정풀코스를 뛰고 12월에 시즌마감에서 마감을 했다. 해마다 줄어드는 풀 코스대회는 손기정마라톤은 처음으로 하프대회로 바뀌고 시즌마감대회도 하프로 바꿨다. 서울에서 풀코스 마라톤대회가 많이 줄었다. 전마협의 시즌 최강전 마라톤대회도 없다.
멀지만 지방대회로 한 번도 참가하지 않은 상주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보은 누님댁에서 자고 1시간 전에 도착하니 주차전쟁이고 많은 분들이 상주에서 숙소를 이용한 분이 많다. 풀대회가 줄어 드니 멀리서 참가한 분도 있지만 인근 대구, 구미, 문경, 대전에서 온 분들이 많이 보인다. 마라톤 인구는 증가하고 대회는 줄어드니 참가자가 상주시민운동장을 가득 채운다.
출발 전 황영조 감독이 "마라톤 풀코스는 반환점까지 갈 때는 추월을 당하면서 달리고 반환점 이후는 추워하면서 달려야 한다. 그렇게 달리면 힘도 덜 들고 기록도 좋다." 어쩜 내 생각과 같음에 놀랐다. 상주 코스를 감안하면 그리 달려야겠다고 출발 대기할 때 중간쯤에 섰다.
하프, 풀코스 동시 출발로 주로가 가득 찬다. 출발 축포가 터져도 움직이지 않는다. 느긋하게 기다리며 대열이 움직일 때를 기다렸다가 서서히 움직임이 시작되자 대열에 묻혀 페이스 이어 갔다. 운동장을 벗어 나자 바로 내리막길이다. 이 길은 돌아올 때는 언덕 위에 운동장임을 확인해 둔다.
시내를 벗어나는 2km 까지는 힐업다운이 심하다. 지방대회는 대부분 그렇다. 상주코스는 14km, 돌아올 때는 28km 지점에 최고의 산 같은 고개를 2번 넘는다. 체력배분이 필요한 이유다.
10km 가는 길은 하프주자와 함께 달리니 주로가 복잡하고 그들과 함께 달리면 오버페이스가 될 것 같아 나만의 페이스로 달렸다. 달리는 런너들이 다들 젊고 초반의 기세가 대단하다. 하지만 끝까지 갈지는 달려 봐야 안다. 진정한 승부는 35km 이후다. 젊은 여성들의 파이팅도 대단하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잘도 달린다.
들판길을 달리고 마을 앞을 지날 때는 상주 곶감의 원료인 김이 붉게 익어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루고 붉게 물든 감잎이 나뒹군다. 오늘이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 있는 날이다. 내일은 영하의 날씨가 예보되어 있다. 젊음 혈기에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밀고 달리는 런너도 보인다.
10km를 지나고 하프런너가 없으니 갑자기 주로가 허전하다. 듬성듬성 달리는 주자가 보인다. 역시 지방대회에 풀코스 주자는 한계가 있다. 연이어 오른쪽으로 만나는 충의사는 임진왜란 때 상주성 탈환에 공이 있어 세운 사당이다.
힐업 다운이 많아 1km 구간의 의미는 별로 의미가 없는 기록이다. 최대의 고개는 경천대관광단지를 넘어가는 길이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경사가 가팔라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오르는 데 호흡이 거친 게 심박수가 최고로 오른다. 고개를 올라서면 내리막 길도 가파르다. 내리막 중간에 15km 급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돌아올 때 급수하고 오르는 게 걱정되는 지점이다.
내리막의 끝은 낙동강을 만나고 오른쪽으로 상주 자전거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부터 4대 강 종주 자전거길과 함께 한다. 이황, 정몽주, 이언적 등의 위폐를 봉안한 도남서원 앞을 지난다. 앞으로는 경천섬이 낙동강 중간에 있고 휴일을 맞아 탠트를 친 캠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상주보를 건너서 언덕길을 올라 낙동강을 따라 달리면 20km를 지났다. 도남서원 앞에서부터 여성주자와 함께 달렸는데 마라톤 경력이 있어 보이는 주자다. 때로는 앞서 달렸지만 먼저 치고 나가기도 했다. 반환점을 함께 돌았지만 언제까지 같이 달릴 수는 없지만 홀로 달리는 것보다 도움이 되었다. 1시간 40분에 통과하였으니 후반에 밀리면 330도 물거품이 되니 정신줄을 잡고 달렸다.
돌아오는 길은 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 길이다. 다행히 몸이 살아나니 330의 의지를 다짐하며 달리니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최대의 고비는 28km 지점에서 만나는 산을 넘는 것 같은 오르막이다. 코를 박고 오른다는 심정으로 오르니 태반은 걷는다.
그간 앞서 가던 러너를 뒤로 돌아 세우고 걷지 않고 고개를 넘었다. 길가 단풍이 진홍빛으로 만추의 가을을 알려 준다. 이제부터 눈에 보이는 런러는 뒤로 돌아 세우고 달렸다. 밀리지 않고 앞서면서 달리면 기가 살아 없던 힘도 솟는다. 젊은이들에 파이팅을 외치면서 스스로 힘을 얻으며 달렸다.
30km를 지나고 35km를 지나면서 시간을 확인해 보니 간당간당 330이 가능도 할 것 같다.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도전해 본다. 이럴 때는 없던 힘도 난다. 오르막길도 종반에 441까지 올라간다. 마지막은 상주시민운동장 앞 언덕이다. 여기서 여자 4위를 앞서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고 시계를 확인하니 간당간당 3:29:43! 그래 해냈다. 불가능하다고 포기했으면 오늘은 결코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을 달성했으니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줬다. 상주대회로 올해 풀코스는 끝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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