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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일본 북알프스 히다산맥 종주(1) 본문

해외 산행/일본 북알프스

일본 북알프스 히다산맥 종주(1)

산달림 2013. 11. 14. 20:31

 

일본 북알프스 연봉들

 

 

해마다 가을이면 따나는 해외원정은 재작년 중앙알프스, 작년 아츠가다케에 이어 올해는 북알프스로 정했다.

일본은 섬나라지만 3,000m급 고봉을 거느린 산들이 즐비하다. 그중 고봉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 동계 올림픽개최지인 나가노(長野)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산행은 험하기도 하고 기간을 늘릴 수 없어 5박6일 코스를 4박5일로 종주를 끝내야 하니 자연적으로 체력이 많이 소요되고 더구나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 눈이 내리면 더 많은 체력이 소모되어 코스 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11월 6일 아침 7시 나고야(名古屋)로 가는 제주항공 7C1682편을 타기위해 김포공항에 모였다. 산달림, 산다니, 산조아, 감자바우 4명.

 항공기 제한중량인 20kg을 모두 채웠는데 감자바우는 18kg. 그래도 다들 무거운 배낭무게다. 저 배낭을 메고 4박 5일간 그 험준한 북알프스 연봉을 넘어야 한다.

 

8시40분 김포공항을 이륙한지 1시간 50분만에 일본 혼슈 중앙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내려 놓는다. 위도상 남쪽이라 온화한 날씨로 조금은 덥다. 오늘 목적지인 산행 들머리인 오오자와고야(小屋)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나고야역까지는 특급을 이용하여 도착하니 당초 계획하였던 13시보다 1시간 빠른 12시 마쓰모도(松本)행 시나노특급을 탈수 있었다. 점심은 도시락을 사서 아사히맥주와 함께 먹으며 마쓰모도로 향했다. 일본의 도시락(밴또) 문화는 지역별 특성이 다양해 그 맛기행도 한몫한다고 한다.

 

북으로 가는 기차길옆은 이제 노랗게 물든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어 상록수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계곡과 단풍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 하면 생각나는 깨끗함과 소박한 일본식 건물이 적당히 배합된듯 하다.

 

14시8분 마쓰모도에서 산행 들머리역인 시나노마치행 보통열차로 갈아 타고 북으로 향하는데 철로변에 사과가 빨갛게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이제 왼쪽으로 북알프스의 연봉이 욘이어 보이기 시작하는 산 아래는 단풍이지만 위로가면서 겨울로 변해 산능선은 흰눈이 쌓여 있다.

 

15시 10분 시나오마치역에 도착하여 역을 빠져 나오니 고산아래라 공기마져 청량감과 싸늘함이 느껴진다. 우리가 준비할 사항은 화이트 가솔린과 고기 등 약간의 먹거리.

 

그런데 우려한 사항 발생. 여긴 화이트 가솔린을 파는 스포츠센타가 없다고 한다. 구할수 있는건 EPI가스 5통. 2시간이나 낭비하고 돌아 다녔지만 이제 일몰시간이 가까워 오니 어렵겠지만 가스 5통으로 4빅5딜 산행을 나서기로 했는데 그때야 관광안내센타에서 택시로 20여분 거리에 스포츠센타가 있다고 했지만 너무 늦어 산행 들머리인 오기자와로 출발했다.

 

오기자와는 예전 북알스 종주후 “구로베알펜루트”를 넘을 때 마지막 종착지다.

오기자와에 도착했을 때는 일몰시간이 지난 어둑한 시간인데 들머리를 찾지 못해 조금은 당황스러웠는데 등산구입구는 수력댐으로 올라가는 포장된 도로의 차량통행을 통제하는 작은 초소앞 왼쪽으로 안내표지가 있었다.

 

이제 랜턴을 켜고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다. 지그재그 길을 가로질러 등산로는 이어지고 터널앞에서 좌측로 “하리노키다케 등산로” 안내표지판을 확인하고 들어 섰다.

 

먼저 지도를 보고온 오오자와고야는 물길옆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잠시후 나타난 건천을 보고 그 물길을 따라 올랐는데 좌우 지형이 자꾸만 지도상 등고선과 다르다고 느끼며 올랐는데 20여분 오르고 나니 앞에 협곡이고 폭포소리가 들린다.

 

이 길이 아님을 확인하고 돌아 서는데 느지막히 올라오던 감자바우가 빠르게 먼저 내려가니 다들 그 뒤를 따르기 바쁘다. 그런데 지형지물이 오를 때 본 것과 다르게 느껴져 너무 내려 온것이 아닌가 하고 지도를 확인해도 어두워 확인할 길이 없다.

 

계곡 아래로 물소리는 들리지만 위치 확인이 곤란해 아무래도 너무 내려 온 것 같아 계곡초입을 찾기 위해 배낭을 내려 놓고 올라 가면서 확인하니 100여m 위에 초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길을 놓쳤을 때는 빨리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방향과 길을 놓친 지점을 찾는게 중요함을 백두대간 단독종주 후 다시 느끼는 교훈이다.

 

길을 찾고 보니 마음도 느긋하고 등산로를 따라 걸으니 그리 고도를 높이지 않고 능선을 두 개 넘고 계곡옆에 오오자와고야(小屋)에 도착하여 이미 폐쇄된 산장마당에 나란히 2동의 탠트를 쳤다.

 

밤9시경으로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고 오늘 목표지점까지 도착했으니 순조로운 일정이다. 밥을 짓고 김포공항에서 구입한 발렌타인17과 대패삼겹살로 몇순배 돌리니 몸도 마음도 숨쉬가 한결 편하다. 2인용 탠트안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 산행을 위하여 11시경 파하고 잠자리에 드니 침낭안이 안방같이 포근하고 따스하다.

 

11월 7일 본격적인 산행첫날이다. 이번 산행은 일정이 빠듯하여 시간과의 전쟁이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식사를 하지 않고 산행을 하다가 아침식사때가 되면 취사를 하기로 했다. 새벽 4시40분 일어나 어두움속에 배낭을 꾸리고 5시40분에 출발!

 

간밤에 빗방울을 뿌렸다. 그러나 잠깐 스친 비라 산행에 어려움은 없었다. 일본은 표준시는 우리와 같이 사용하고 있어도 아침은 약 1시간 빠르게 밝아 왔다. 렌턴을 켰다가 얼마 걷지 못하고 꼈다.

 

하리노키토케고개까지 계곡을 따라 길은 이어졌고 아직은 고도가 높지 않아 눈이 쌓이지는 않았는데 점점 고도를 높여 갔다.

8부 능선쯤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려고 압력밥솥으로 밥은 짓고 산조아가 준비해온 추어탕으로 찌개를 끓이니 금새 아침준비가 된다. 넉넉히 식사를 하고 출발.

 

하리노키토케로 오르는 길은 어느덧 눈이 쌓이고 길은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벌써 산소량이 부족한지 숨이 조금씩 가빠온다. 산소량도 그렇지만 오랫만에 매어보는 큰 배낭의 무게도 한몫하는것 같다.

 

9시5분에 하리노키토케(2,536m)에 도착하니 하리노키고야는 폐쇄되었고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원래 종주코스는 렌게다케(蓮華岳 2,798m)를 경유하여 진행하여야 하나 시간이 부족하여 직선코스인 계곡코스로 내려 서기로 했다.

 

계곡코스는 길이 흐릿하고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 험하긴 하지만 고도를 낮추고 지름길이라 여기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처음은 완만하게 내려 서더니 내려 갈수로 계곡의 수량은 늘어나고 계곡은 험해져 급기야 자일구간이 나타난다. 다행히 수량이 많지 않아 물에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었지만 수량이 많다면 힘든 길이 될 것 같다.

 

여분의 자일이 배치되어 있고 자일 설치구간이 4 ~5개 구간이 있는게 험난한 길이다. 위험해 걷다보니 쉬는 것도 잊고 1시간 40분을 걸어 험한구간을 통과 후 휴식. 쉬지 않고 걷는다고 산조아가 한마디 거든다.

 

휴식후 넓은 내를 따라 내려가니 두 개의 천이 만나는 합류부가 나타나고 조금더 내려 가니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확인해 보니 이곳을 통해 주능선인 후다쿠보놋코시(2,190m)로 이어지는 길이다.

 

능선을 타고 오르는데 오르는 경사가 장난이 아니게 가파르다. 울창한 스기나무숲을 따라 오르느길은 금새 곰이 나타날 것 같은 험준한 등산로.

다녀온 분들의 산행기에도 이곳이 곰 출몰 지역으로 야영시는 반드시 음식물은 잘 포장하여 냄새가 나지 않게 하여 탠트안에 보관하도록 산장에서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 일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11시 10분에 능선초입에서 출발하여 후다쿠보놋코시에 도착을 하니 12시 15분으로 꼬박 1시간 5분을 쉬지 않고 올랐다.

후다쿠보놋코시는 이번 종주코스중 가장 낮은 곳으로 나나쿠나다케의 마사토가 무너져 내리는 곳을 볼수 있는 곳으로 여기서부터 고도를 높여가야 한다.

 

후나쿠보다케를 지나 비교적 바람이 덜 부는 장소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장소를 물색해 봐도 마땅하지 않는데 싸락눈이 내리다 비가 뿌리다 하는 바람이 부는 변덕스러운 날씨다.

 

더 늦기전에 그래도 먹어야 걷기에 안부 등산로에서 라면을 끓였다. 라면과 떡국을 넣어 떡라면을 2개씩 2군데 끓였는데 다들 입맛이 없는지 라면 1개씩을 먹지 못한다. 산다니와 감자바우는 대부분 남겨 버리고 나와 산조아는 일찍 산조아가 숟가락을 놓아버려 갈길이 멀고 힘쓸일이 많아 꾸역꾸역 남은 라면과 떡국을 다 먹어 치웠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22kg정도의 배낭을 매고 고도를 높이는데는 많은 인내와 체력을 요구하였다.

이제 오르락 내리락하는 연봉을 넘는 산행이 이어지는데 때론 곰의 소행으로 정상 표지목을 잇발로 다 갉아 놓은 현장을 목격하였다.

역시 산이 깊으니 큰 짐승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는것 같다.

 

싸락눈이 계속 날리는 산길을 걸어 후도다케(不動岳 2,595m)로 가는길에 산조아는 서서히 지쳐가고 있는지 발걸음이 둔하고 오늘 후반으로 오면서 감자바우는 몸이 좀 살아 나는듯하고 산다니는 후미와 거리가 늘어졌다가 좁혀졌다를 반복한다.

 

어차피 오늘 야영은 다음 산장까지는 어렵고 등산로 어디엔가 터를 잡아야 할것 같다. 후도다케(不動岳 2,595m) 정상전에는 바위에 매달린 쇠사슬을 잡고 넘어어 야 했는데 날씨도 춥고 일몰시간이 가까워 정상에 도착을 하니 오후 5시10분이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더니 저녁도 그만큼 빨리 찾아와 어두움이 깃들고 바람도 거세게 분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어두움에 더 진행하다가는 저체온증상에 걸릴 것이 우려되어 산조아에게 여기서 탠트칠까? 좀더 갈까? 했더니 여기서 그냥 탠트 치자고 한다. 누운 잣나무사이의 등산로인데 후도다케(不動岳 2,595m) 정상부라 탠트치기에는 많이 부족한 공간이다.

 

잠시 쉬어도 금새 체온이 떨어지기에 서둘러 오늘밤은 여기서 지내기로 하고 탠트를 치는데 내린 눈을 대충 다져 길을 따라 2동의 탠트를 치기엔 협소해도 너무 협소하다. 날은 어둡고 체력은 떨어져 있고 모진 바람은 쉬지 않고 불기에 서둘러 탠트를 치는게 급선무다.

 

그래도 얼기설기 친 탠트안은 바람을 막아주니 포근했다. 감자바우는 미쳐 다 치지 못한 탠트안에 쪼그리고 앉아 나올줄 모른다. 대충 정리하고 다행히 매고 올라온 물이 있어 번거롭게 눈을 녹이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

 

저녁밥을 지어 놓으니 너무 피곤했는지 각각의 탠트에서 밥도 몇술 뜨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고 잔다고 한다. 혼자서 느긋하게 공기밥 3개를 비우고 홍주 한병을 까고 침낭안에 들어가니 그리도 포근할 수가 없다.

저렇게 먹지 않아 내일이 걱정이다. 내일 기상시간은 새벽 4시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장이 넘어 감자바우가 화장실 다녀 온다고 하더니 “회장 눈이 많이 와” 한다.

 

후도다케(不動岳 2,595m) 정상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내리는 눈을 어찌하누? 다 하늘이 하는 일을? “내일 생각합시다.”하고 다시 돌아 누웠다. 지금은 내일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

 

일본의 북, 중앙, 남알프스 위치도

 

북알프스 지도

시나오마치역에서 북알프스 들머리로 진입

 

 

일본 북알프스 위성도

 

시나노마치 가는 보통열차 안

차창밖으로는 단풍이 곱게 불든 완연한 가을

 

북알프스 첫날 하룻밤을 야영한 오오자와고야(小屋)

아침 05:30분 랜턴을 켜고 출발하기 전

 

계곡을 따라 오른 하리노키 도케

 

하리노키 도케(2,536m)에서 산조아

뒤에 보이는 계곡을 따라 고도를 높여 오름

 

하리노키고야(小屋) 벌써 폐쇄되고 적막만이 남음

 

산행을 위해 배낭을 추쓰리고 있는 대원들

 

하리노키 도케에서 산달림

기온이 제법 딸어져 털모자를 씀

 

우리와 진행방향이 반대인 시로마다케(白馬岳) 가는길

 

합류부 지나 후다쿠보 놋코시 가는 초입 풍경

 

후다쿠보 놋코시 들머리

붉은 페인트로 칠한곳이 등산로 입구 표시

 

등산로입구에서 점심과 저녁에 사용할 물을 뜨고 시간을 확인하는 산조아

 

곰이 나옴직한 숲길 능선을 따라 오르는 후다쿠보 놋코시 가는 길

 

너무 어두워 셧터 타임이 길어 흘들린 사진

후다쿠보 놋코시로 가는 길

 

12시 15분경 도착한 후다쿠보 놋코시(2,190m)

이곳이 이번 종주산행중 가장 낮은 표고

 

마사로 무너져 내리는 나나쿠나다케

왼쪽을 급경사지고 오른편은 그나마 완경사지

 

마사로 무너져 내리는 나나쿠나다케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녀.

그래도 카메라 앞에선 웃어야제

 

오름내림을 반복하는 후도다케(不動岳) 가는 길

 

능선에서 내려다본 다가세호수(댐)  - 해발 1,270m

 

우리가 지나온 연봉들 : 고저차가 심한 능선

 

심하게 허물어져 내리는 산줄기

좌측은 심한 경사로 천길 낭터러지

 

허물어져 가는 능선을 걷고 있는 산조아

좌측으로 떨어지면 위험한 구간

 

때론 자일과 사다리를 타고 내리지만 한발만 헛디뎌도 낭떠러지

조심/ 조심/ 또, 조심

 

후나쿠도다케 정상 표지목

정상부 표지목을 갉은 곰의 흔적(하단부)

 

뒤늦게 정상으로 올라 오는 산조아

 

후나쿠보다케 정상(2,459m)의 산달림, 감자바우, 산다니

 

마사로 이루어진 허물어져 내리는 능선들

 

싸락눈을 맞으녀 후도다케(不動岳) 가는 길

 

싸락눈을 맞으녀 힘들게 산행을 이어가는 대원들

 

나나쿠나다케 산정 모습

 

건너편 연봉들 : 이곳보다 높이가 낮아 눈이 없음

 

지나온 연봉들 : 싸락눈이 쌓인 능선길

 

표고차가 큰 연봉을 오르고 내림을 반복

서서히 지쳐가는 대원들

 

오후 5시 10분에 도착한 후도다케(不動岳:2,595m) 정상

일몰시간이 지나고 바람도 거세고 기온이 떨어진 상태에 체력마저 고갈된 대원이 발생되어

후도다케 정상 좁은 등산로에서 비상 야영하기로 결정 탠트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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