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북한산 인수봉 암벽등반 본문
인수봉 정상(2011. 9.3)
9월 정기암벽은 인수로 잡았다. 워킹산행으로 설악, 지리를 한번 이상 다녀오듯 바위를 한다는 암벽산악회에서 1년에 인수를 한번도 가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못하다. 많은 산악회가 그러하듯 주봉도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젊은 피의 수혈이 현안문제지만 그게 쉽지 않은게 또한 현실이다.
등산대장은 집안 벌초 등의 일로 정기암벽에 참석이 불가하고 인수는 올라 가야하고 대안으로 예전에 워킹은 자주 했지만 암벽을 오래전 인수에 함께 오른 고암님께 부탁하여 9월 정기암벽을 인수로 정하고 추진하였다.
늘상 인수는 암벽인의 메카답게 주일에는 붐빈다. 좀더 일찍 만나 먼저 오르는게 암벽을 빠르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8시 우이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같은 서울시내지만 끝에서 끝까지 가는 길이라 2시간이 소요되니 새벽같이 출발을 했다. 취미생활도 부지런해야 하지 게으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랜만에 수유역에 내려 우이동 가는 버스를 찾는데 산조아님도 나와 같이 전철을 타고 조금 헤메고 정류소로 왔다. 그간 우이동 발걸음이 뜸했다고 허허 웃으며 우이동 버스에 올랐다. 다들 바위에 대한 열정이 강해서 일까? 8시에 6명 전원 참석하여 택시로 도선사입구로 이동하여 인수대슬렙 아래로 고고!
일찍 서두른 탓인지 백운대 가는 길은 조용하다. 사원한 아침바람이 상쾌해 땀을 그리 흘리지 않고 깔딱고개를 넘어 비둘기샘에서 후미가 오기를 기다라니 영 소식이 없다. 늘 비둘기샘에서 물 한잔하고 올라가는데 리베로와 그 일당은 바로 대슬랩으로 오른다.
이제 논스톱으로 바로 가긴가? 하며 따라 올랐다. 이제 북한산에도 가을의 향내가 느껴진다. 근데 대슬랩에 도착하자 불만을 토로한다. 이제 중간에 쉬지도 않는냐고? ㅋㅋㅋㅋ
먼저 도착한 노란바지에 늘씬한 여1 남2로 이루어진 혼성팀이 등반준비를 한다. 어디서 오셨냐고 하니 통영에서 왔다고 한다. 바위꾼들에게 인수는 로망이지. 우린 서울에 접해있어 편히 오지만 지방의 바위꾼들에게는 큰 맘 먹어야 오는 곳이다. 공기 속에 살면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 소중하고 귀한 것들을 손이 쥐고서도 소중함을 모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결국 그분들은 난이도가 높은 인수남측으로 떠나고 우린 대슬랩 아래서 인수등반을 시작!
오랜만에 만져 보는 바위의 까칠함이 좋고 따뜻한 바위가 암벽화가 착착 붙는 것이 감이 그리 나쁘진 않다. 오아시스 쪽은 아직도 한가하고 바위꾼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아시스까지는 서둘러 올라야 겠다.
오늘은 2번째로 올랐는데 오랜만에 인수암벽 사진을 찍어 보려는데 선등자 빌레이 봐주고 바로 후등자 빌레이를 보고 나면 바로 올라야 되고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이번 인수암벽 사진은 거의 찍질 못했다. 코스라도 막혔다면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했겠지만 거의 코스가 막히지 않았다.
오늘 우리가 오른 코스는 귀바위 릿지와 영길 사이길로 혼성길이다. 무덥던 여름도 지나가는지 선선한 골바람이 불어 더운지 모르고 암벽등반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진행속도가 빨라 영자바위 오르기 전 잠시 후미를 보는 리베로를 그때 처음으로 잠깐 만났을 뿐이다. 인수의 난이도도 자꾸만 내려 가는게 영자바위에도 없던 볼트를 박아 놓았고 참기름 바위도 더 많아 쪼아 놓아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인수봉 정상은 언제 올라도 기분이 좋다. 노적이니 선인보다 난 인수가 좋다.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 그 위에서 준비해간 서울 장수막걸리로 마른 목을 축이고 하니가 도시락을 3개나 준비해 와 다들 배불리 먹었다.
1년에 한번씩 온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올수 있을까 싶어 모두 기념사진 한 장씩 남겨 본다. 그리고 단체인증샷을 남기고 하강!
그런데 오랫만에 하강을 한 탓인지 마지막 하강볼트에서 리베로가 비너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깜박하는 사이 낙비너. 그간 바위를 자주 하지 않은 탓에 손에 익숙해지지 않았나 보다.
그래도 모두 안전하게 인수에서 하강을 하고 걸어서 우이동 거북식당에 도착을 하니 오랜만에 조선생님을 만났다. 여전히 근력도 좋으시다. 조금 있으니 자두님도 뒷풀이에 참석하여 각자 개성에 맞게 막걸리, 맥주, 소주로 저녁 8시가 넘게 정담을 나누었다.
만나면 뭔 그런 이야기 거리가 많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조금은 취한 몸짓으로 각자 집으로 향하면서 9월 정기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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