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순례길 33일차 세상의 끝 피니스테라 본문
로마인들이 세상의 끝이라 여겼던 피니스테라
순례길의 끝
이제 카미노 길의 끝이며 로마인들이 세상의 끝이라 여겼던 피니스테라로로 걷는다. 여기는 바닷가라 그런지 공기가 건조하지 않아서 밤 11시에 자고 아침 5시에 일어 났는데 게운하다. 그간 목이 말라 잔기침으로 물을 자주 마셨는데 그게 묵시아에서 절로 낫았다. 성령인가, 참 반가운 일이다. 새벽 일찍 배낭을 꾸리는데 여자순례자도 덩달아 배낭을 챙긴다. 그녀와는 구면인데 산티아고에서 뻬베와 첫날 같이 걸을 때 만난 스페인 여인으로 운동을 많이 한듯 날렵한 몸매다.
그녀는 피니스테라에서 왔기에 내가 걷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어제 걸은 길을 걷는단다. 새벽인데 공기가 차지 않아 출발 때부터 바람막이 옷을 벗고 간편하게 출발을 하였다. 피니스테라를 가는 길은 초반에 오름길이 많아 힘이 들수 있고 땀이 날 수 있으니 체온조절을 위하여 바람막이를 입고 걷는다.
묵시아를 벗어나면 해변을 따라 걷는데 새벽의 검은색 바다와 파도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언제 다시 올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묵시아다. 멀리 뒤에서 한분이 걸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나중에 만나고 보니 독일인이다. 카미노를 가장 많이 걷는 나라의 국적은 이탈리야와 독일인이 가장 많은데 가까운 지리적 위치도 한몫을 하는것 같다.
바닷길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드는데 뒤에서 일출이 시작되는데 서산에는 아직 그믐달이 조그맣게 걸려 있다. 그새 한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 시간은 그리도 빨리 흘렀다. 오늘 길은 소나무와 유칼립투스가 함께 있는 순례길이다. 카미노길 표시는 묵시아와 피니스테라 방향의 길이 양쪽 다 표시가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출발하기전에 마트에서 산 일회용 컵밥과 계란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왔더니 뱃속이 든든해 다리에 힘이 들어 간다. 길위에 살려면 잘먹어야 잘 걷는다. 혼자 걸을때는 주변 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심심하지 않고 풍경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위도상으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어 소나무도 잘 자라는 것이 고향 시골 마을풍경이 많이도 닮았다는 느낌이다.
피니스테라와 묵시아 사이에는 알베르게가 1곳 밖에 없고 바르도 별로 없는 한적한 시골이다. 묵시아 초입에는 아침을 먹지 못한 뻬레그리노(순례자)를 위한 이동식 바르가 있긴 했다. 이곳에서 커피도 한잔 할 수 있고 세요를 받을 수도 있는 곳이다. 중간지점쯤 되는 곳인 바다가 보이는 곳에 바르는 문이 닫혀 있었다. 출발할때 점심과 간식을 준비하여 출발하는게 좋을것 같다.
오늘 걷는 거리는 30km정도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는 거리다. 어? 그런데 여기서 독일인 친구를 또 만났다. 카미노 길에서 끈질긴 우연의 만남이었다. 오늘은 어떻게 만났는지 독일인 여성 3분과 걷는데 그들은 여유롭게 느긋이 걷는다.
그리고 생장에서 출발할때 만났던 양주에 사는 박처자를 여기서 다시 만났다. 그간 사연을 들어 보니 우리보다 하루 정도 늦은 일정으로 걷고 있었고 초반에는 다리가 아파 고생을 했는데 후반에는 완전히 적응해 걷는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참 인연이란게 묘하다.
그녀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동료는 어제 무니시팔에서 묵고 오늘은 다른 알베르게를 구해서 옮긴다는 말도 전해 준다. 그럼 씨(sea)에서 15km만 걷고 피니스테라에서 죽치고 있는것 같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에게 휴식을 상으로 주는것도 좋을것 같다. 어쩜 오늘 피니스테라에서 극적인 재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길을 같이 걷다 보면 사랑스럽기도 했다가 밉기도 했다가 미안하기도 했다가 감사하기도 했고 정말 복잡한 감정 종합선물 셋트 같은 알다가도 모를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어떤 날은 왜 내가 이길을 선택했나 후회를 했다가 저녁이 비노 한잔에 정말 내인생에 가장 잘 선택한 일줄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 걷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씩 바다가 보이는 길을 걷다가 재제소를 지나 쉬고 있는데 독일인 친구가 지름길로 와서 재회를 하였는데 마침 기부금을 내고 먹는 간이매점이 있어 여기서 그들과 사진도 찍고 즐거운 재회의 시간을 갖으면서 그간 가지고 있던 태극선 부채를 선물로 주었더니 많이 고마워 한다.
이제 피니스테라가 보이는 해변이 가깝다.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바닷길을 걷기 위해 백사장을 지나 코발트빛 해변으로 나갔다. 대서양 바다다. 그런데 어쩜 이리도 깨끗한가? 제주 서귀포 바다도 깨끗했는데 더 깨끗한 쪽빛 바다다. 하얀 모래와 바다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 색깔. 그냥 아름답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해변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서양인이 많은 곳을 지나니 피니스테라가 가깝다. 도로를 따라 가는데 숙소 호객을 하는 현지인도 보인다. 오늘은 무니시팔에 묵기로 하고 찾아가니 13:30부터 접수를 받는단다. 줄지어 있는 배낭뒤에 내 배낭도 줄을 세웠다.
열심히 걸어 왔더니 갈증이 심했나 보다. 근처에 있는 가게에 가서 세바스챤 1캔을 마셔 주고 알베르게 접수를 하는데 피니스테라 완주증인 피스테라나(Fisterrana) 라는 증명서를 한장받고 2층에 올라가 침대에 짐을 풀었다. 건너편 식당으로 가서 델디아 메뉴로 비노까지 한잔하고 땅끝마을 0km 표지석을 찾아 나섰다.
정열의 나라 답게 이곳의 날씨도 낮에는 더워 땀이 삐질삐질 난다. 어? 여기서 독일인 대머리친구를 다시 만났다. 그는 벌써 다녀 온다고 했다. 2.3km의 거리 피니스테라. 그곳에 섰다. 이곳을 로마인들은 지구의 끝이라고 생각한 땅끝마을이다. 그때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여기가 세상의 끝으로 생각을 했단다.
시작점인 "0km지점" 십자가가 있는 곳에서 순례길은 끝이 난다. 청동으로 만든 등산화가 있고 순례자들이 이곳에서 그간 신고온 신발을 태우면서 순례마감 의식을 한다. 피니스테레가 길의 끝이, 세상의 끝이 보였을 때, 세상의 끝과 끝까지 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생각났다. 길의 끝으로 다가 갈수록 길은 저 홀로 아름다워 졌다.
여기서 대만 아가씨를 다시 만났다. 동양인이라고 많이 반가워 한다. 부탁하여 사진도 찍고 남은 여정 즐겁게 보내라고 하고 돌아 오는데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느낌이 든다. 그간 걸어온 카미노길이 주마등 처럼 떠 오른다.
하얀등대가 서있는 절벽에서 보는 바다는 잔잔하고, 검푸르고 수평선은 까마득히 멀리 보인다. 그 바다를 보며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이 눈에 아른거린다. 지금 이 순간은 더 이상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내 삶에 감사한다. 모든것이 흘러가서 아무것도 잡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인생은, 삶은, 현재는, 단 한번, 순간이기에 슬프고도 아름다운것.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
묵시아 무니시팔(공립) 알르게의 새벽 모습
묵시아 새벽 바닷가 풍경
새벽에 서쪽에 걸려있는 그믐달
이른 새벽 묵시아 해변 풍경
묵시아 새벽 해변
묵시아의 시골마을
아침 대서양의 일출
붉은빛이 강한 아침 햇살
순례길 마지막날 일출
새벽 안개속을 걸어 오는 독일인 순례자
유칼립 투스 나무 숲길을 걷는 순례길
소나무 숲길
흙길이라 걷기 좋았던 피니스테라 가는 길
순례길 옆의 작은 마을들
순례길의 상징 석주
순례자의 허기를 해결 할 수 있는 간이매점
이곳에서 간식을 먹을 수 있고 새요도 받을 수 있다.
농장의 풀뜯는 말들
걷기 좋은 유칼립투스 숲길
뒤 따라 오는 독일인 순례자
피니스테라 가는 길의 농촌 풍경
무거운 배낭을 지고 힘들게 걷고 있는 순례자
옥수수 저장고
농촌풍경
오는 이와 가는 이
마을을 지날때는 포장된 도로
그들의 선조가 사용한 농기계
수량이 풍부한 시냇물
다리를 건너 이어지는 순례길
바닷물이 들어 오는 마을
귤나무
마을의 작은 성당
현지 노인네들
스페인도 농촌의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
괭이로 수작업하는 스페인 농부들
노란 야생화 사이로 걷는 순례자들
나이 지긋한 할매 순례자들
노란 꽃밭
이번 순례길에서 같이 많이 걸은 독일인 순례자(맨 오른쪽)
스페인의 농기구
아름답게 벽을 장식한 화분들
소 몰고 가는 농부
여기서 순례길 초입인 생장에서 만나 헤어진 후
처음로 다시 만난 양주 박처자
고사리와 소나무가 울창한 순례길
여유롭게 걷는 독일의 할매 순례자들
울창한 소나무 숲길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례길
M은 묵시아 가는 길 F는 피니스테라 가는 길 방향표시
스페인 시골 마을
쪽빛 바다 색깔. 너무 고움
깨끗, 청순 더 할말이 없다.
온 몸으로 햇살을 받고 걷는 구간
초원의 목장 방목
뒤돌아 본 바다
노란 야생화가 고운 순례길
이번 순례길을 자주 만나며 함께한 독일인 순례자(58세)
역기서 태극 독도 부채를 선물
무인 휴게소 쉬어 가는곳.
이곳에서 독일인 순례자를 다시 만나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노란 조가비와 꽃다발
순례길에 만난 영국할머니
여기서 만난 상사화
피니스테라 가는 해변길
그간 무겁게 신고 다니던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밭을 걷는 순례자들
비취색 바닷빛갈 피니스테라 해변
바다의 깊이에 따라 바닷 색갈이 변하는 피니스테라 해변
깊은 수심은 더욱 푸르게 보이는 바다
바다와 하늘 색이 크게 다르지 않는 하늘과 해변
평화로운 해변
해변에 세운 석상 십자가
함께 걸었던 독일인 순례자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니던 할배
피니스테라로 착착 도착하는 순례자들
걷는 자세에 여유가 있어 보임.
피니스테라 버스 터미널
이곳에서 산티아고 및 Cee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곳
피니스테라 해변의 조형물
수리중인 배
조형물 반대편 모습
바다 물놀이 중
바닷물에 발을 담그어 보는 순례자들
무거운 신발을 벗어 놓고 발 해방!
석상 십자가 아래에 있는 순례자
더운 지방임을 알려 주는 열대식물
바닷가 갈매기
작은 해변에서 망중한
해변이 고운 피니스테라 바닷가
땅끝마을로 가는 길의 성당
석조 성당 모습
아담한 성당의 모습
순례길의 야고보 상
여기가 땅끝 마을
땅끝마을의 돌 십자가 상
대서양 땅끝 마을
땅끝마을의 시작점인 0Km
땅끝마을 0km에 도착하였습니다.
땅끝 피스테라
땅끝 박물관
돌 십자가 아래로 순례길을 걸으며 가져 온 물품을 불태우는 곳.
대서양 끝 바다
이곳에 앉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간 살아온 시간에 대한 되새김의 시간
반추의 시간들
주변에 자라는 식물들
아찔한 낭떠러지인 피니스테라
땅끝 대서양 바다을 보며 환희의 'v'를 그려 본다.
생각의 시간들
땅끝마을 전파 수신기지
순례길의 용품을 태우는 곳(검은 곳)
땅끝마을의 돌 십자가
피니스테라의 흉상
그림 같은 해안가
순례길 신발 조형물
순례자와 알베르게
돌 십자가 상
성당의 종탑
프란세스코 흉상
피니스테라의 바다 풍경
바닷가 성벽 흔적
조형물 닻
피니스테라의 해변
해변 조형물
피니스테라의 무니시팔 공립 알베르게
피니스테라의 해안가 풍경
로마인들이 지구의 끝이라 생각했던 피니스테라 완주증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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