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가을날 한강 31km 장거리 달리기 본문
늦가을은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지난주는 Jtbc 풀코스를 달렸고 한 주전은 춘마를 달렸으니 연풀을 뛴 셈이다. 한주를 내장산, 무등산 산행을 하고 3일을 달려보니 몸이 많이 회복된 것 같다. 매주 한 번쯤은 장거리 달리기가 필요하다. 그간 편하게 지내려고 달리지 못했더니 대회에 나가보니 후반에 밀리는 게 표시가 난다. 노력도 하지 않고 좋은 열매는 결코 열리지 않는다.
9도로 달리기에 최적의 기온이다. 싱글렛을 입으려다 대회도 아닌데 너무 한 것 같아서 반팔을 입었다. 출발할 때는 딱 맞았지만 몸에 열이 나니 덥다. 아직은 싱글렛이 맞다. 런닝이 유행이라 한강길에는 달리는 크루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나이 든 어른보다 젊은이들이 열심이다. 재미없고 우직한 운동이라 한때는 괄시받던 런닝이 이제는 그 열기가 대단하다.
코로나 이전보다 50% 이상 대회 참가비가 올라도 빠른 시간 내에 참가마감이 된다. 좀 인기 있는 대회는 참가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참가자가 몰린다. 타이핑 동작이 느린 어르신들은 달리고 싶어도 참가신청을 하지 못해 대회에 나기자 못한다. 더러는 자녀에게 부탁해서 참가 신청을 했다고 한다.
여의도로 가는 길에는 오늘도 대회가 있다. 유니세프에서 주관하는 "Save Race 10km 마라톤 대회다. 노란 티 셔츠를 입고 달리는 이들이 대부분이 젊다. 전액 기부되며 참가비도 5만 원이고 3,000명이 추첨으로 선발했단다. 인원이 많아 한꺼번에 출발을 시키지 못하고 3그룹으로 나누어 출발을 시켰다.
10km 지점은 63 빌딩 앞으로 52분에 통과했다. Lsd는 처음부터 속도를 높이지 않고 첨증적으로 속도를 높여 달리는 게 효율적인 훈련이다. 마지막 2 ~3 km는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는 훈련이 바람직한 훈련이다. 의욕이 앞서 처음을 빨리 달리고 후반에 기진맥진해서 달린다던가 걷는 건 훈련의 효과가 떨어진다. 그래야 대회에서도 후반에 걷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근력이 형성된다.
흑석동 노량대교 아래를 지나 서래섬 앞을 지나면 15km를 지난다. Lsd는 30 ~ 32km를 달린다. 20마일이면 32km니 그 정도가 적당한 거리다. 혹자는 풀코스 길이인 42km 달려야 한다고 하지만 32km만 달릴 수 있는 근력만 되면 풀코스는 완주할 수 있다. 반포대교 남단에서 돌아왔던 길로 되돌아왔다.
준비해 간 파워젤은 17km 지점에서 먹고 달리니 배고픔은 없었다. 20km 지점은 흑석동 노량대교 아래에서 통과했다. 1시간 43분에 지나고 조금씩 속도를 더했다. 한강길도 평지 같지만 강물이 흘러 내려가니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이 많아 속도가 오른다. 시골길을 홀로 달리면 심심하지만 한강길은 같이 달리는 런너가 있어 심심하지 않고 달릴 수 있고 서로 힘을 주는 "파이팅!"이 있어 좋다. 어쩌면 동업자인지 모른다.
다시 찾은 여의도대회장은 아직도 10km 후미주자가 달려오고 있다. 전구간을 달리지 못하고 달리다 힘들면 걷다가 달리다를 반복한 게다. "걸으며 오늘 밤 집에 가서 후회해요."라고 응원하며 달리니 걷던 분이 다시 달린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거다.
무급수로 달릴까 하다 물병을 들고 걸어오는 마라톤 자봉이 있어 1병 얻어 마시니 한결 부드럽게 달릴 수 있다. 같은 한잔의 물도 이런 순간 꼭 필요할 때 마시는 물은 더 귀하게 느껴진다. 힘을 얻어 더 속도를 높여서 달릴 수 있다. 25km 지점은 국회의사당 뒤편을 지날 때 통과했다. 당산나들목을 지나면 매일 달리던 길이라 어쨌든 달릴 수 있다. 너무 많이 달려 몸이 잘 반응을 한다.
이제 제법 속도가 붙으니 할아버지 자전거는 앞설 수 있다. 달려가던 분이 굳이 찾아와 몇 km를 뛰느냐고 묻는다. 눈여겨봐두었나 보다. 31km라 대답하니 "많이 뛰네요." 한다. 80리 가까이 되는 길이니 짧은 거리는 아니다.
성산대교를 통과하고 이제 후반은 전력주를 할 준비를 했다. 안양천 합류부를 지나기 전 29km를 지났다. 이제 3km는 빌드업을 해야 할 시간이다. 가장 힘든 시간에 가장 힘을 쓰며 달려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노력 없이 이루는 게 없듯, 마리톤의 기록은 저절로 시간을 단축되는 법은 없다. 이런 반복혼련이 기록이란 성적을 선물한다.
마라톤의 실패는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니라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실패의 원인도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 그래서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라 한다.
마지막 스퍼트는 436, 427, 419로 끝냈다. 최상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 달렸다.
'국내 마라톤 > 마라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꼴찌에게 박수를 (0) | 2024.11.12 |
---|---|
잘 물든 단풍은 꽃보다 예쁘다 (6) | 2024.11.11 |
벌써 겨울이야? 2도의 한강길 (1) | 2024.11.08 |
2024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페메 선정 (2) | 2024.09.24 |
나홀로 비추얼 마라톤 50km (0) | 2021.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