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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19년차 비 맞으며 의암호 가을을 노래한 2018 춘마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19년차 비 맞으며 의암호 가을을 노래한 2018 춘마

산달림 2018. 11. 1. 19:58

 

 

 

 

 

도시민들이 곧히 잠을 자는 새벽 4시 30분 시내버스에 올랐다. 1년에 딱 한번 첫 이 버스를 탄다. 이른 새벽에도 도심의 생활인들은 제각기 목적지로 향한다. 내가 가는 곳은 춘천으로 10월 마지막주 일요일에 이 버스에 오른다. 올해는 창밖에는 비가 내린다. 올해는우중주를 준비해야 할것 같다.

용산역에는 춘천으로 향하는 달림이들로 가득하다. 먼저 춘마의 열기를 먼저 느끼는 곳이 이곳이다. 19년전 춘마에 참가할때는 하루전날 춘천에 가서 여관에 하룻밤을 자고 대회에 출전했는데 경춘선 전철개통으로 당일 대회 참가가 가능하여 격세지감을 느낀다.

공지천에 도착하니 여름비 같이 비가 내린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낸 터라 비닐을 입고 장갑을 꼈다. 햇볕은 만나지 못할것 같아 선그라스는 착용하지 않고 공지천 뚝방길에서 출발전 워밍업을하는데 팔이 시렵다는 느낌이 올 정도로 차가운 대회날  춘천의 아침기온이다.

그간 쭉 A구룹에서 달렸는데 올해부터 B그룹 출발이다.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자연현상으로 받아 들인다. 출발선에서 마루금님을 만났다. 잣은 경기로 얼굴살이 많이 빠졌다. 서로 선전을 기원하며 출발선으로 이동하는데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 진다. 여름장맛비 같다. A그룹이 출발하고 2분후에 출발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일제히 달려나가니 그 넓은 주로가 달림이들로 가득 찬다. 아스팔트길 위로 빗물이 줄줄 흘러 내린다. 신발이 젖을 새라 물길을 피하고 사람을 피해 요리조리 달려 본다. 비닐을 입었더니 춥지는 않은데 거추장스러움은 감수해야 했다. 작은 오름과 내림이 이어지고 저수지 방향으로 들어 가는데 먼저 출발한 A그룹이 돌아 나오고 있다. 주로의 고저가 심해 초반 워밍업이 힘겹다. 그간 주로에서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과  가벼운 인사로 힘은 전한다. 비가 내려 갈증이 심하지 않을것 같아5km 급수대는 통과하고 지났다.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 않다.

목표한 초반 페이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 후반이 염려스러워 내림길도 무리하지 않고 편히 달려 내려가는데 앞선 달림이가 신발끈이 풀린채 달리고 있어 알려 주니 힘들 때 까지는 그냥 갈거라 한다. 달리면서 무척 신경이 쓰이는데 신발끈을 매고 달려야 하는것 아닌가. 의암댐인 신연교를 지나기 전에 비가 그치자 안개가 걷힌 삼악산의 단풍이 물청소를 하여 더욱 선명한 노랑, 빨강 단풍으로 수를 놓았고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의암호가 한폭의 수채화 같이 보인다. km당 4:20이 찍히기도 하는데 오르막이 나타나면 밀린다. 적정한 페이스 같아 그냥 밀어 본다. 비가 멎어 7.5km를 지나면서 비닐을 벗고 달리니 시원해서 좋다. 이제 몸도 풀렸으니 속도를 좀 높여 봐야 겠다. 

처음으로 구간 21분대에 진입한 구간이다. 평지가 많고 이제는 몸이 풀려 달릴만 하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쌀쌀했는데 이제야 몸이 풀린다. 수원사랑 마라톤의 공왕배님이 보인다. 19년째 달리다 보니 이제는 초창기 달림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신구 새대교체가 된것 같다. 주로에서 역전의 용사들을 만나면 반갑지만 이제는 만나기도 쉽지 않다. 같이 달리는 주자와  달리면 따라 잡는 주자와 추월하는 주자가 반반이다. 아직은 교통정리가 남았다. 서울동마 섭3 페메를 했던 이상우님과 만나 함께 달렸다. 얼마전 다녀온 시카코마라톤대회에서도 비를 만났다고 하며 비와 인연이 많은것 같다고 한다. 비 오면 비가 오는데로 달리는게 마라톤이 아닌가.

20km로 가는 길이 부담스럽지 않다. 쌀쌀한 날씨 탓에 급수대 마다 들릴 일은 없었다. 후반을 위하여 파워겔 하나를 터트리고 달리는데 늘 섭3는 하는 은평 에이스 정남기님이 지나길레 인사하고 달리는데 여전히 좋은 페이스다. 저 페이스로 갈수 있다면 섭3는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 몸상태는 그렇게까지는 끌어 올리지 못했기에 지금에 만족하며 레이스에 집중해 본다. 17km 에니메이션학교 오름길을 생각보다 편히 올랐다. 신매대교로 진입하는데 돌아 나오는 A그룹의 앞선 섭3주자를 볼수 있었다. 페메주변에 몰려 달리고 그 뒤로 서브3닷컴의 정두식님과 홍석배님도 보인다. "석배야 힘!"을 외쳐 준다. 

20km를 지나면 이제 주로의 교통정리가 된다. 지금부터는 추월해 가는 분은 그리 없고 페이스만 유지를 해도 앞서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25km 주는 파워겔을 다시 터트렸다.줄곳 발맞추어 앞서 달리던 수원마라톤 유니폼을 입은 2분이 나란히 달리기에 페이스가 떨어 지기에 앞서 나가면서 나갔다.춘천댐으로 올라가는 넓어진 주로에 앞서 달리는 주자가 뛰엄뛰엄이다. 은근한 오르막길이지만 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다. 함께 했던 주자들이 떨어져 나간 구간이다. 오르막을 만나니 기록상으로는 조금 밀린다.

춘천댐을 올라서는 구간이다. 체력이 많이 소모 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아직은 몸이 잘 버티어 준다. 춘천댐을 올라 서는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된다. 그간 양발이 거의 말랐나 했는데 다시 젖을 까봐 빗물을 피해 달린다. 빗속에 바라본 춘천댐이 고요속에 잠긴 모습이 한폭의 그림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달리는데 앞에 의정부에서 온 젊은피 양우현님이 보인다. 체력이 좋은 분으로 자주 주로에 만난곤 했는데 연식에서 밀려 최근에는 자주 보지 못했는데 여기에서 만나네. 한번쯤은 앞서도 좋을것 같아서 그대로 밀어 앞서본다. 비는 금방 그칠 비가 아니다. 기온도 오르고 몸이 달구어져 있어 춥지는 않은데 앞바람이라 갈길을 막는다. 오르막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고 숏 핏치로 밀어 올랐다. 

32km에 마지막 작은 오름이 있는 구간을 지나면 내림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오름이 벅차게 닥아오는 구간이다. 조금씩 피로가 느껴진다. 다행히 내리막 길이 많아 오름에서 까먹은 시간을 내림에서 만회해 본다. 앞서 달리는 주자의 발걸음이 현저히 둔화되어 있는 구간이다. 여기서 다시 파워겔을 터트린다. 마지막 에너지 보충이다. 시장기를 느낄때 먹는건 이미 늦었다. 그간 추월해 간 주자분을 여기서 다시 추월해 앞서 달린다. 지금부터는 체력으로 달리는 구간이다. 그간 누가 얼마나 땀을 더 흘렸는냐가 좌우되는 구간이다. 실력이 좋은 주자도 장거리를 충분히 소화하지 않았다면 여기서는 밀릴 수 밖에 없는 구간이다. 그래서 마라톤의 기록은 땀의 결실이라고 하는지 모른다. 넓어진 주로라 조금은 지루한 구간이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달린구간이다. 몸은 물먹은 솜마냥 천천히 가려고 한다. 그걸 정신력으로 극복해서 달리는 구간이다. 동호회 회원과 시민들의 응원이 있어 멘탈로 극복해 본다. 가끔은 아직도 잊지 않고 나의 이름을 불러 주고 응원해 주는 분이 있어 힘을 얻는다. 소양2교를 건너면 40km이니 더이상 체력을 아낄 필요는 없다. 집중하고 집중해서 달리는 구간이다. 멜탈에서 밀리면 뒤쳐지는데 추월 당하지 않고 추월하면서 달린 구간이다. 소양2교에서 카메라 앞에 멋진 폼도 잡아 보고 40km구간에서도 밀리지 않고 잘 통과 했다. 

40km까지는 사람이 달리지만 나머지 2.195km는 '신이 달린다.' 고 한다. 그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정신력으로 달리는 구간이란 말이기도 하다. 한창 때는 8분대에 달리는 구간이지만 이제는 어렵다. 이번 춘마의 희망목표가 싱글이었다. 싱글은 가능한 시간이지만 한단계 높여 올 봄 동마의 기록을 넘어 보고 싶었다. 3:08:15의 기록갱신 그것으로 목표를 달렸다. 2km 정도는 인터벌로 달려야 하는데 짧은 훈련기간에 그 정도의 체력을 올리지 못했다.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 마지막 1km만 인터벌로 달리기로  한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주로에는 물이 고여있어 골이 파진 물길을 피해 달려야 했다. 마지막 스퍼트로 피니쉬 라인으로 빨려 들어가니 목표한 3:07:59로 통과. 봄 동마기록을 16초 단축한 올 최고기록이다. '병환아, 수고했어.' 나를 토닥여 준다.

구간기록
0 ~ 05km 22:02
~ 10km 22:23
~ 15km 21:56
~ 20km 21:55
~ 25km 22:08
~ 30km 22:26
~ 35km 22:52
~ 40km 22:52
~ 42km 09:28(3:07:59)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 지도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 고저도

가장 높은 오르막은 춘천댐을 지나서 28km에서 29km 가는 오르막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안내

 

 

손기정 올림팍 제패기념 제72회 전국마라톤  선수권 대회겸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결승선 아치

 

 

출발전 전의를 태우며 기념사진

마라톤은 달림이들의 하나의 축제의 장이다.

 

 

누가 가을비가 추적이는 춘천 공지천으로 모여 들게 하였는가?

멀리는 미국, 일본에서도 오고 제주에서도 참가하는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마지막주 일요일 삼악산의 곱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의암댐 신연교를 건너는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코스

마라톤 코스는 이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춘천댐으로 향한다.

 

 

의암댐에 반영되는 삼악산의 추색이 깊은 가을 단풍

 

 

장관이다. 장관이여. 의암댐 신연교를 건너는 달림이들과 의암호를 돌아 춘천댐으로 향하는 주자들

 

 

105리갈의 결승선 앞 41km 지점

마라톤의 마지막 구간 2.195km는 '신이 달린다.'고 한다. 이구간은 인간의 한계를 지나 오직 정신력으로 달리는 구간이다.

 

 

힘든 자신과의 싸우에서 이기고 피니쉬 라인으로 빨려 들고 나며 길고도 긴 105리길의 끝이다.

고비를 넘기고 나면 성취감으로 뿌듯함이 오래도록 가슴에 깊이 남는다. 3;07:59로 완주 후

 

 

이 기분으로 달린다. 사이다 보다 달콤한 완주 후의 쾌감. 이맛이야!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 완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명예의 전당 사진과 기록

처음 마라톤 입문하여 처음 풀코스 완주한 대회가 1999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최고기록은 2:45:32

명예의 전당은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을10회 완주하여야 그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의 슬로건은 '춘천 단풍과 하이파이브'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의 주관 스폰서인 아식스 부스

 

 

공지천의 2018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장 풍경

 

 

물품보관소 풍경

달리는 동안 물품을 보관하고 완주후 물품을 찾는 장소

 

 

다행히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 었는데 대회를 마치고 잠시 비가 그쳐 기념사진

 

 

물품을 찾는 달림이들.

비가 내려 저체온을 예방하려면 서둘러 옷을 갈아 입어야 한다.

 

 

탈의실 앞에서 기념사진은 남겨야지. 하나, 둘 찰칵!

 

 

축제의 끝은 사진으로 남기기, 기록과 함께 사진찍기

 

 

대회 본부석. 이곳에서 입상장에 대한 시상식이 이루어진다.

 

 

춘천에서 전하는 마라톤 이야기

35km쯤 설치된 영상편지 보내기

 

 

완주후 다리 경련으로 소위 쥐가 나서 다리를 풀어 주고 있는 부인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는 풀코스 완주 후 찾아 오는 영광의 통증

 

 

하마나 오실까? 노심초사 결승선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피니쉬 라인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가족, 동호회 회원들의 간절한 기다림의 시간

 

 

대회 출발 5시간을 넘기고 비를 맞으며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주자들

무엇이 그들을 가을비를 맞으며 5시간을 넘게 달리게 할까?

 

 

 

춘천 조선마라톤 출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