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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태풍 콩레이와 함께한 백두대간 피재에서 댓재 본문

국내 산행/백두대간

태풍 콩레이와 함께한 백두대간 피재에서 댓재

산달림 2018. 10. 9. 20:15

태풍 콩레이가 오는 날 백두대간 덕항산

날아 갈듯 부는  바람에 우의가 찢어질듯이 부는 태풍이었다.

 

 

○ 일시 : 2018. 10. 6(토) 날씨 : 종일 비 태풍 콩레이 지나가던 날

○ 일정 : 삼수령 ~ 건의령(한의령) ~ 구부시령 ~ 덕항산 ~ 큰재 ~ 고냉지 채소밭 ~ 황장산 ~ 댓재

 

태풍 콩레이가 남해를 지나 간다는 뉴스를 듣고 대간길에 올랐다. 시청광장을 23시에 출발해 죽전에서 탑승하는 분이 한마디 한다. "오늘 토요일 산행가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다."고 한다.

새벽 3시 30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삼수령에 버스에서 내렸다. 강한 바람에 비까지 퍼붓는다. 을씨년스런 날씨다. 우의를 입기전 방수상의를 입고 방수바지도 입고 그 위에 우의를 입었다. 등산화 발목사이로 빗물이 쓰며 들지 못하게 방수 스페트도 착용하고 방수 코팅 장갑도 끼고 출발이다.

건의령으로 가는길은 등산로가 수로가 되어 물이 흘러 가고 군데군데 물 웅덩이가 생겼다. 칠흑같이 어두운밤에 오직 헤드렌턴불빛에 의지해 길을 걷는데 싸리나무는 빗방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축늘어져서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대간길이 만만하지 않다.

연신 불어 오는 강풍에 우의는 앙탈을 한다. 렌턴불의 의지해 묵묵히 수도승처럼 걷는다. 6km를 걸어 건의령을 지난다. 덕항산으로 가는길.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밝아 온다. 그래도 보이니 걷기가 편하다. 비바람은 쉴새없이 불어 오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부시령으로 가는 길에는 잡목지대를 지난다. 아침식사시간이 되어도 마땅히 먹을 데가 없다. 덕항산을 오르는 오르막길에 나무밑에서 우산을 펴고 서둘러 김밥을 먹는데 금새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 온다. 이러다가 하이포서미아에 걸릴 것 같아 급해 걷는데 이럴때는 오르막이 고맙다. 체온으로 몸을 덮여야 한다. 우의의 끈이 싸리나무가 자꾸만 잡아 챈다. 덕항산을 지나니 가을산의 열매 마가목이 바람에 떨어져 있다. 입에 넣어 보니 쌉살한 맛이 난다.

방수를 철철히 한탓에 등산화가 4시간은 물이 들어 오지 않았는데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하고 물이 쓰며들고 우의속으로 속옷까지 다 젖는다. 이제는 쉴수도 없고 끊임없이 걸어야 체온을 유지 할 수 있다. 연신 불어 오는 강풍이 우의를 뒤집어 놓고 바람에 모자까지 날려 버린다.

광동댐이주단지 고냉지 채소밭을 지나는데 이른 배추는 수확을 했다. 물길에는 흙탕물이 콸콸콸 흐른다. 날머리까지도 비가 그칠 기미가 없다. 군데군데 단풍이 노랗게 빨갛게 곱게도 물이 들었다. 빗물에 반사된 붉은 단풍잎이 유난히도 곱다.

태풍만 없다면 여유 있게 걸어도 좋은 산행길인데 콩레이 덕분에 생고생을 사서하고 있다. 쉬지 않고 걸으니 황장산이 가깝다. 황장산에서 날머리 댓재도 0.6km다. 완만한 내림길을 걸어 삼척으로 가는 댓재에 내려 서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강풍과 비가 몰아 치는데 고대했던 버스는 중탈자를 싣으러 떠나고 없다.

휴게실이 있는 가게는 오늘 같은날 손님이 없을것 같으니 '금일휴무'라고 써 놓고 외출중이다. 몸 하나 가릴곳이 없어 찾다가 표고버섯 비닐 하우스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는데 젖은 옷에 등산화에 어찌나 떨었던지 30분이 지나니 중탈자를 싣고 버스가 올라온다. "이제 살았다." 하는 환호가 절로 나온다. 중탈자에는 산행 9단인 윤대장님도 저체온증으로 중탈하여 버스를 타고 왔단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홀로 빗소리들 들으며 걷는 시간이 좋았다. 힘들었던 만큼 무사히 완주하고 나니 성취감도 크게 다가 온다. '아직 늙지 않았네.' 하는 자신감도 생긴다.

 

후미는 그후 3시간 후에 무사히 도착해 상경길이 사북에서 범바위 식당에서 민물 매운탕을 먹었는데 추운데 떨다가 뜨끈한 국물이 뱃속에 들어가 더 바랄것 없이 행복하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바로 손안에 있다. 내가 행복하게 느끼면 그게 행복아니던가. 우중에 태풍을 헤치면 안전하게 산행을 끝낼수 있어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삼수령(피재)에서 건의령 가는 길의 안내 표지

 

 

건의령까지 와도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는다. 피재에서 6km를 걸었다. 아직 남은 거리가 20.1km다

 

 

그새 단풍이 덕항산 자락까지 내려 왔다. 가을산은 뭐니뭐니 해도 단풍이 제격이다.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발원된 산줄기란미로서 백두사네서 시작하여 지리산 까지 이르는 산줄기이며, 강이나 하천 등 물줄기에 의해 잘리지 않고 한반도의  가장 큰 국토줄기를 형성하는 산줄기라고 한다.

 

 

덕항산 정상(1,071m) 바람이 세차게 불어 서 있기가 힘들었던 곳이었다.

 

 

새로 생겼나 환선봉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일명 지각산이란 이름도 있다.

아래는 환선굴이 있다.

 

 

광동댐 이주단지의 고냉지 배추밭 최근 수확한 가을 배주밭

이곳 일대가 고냉지 채소밭이 크다.

 

 

큰재를 지나면 황장산이다.

덕항산에서 황장산 사이가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었다. 아마 그때가 태풍이 이지역을 통과했나 보다.

 

 

 

댓재 0.6km 남은 거리 0.6km만 남았다. 이런 작은 일에도 희망을 보고 행복감에 젖는다.

 

 

 

이번 산행의 종착지 댓재

삼척으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고개다. 연신 힘겨운 엔진 소리를 높이며 차들이 힘겹게 넘는다.

 

 

오늘 새벽부터 내린 비가 활톳물이 되어 흐른다. 비가 많이 내렸나 보다.

 

 

 

사북에 있는 민물고기 전문점 범바위 민물집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메기매운탕

넉넉한 시골인심에 뜨끈히 잘 먹은운탕

 

 

삼척시 하장면에 속하는 댓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