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겨울을 보내는 덕유산 북남 종주 향적봉에서 남덕유 본문
이 겨울이 다가기 전에 덕유를 다녀 오기로 했는데 마라톤대회가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2월 19일 고구려마라톤 풀마를 완주하고 다음날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07:40 무주 구천동행 버스에 올랐다. 3시간 넘게 걸리는 무주구천동길.
그곳은 구천동의 산바람이 있었지만 봄바람이 느껴지는 계곡바람이었는데 백련암가는 길은 군데군데 빙판으로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가는 길에 벌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한다고 통을 들고 산속으로 오르는 수액채취꾼도 볼수 있었다.
백련사앞에서 오늘 길은 오수자굴로 잡았다. 향적봉 대피소에 숙박을 예약하였는데 16시가 되어 대피소 문을 여니 그시간을 지켜 달라는 부탁이 있어 곧장 오르면 너무 이른시간이 될것 같아 돌아 가는 길을 잡았다.
언제부턴가 나의 기억 속에는 오수자굴을 오자수굴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번 산행에서 바로 잡을 수 있었는데 내가 아는 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 늘 내가 맞다고 하는 생각을 내려 놓고 겸허히 받아 들이자.
오수자굴을 경유해 중봉으로 가는 길은 내린 눈이 녹아 빙판을 이루어 아이젠이 없으면 걷기가 힘들 정도로 등로가 얼음으로 얼어 있었다. 그간 내린 눈이 녹고 얼고 녹고 얼고를 반복하니 그게 빙판이 된것이다.
오수자굴은 예전 이굴에서 수행정진하던 스님이 오수자란 분이 었는데 그 분의 이름을 따서 오수자굴이라 부른단다. 굴안은 상당히 넓고 바위 틈새로 눈이 녹을 물이 똑똑 떨어지면 그게 얼어 붙어 아래에서 위로 얼음이 자라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볼수 있었다.
덕유산 국립공원 지도
이번 산행코스는 무주 구천동 ~ 백련사 ~ 오수자굴 ~ 중봉 ~ 향적봉 (대피소 1박) ~ 중봉 ~ 백암봉 ~ 동엽령 ~ 무룡산 ~ 삿갓봉 ~ 월성재 ~ 남덕유산 ~ 영각사에서 날머리로 서상을 경유 상경이다.
오수자 굴
위로 자라는 고드름
중봉에서 본 백암봉 가는길
아직도 눈이 쌓여 겨울산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
북측 언덕배기는 엄동설한의 모습 그대로
설능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나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주목
모진 바람에 가지를 남으로 뻗은 주목
눈꽃이 핀든 하얀 자태를 뽐내는 중봉
상고대가 멋진 덕유산인데 올해는 그리 곱지 않지만 파란 하늘과 대조적인 눈꽃
가지 끝에 달린 하얀 상고대
겨울산.
주목나무에 내려 앉은 눈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설국 그대로
장수를 상징하는 주목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향적봉 아래 향적봉 대피소
1박에 10,000원, 모포대여 가능. 예약은 전화로만 예약가능(063-322-1614)
국공에서 관리하지 않고 민간인이 관리하는 유일한 대피소(예약 필요.)
엄동설한 향적봉
덕유산의 최고봉 1,614m 향적봉 정상
향적봉 돌탑
돌탑은 기원을 뜻한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가?
산 선배를 향적봉 대피소에서 만났다.
그 선배는 세계 유명산을 거의 섭렵한 산에 대해선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인데
이제 사모님과 겨울덕유를 찾았단다.
2월 덕유산(촬영 : 윤한병님)
여기는 덕유의 최고봉 향적봉
향적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덕유산 전경
향적봉에서 본 중봉 방향
향적봉 대피소는 눈속에 묻혀있어 마치 동면을 하고 있는것 같다.
다음날 아침 일출 전
이렇게 여명이 시작된다.
산의 윤곽이 서서히 들어 나면서 일출이 가까우 오고 있다.
향적봉에서 본 일출
지평선에서 뜨는 덕유산 일출
흑과 적 일출
하루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윤곽을 나타내는 산 그리고 산!
아침 붉은 빛으로 산란된 아침햇살
덕유산 능선
응달에는 아직도 눈이 그대로 남아 가는 겨울을 아쉬워 한다.
동엽령의 쉼터 데크
전날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무룡산 가는 길
남북 덕유의 절반을 조금더 걸은 무룡산(1,492m)
가야할 남덕유 가는 길
생각보다 고저차가 심한 남덕유산 길
잠시 어깨 쉼을 하고 삿갓봉으로 오르기 전
뒤 돌아 본 무룡산
고도를 많이 낮추었다.
삿갓봉 정상(1,418m)
통상 우회 등산로가 있어 잘 오르지 않는 삿갓봉
이번 산행을 함께한 리베로님과 기념사진
사진을 찍어 준 이는 육구종주를 하는 총각
월성재에 12:10에 도착 점심식사
이곳에서 황점으로 가는 고개
완전 얼은 빙판길
지금 계절이 더 위험한 등산로
드뎌 남덕유 정상(1,507m)
향적봉에소 무룡산을 거쳐 남덕유까시 능선길
산 뒤에 또 산
그래서 우리는 산악국가
이번 산행을 함께 한 리베로님과 남덕유 정상
하산길인 남덕유 철사다리
예전에는 직장에 다니느라 주말에 여럿이 산행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에는 산객이 많아 분잡하고
가고 오고 교통도 많이 복잡해 그 시간을 피해 다니고 싶어 했습니다.
이제 퇴직을 하고 나니 시간이 자유로와 미리 산장을 예약하지 않아고 좋고
도로가 막히지도 않고 산에 올라도 조용해서 좋습니다.
다들 퇴직을 하고 나면 인생의 끝이라고고 퇴물 취급합니다.
그러나 퇴직을 새출발로 생각하고 그 상황을 즐기면 제2의 인생도 멋진 시간이 될수 있는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손바닥과 손등처럼 붙어 있습니다.
손바닥과 손등은 어느것이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행복과 불행도 어떤 상황인냐가 아니라,
내가 어느쪽을 보고 있는냐에 따라 결정이 됩니다.
행복은 내가 바라는데로 이루어져서 오는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데서 옵니다.
내가 가진 것의 단점을 보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의 장점을 생각하는 마음이
불행한 마음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내가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닥치는 일상에서 그 일상을 온전히 받아 들이며 살아가는 인생이
행복을 열어 가는 길이 아닐까요?
이제 이 덕유산에도 눈이 녹고 봄이 찾아 오겠지요.
눈이 쌓인 2017년 겨울 덕유는 고맙고도
행복한 산행으로 고이 기억될것 같습니다.
덕유산 향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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