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가을의 전설을 쓰다. 제67회 춘천마라톤 본문
제 67회 춘천마라톤 풀코스 2:54:12로 피니쉬 라인 통과하기 직전
케냐 자브론과 동반주
14여년 달리기를 하면서 각종 대회를 참가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무덤덤해 지고 대회출전을 일상으로 받아 들이다보니 기록향상은 없고 즐기려고만 하는 나약해진 나를 돌아 보게 된다.
거기다 점점 늘어나는 시간의 흔적은 강한 훈련후 회복이 늦어 지니 힘든 스피드 훈련은 자꾸 멀리하게 된다. 마라톤의 스피드는 찐빵의 앙꼬인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싶은 마음에 년중 2번만 식이요법을 하자 하고 스스로 정한게 봄철 동마, 가을 춘마.
춘마 2주전 출전한 경주동아에서 서브-3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식이요법을 준비하면서
1주일전 참가한 '우리끼리 반달'에서 올들어 하프 최고기록을 수립한건 좋았는데 그 후유증으로 오른발등의 통증.
통증속에서도 식이요법 최초3일은 탄수화물 고갈기간으로 쇠고기 먹으며 달려줘야 하는데 통증으로 제대로 달릴 수가 없어 겨우 5분주도 버거웠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는데 대회출전을 않는게 좋고, 출전 한다면 달리다가 통증이 있으면 즉시 멈추라고 엄포를 놓는다. 최악상태의 대회준비다.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카보로딩 기간에도 조깅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통증이 낫지를 않으니 아예 휴식을 하면서 런다도 서브쓰리닷컴, 마온도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
거길 들어 가면 그렇지 않아도 달려야 직성이 풀리는데 뛰지 않고는 못베길것 같아 3일은 완전 달리기를 내려 놓았는데 마음은 부상과 달리지 못함에 불안불안함은 지울수 없다.
춘마는 나와 인연이 깊은 대회다. 99년 가을 첫 마라톤 입문을 풀마로 했고 2000년 2:47:30, 2011년은 2:45:32로 춘마대회중에서 최고기록을 낸 대회다.
최근 몇년간은 춘마를 찾지 못하다가 올해 문을 두드리니 감회가 새로울수 밖에.....
O 출발전
새벽 3시반 춘마를 위한 달리기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서니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싸늘한게 달리기엔 최상의 날씨가 될것 같다.
06시 용산역을 출발하는 ITX청춘을 타고 춘천가는 길은 달림이들로 마라톤 열차다. 미리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열차안에서 아침식사 해결.
춘천역에서 대회장까지 1.3km를 걸어가는데 호반의 도시답게 서울보다 더 기온이 내려 간듯 털모자를 쓴 달림이도 있다.
대회복장은 런닝셔츠에 팬츠 그리고 면장갑을 준비하고 출발때 까지 보온용으로 비닐봉투를 두르고 공지천변에서 워밍업.
다행히 오른발등은 아직도 붓기는 다 빠지지 않았는데 천천히 달려서 그런지 통증이 없기에 달려보고 속도를 결정하기로 하고 출발선으로 이동.
A그룹 중간쯤 자리잡고 어떻게 달릴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본다. 늘 출발전의 설레임이 있다.
O 5km - 20:18
출발과 동시에 주로는 서서히 오름으로 이어진다. 다들 목표한 기록이 있고 싸늘한 날씨탓에 빠른 달리기가 시작된다. 심박수에 맞춰 대열과 한 무리가 되어 같이 흘러 간다. 좀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무리는 아닌듯해 그냥 흐름의 속도에 맡겨 본다. 낯익은 얼굴들을 많이 볼수 있는 구간이고 오름내림이 있어 심박수도 오름내림이 있다.
O 10km - 20:59(41:17)
이제 몸이 서서히 열을 받아 춥지는 않는데 또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에서 페이스를 늦추고 나오니 의암호로 내려 가는 내리막. 발자욱 소리가 어지럽지만 발등의 통증이 올까봐 조심스레 진행하여 의암댐으로 향하는데 많은 주자가 추월해 간다.
물안개가 자욱한 의암호는 한폭의 수채화. 삼악산으로 산객들이 산행에 나서고 있다. 10km 급수대가 커브길 우측에 설치되어 갈증이 나지 않아 인코스로 그냥 통과.
O 15km - 20:43(1:02:00)
아직은 안개로 햇볕이 나지 않아 달리기 좋은 시기. 곧 안개가 걷히면 햇볕이 날것 같다. 목표한 기록대로 달려주니 서브3 페메는 뒤에 오기에 마음도 편하다.
다들 힘에 여유가 있으니 치고 나가는 주자들이 많다. 문제는 35km 이후도 그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지난 여주마라톤에서 만난 삼척시청 달림이가 안부를 전해온다. 마라톤이 좋은 이유중 하나는 폭넓은 사람을 두루 만날 수 있다는것.
O 20km - 21:02(1:23:02)
마라톤이 정확한건 오르막이 하나 있으면 기록이 밀린다. 17km 지점의 오르막이 있어 밀렸는데 15km지점 지나면서 부터 서브쓰리는 여유있게 달리는데 난데없는 외국인 2명의 서브쓰리 페메가 온다.
복장을 보니 전마협 소속이다. 이분들은 올 9월 철원마라톤에서 본적이 있다. 너무 빨라 했더니 27km 오르막이 있어 빠르지 않다고 하는 "조엘"
그때부터 조엘과 같이 달렸다. 짧은 영어도 구사하고 한국말도 어느정도 했다.
역시 함께 달리니 편하여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20km 통과.
O 25km - 20:51(1:43:53)
조웰과 동반주를 하며 앞을 끄니 많은 주자들이 뒤를 따른다. 25km까지는 평지고 하프는 1:27:51에 통과하여 내 기대기록에 조금 미치지 못했기에 지금부터 후반속도를 높여 본다.
앞에 30여명의 무리를 추월하고 나서니 이제 제법 몸이 풀리고 착지도 정확한게 다리에 힘이 실린는 좋은 조짐. 이제 슬슬 속도를 높여 봐야 겠다.
0 30km - 20:41(2:04:34)
이번구간은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서 춘천댐지나고 북한강을 따라 내려 오는 코스인데 거침없이 춘천댐을 오를 수 있었다. 조웰이 이븐페이스로 달리면 뒤로 쳐져야 하는데 역시 따라 붙는다 어느새 조웰은 동반주자가 되어 있다.
후반으로 가면서 앞서 간 주자들의 추월이 시작된다. 서서히 속도가 둔화된 많은 주자를 볼수 있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가속해 가니 계속 앞서 나간다. 조웰이 "굳 페이스"라하며 엄지를 치켜준다. 여자부 홍서*님의 페이스가 떨어진듯하고 몸이 무거워 보인다.
O 35km - 20:25(2:24:59)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지만 아직은 다리에 힘이 살아있어 초반보다 빠르게 오르막을 오를 수 있었고 많은 주자를 앞서 나갔다. 32.5km를 지나면서 도로가 갑자기 넓어져 지루함도 있었지만 완만한 내리막이라 짧은 보폭으로 충격을 최소화하며 빠르게 치고 나갔다.
그간 계속 왼쪽에는 조웰, 오른쪽에는 자브론이 달리고 있으며 뒤에는 몇명이 거침숨 소리를 내며 계속 따라 붙는다. 앞으로 연이어 달리는 주자를 목표로 달리니 많은 분들을 앞설 수 있었다.
O 40k - 20:38(2:45:37)
이제 종반으로 가는 싯점이다. 남은 힘이 있다면 모두 솟아 부어 보리란 각오로 가속에 가속이다. 가끔 근육에 미세 경련이 오는듯도 하지만 쥐로 연결되지는 않을것 같다.왜냐고? 아직 체력이 남아 있으니.
물샤워 터널이 있었지만 그리 덥게 느껴지지 않아 피해 달려 소양2교로 접어드니 늘 감회가 새롭다. 카메라 앞에 폼도 잡아주고 직선주로 접어드니 40k 급수대다. 게토레이 한컵을 잽싸게 집어들고 결승선으로 향했다.
0 42k - 8:35(2:54:12)
40km 급수대에서 조웰과 자브론이 자기들 끼리 뭐라고 이야기하는 사이 남은 2.195km에 집중하기로 했다. 줄줄이 결승선으로 향하는 주자를 하나 하나 추월해 보리란 생각으로 가속에 가속을 하니 심박수는 점점 높아지고 호흡도 거칠어 지면서 고통이 수반된다. 기록을 단축하려면 이정도 고통은 감내를 해야 한다.
다리근육은 근섬유가 파괴되었는지 미세통증이 전해온다. 스스로 기합을 넣으면 한발한발 결승선로 향하는게 결승선이 왜 이리도 먼겨? 하고 하늘을 쳐다보면 에드벌룬이 가을하늘에 높이 나부낀다.여기라고.
마지막 200m를 전력질주하여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니 2:54:12.
지난주 경주동아 보다 1:39단축. "수고했어 진병환!" 나에게 감사인사를 보낸다.
그리고 이번 춘마에서 동반주자로 함께 땀을 흘린 처음 만난 쟈브론과 달림이끼리 뜨거운 포옹과 진한 동거동락의 기쁨을 나누었다. "수고 했다"고.
춘천마라톤 코스도
춘천마라톤 고저도
춘천마라톤 결승선 : 춘마는 출발선과 결승선이 다른 대회
춘천마라톤을 알리는 깃발들
춘천마라톤 애드벌룬
"2013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우리의 자랑입니다."
출발전 공지천의 풍경
전국의 달림이들로 가득한 공지천 체육공원
출발준비에 분주한 105리길 도전하는 달림이들
체육공원에서 출발 준비
쌀쌀한 날씨탓에 비닐을 두르고 출발 준비 완료
워밍업 시작 전
2013. 10. 27 08:03 조선춘천마라톤 출발!
연도를 가득 메운 달림이들
의암호 다리를 건너 의암호를 따라 북상중인 달림이들
삼악산 단풍이 고운 의암호 마라톤길
의암호를 따라 달리는 2013 조선춘천마라톤 달림이들
27km 지점 춘천댐을 오르는 달림들과 페메
쟈브론과 함께 달린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오른쪽 자브론과 왼쪽 조웰과 함께한 제67회 춘천마라톤
때로는 쟈브론을 앞서 달리기도 한 춘천마라톤
105리길 결승선을 향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피니쉬 라인 통과
이번 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서 제공하는 5km 구간별 기록 그레프
105리길 완주후 여유
목동마라톤클럽 강신각님과 함께한 완주후
펀런의 이중무님과 완주후
105리길을 완주한 건각들의 풍경
마라톤 벽이라고 하는 30km 지점에서 전하는 나의 이야기 생방송
완주후 대회장 풍경
완주의 무용담을 나누는 105리 완주자들
완주후 물품보관소 앞
상경길에 본 북한강의 가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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