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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1947 마포 서윤복 마라톤 하프 본문

국내 마라톤/32, 하프, 10km

1947 마포 서윤복 마라톤 하프

산달림 2025. 4. 23. 19:56

해방에 되고 1947년은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서윤복 선수가 2:25:39초로 우승한 해이기도 하다. 2023년에 그의 우승 스토리를  '1947 보스턴'이란 영화로 제작 상영하여 감명 깊게 봤다. 당시에는 대회장인 보스턴까지 가는 교통편도 여의치 않아 하와이를 거쳐 대회장소까지 가는데만 일주일이 걸렸고 식문화도 달라 많은 악조건에서 달려야 함에도 정신력으로 극복하여 우승을 하였다. Kumf 국대로 몇 차례 해외원정을 가서 국내기록을 유지한 적이 없어 더욱 실감이 났던 영화였다.

 

1947보스톤 영화 포스터

 

당시 달리기 복장과 신발이 이채롭다.


제1회 마포 서윤복 마라톤대회가 열려 아내와 같이 참가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틀리길 바랐지만 역시나 비는 피할 수 없었다. 출발 때 기온이 18도로 워밍업 주에 등에 땀이 촉촉이 젖지만 강풍이 있어 금방 몸이 식는다.

9시 정각에 하프부터 출발이다. 가양대교로 가는 길을 2.5km 정도 달리고 월드컵 공원으로 접어드는 주로다. 가랑비 내리는 아스팔트길을 달릴 때는 물고임이 있어 피해 달렸다.



제1회 마포 서윤복 마라톤 출발!!!

 

 

 

출발 전 워밍업으로 몸을 데웠더니 초반 속도가 440 정도로 나쁘지 않다. 오른손에 액션5 캠을 들고 매 km 지날 때 영상을 기록해야 하니 거리표시와 시계를 자주 보게 된다. 처음 2.5km를 돌아 나올 때 뒤로 긴 줄이 이어지는 게 앞쪽에서 달리고 있다. 출발 때 부터 140 패메를 앞에 두고 달리니 대충 속도감을 알겠다.

140의 페이스는 분당 4:44이면 평균속도이고 이보다는 빨리 달린다. 패메의 노란 풍선을 보고 거리를 확인하면 대충 속도가 짐작된다. 차도를 달려 월드컵공원 내의 노을공원으로 진입한다. 바닥에는 벚꽃이 꽃비가 되어 하얗게 수를 놓아 꽃길을 만들어 달릴 수 있었다. 노을공원 동쪽을 돌아서 서쪽으로 감아 도는  6km 가는 길에는 짧은 빡센 오르막이 기다린다. 오르막은 역시 숨이 차고 느려진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부터 흙길이 기다린다. 비에 젖은 흙길은 만만치 않다. 흙길은 하늘공원 아래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간다. 연녹색 새싹은 파스텔톤으로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봄을 느끼게 한다.

8km 가는 길에는 피하고 싶은 오르막길과 아치형 월드컵 육교를 건너서 처음 출발한 평화의 공원에서 9km를 지나고 홍제천으로 나서서 한강길로 합류한다. 이런 공원길은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면서 체력을 많이 소모하게 된다. 오락가락하던 비는 때로는 강한 빗줄기도 만난다. 난지캠핑장 앞에서 12km를 지나고 가양대교 앞을 지났다. 한강길은 그래도 높낮이 차가 크지 않아 달리기 좋은 길이다.

오늘 페메는 본인 속도로 초반을 빠르게 달린다. 함께 달리는 런너들과 함께 달리면 좋으련만 2명의 페메 중 한 분은 3m 정도 앞서 달리고 뒷 페메는 그 페메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같이 페이스를 맞춰 달리며 함께 달리는 런너가 편하겠다. 이 정도 페이스면 좀 여유를 갖고 따라오는 런너를 챙기며 달려도 좋겠다.

가양대교 아래 13km를 지날 때는 20여 명에서 출발한 그룹이 털 빠진 장닭처럼 3~4명이 따르고 있다. 흐린 날에도 기온이 높으니 땀을 많이 흘려 급수대는 꼬박 들리면서 수분을 보충했다. 서울시 경계를 넘어 고양시로 접어드니 다시 주로가 좁아지고 커브길이 많아진다.

하프 코스 완주 후 아내는 10km 완주


건너편 주로에는 벌써 하프 선두권 주자가 달려온다. 1, 2등으로 달리는 런너와 3,4 등과는 거리가 좀 있다. 14.5km쯤 반환점을 돌자 앞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강풍주의보가 있더니 강바람이 강하다. 반환점으로 향하는 런너들 영상에 담으면 달리니 140 페메와 거리가 좀 벌어진다. 2시간 페메와 2시간 10분 페메까지 영상을 찍고 런너가 뜸해질 때쯤 영상은 그만 찍고 양팔치기를 하니 속도가 오른다. 한 팔을 사용하지 않으면 균형이 맞지 않아 속도를 올리기 힘든다.

 

우승 당시 모습 사진앞에 기념사진

 



17km를 지나면서 430분대로 달리니 140 페메를 앞설 수 있었다. 마지막 고비는 한강길에서 홍제천을 올라 다시 평화의 공원으로 진입하는 30m 정도의 가파른 길이다. 거친 호흡이 절로 나오는 구간이다. 여성부 3위 한 런너와 함께 했지만 잘도 치고 올라간다. 역시 젊음이 좋긴하다. 공원길을 돌아 돌아 평화의 광장으로 가는 내리막 길이다.

 

하프코스 완주



그 길의 끝에 왼쪽으로 꺾으면 피니쉬 라인이 기다린다. 1:37:34로 피니쉬 아치 아래를 통과했다. 목표한 140을 달성했다. 아직도 젊은이들과 함께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 오랫동안 마라톤을 했다고 해서 기록을 향상할 수는 없다. 포물선이 정점을 지나면 떨어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인정하며 즐겁게 달리는 게 잘 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