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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12도 혹한에 달린 전마협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12도 혹한에 달린 전마협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산달림 2018. 12. 13. 20:21

 

 

-12도로 올들어 가장 추운날 전마협 마스터즈 최강전 105길 마지막 결승선을 향한 스퍼트

 

 

대회장인 뚝섬한강공원으로 가는 청담대교 전철에서 본 한강의 붉은 해돋이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데 꽁꽁언 서울도심은 을씨년스럽게 춥게 느껴진다. 뚝섬공원 수영장에는 눈설매장을 만든다고 이른 아침부터 제설기를 돌려 눈을 만들고 있다.

-12도로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날이다. 추운날씨 탓에 다들 옷벗기를 늦추다보니 9시가 되어도 물품보관소의 대기 줄이 길다. 기다리는 동안 벌써 발이 시려온다. 복장은 방한복에 털모자 그리고 등산용 방한 장갑까지 든든히 챙기고 보니 몸이 둔하다.

출발시간 보다 5분 늦은 09시 05분 하프와 풀코스가 동시 출발이다. 너무 추운탓인가 호흡이 터지지 않고 호흡만 가쁘고 콧물만 난다. 콧속으로 들어 오는 한강의 아침공기가 알싸하게 느껴진다. 주최측에서 준비해 준 비닐봉투를 입었더니 복부는 춥지 않은데 노출된 양팔이 싸늘하게 느껴진다.

5km를 지나면 급수대에서 물컵을 집었는데 부어 놓은 물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는다. 컵을 움켜 쥐니 그때 얼음이 깨지면서 얼음과 물이 한꺼번에 입속으로 들어 온다. 얼음은 뱉고 물만 삼키니 뱃속까지 시원함이 전해 온다. 앞서 가며 버린물이 바닥에 얼어 빙판이 졌다. 조심 조심.

몸에 열이 나지 않으니 속도가 오르지 않는다. km당 4:37을 오르 내린다. 이런날은 속도는 내려 놓고 추위를 즐겨도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올림픽대교를 지나고 암사구리대교를 지나 첫번째 반환점으로 향한다. 통상 5km만 지나면 보온용 비닐봉투를 벗어 던지는데 오늘은 어찌 벗기가 싫다. 따뜻함이 좋다.

첫번째 하프 반환점이다. 풀코스는 하프코스를 두번 왕복을 해야 한다. 반환점을 돌아 왔는데도 호흡이 편하지 않다. 속도가 오르지 않으니 다리는 편하다. 마라톤은 30km 이후라고 생각하고 편히 달렸다. 12.5km를 달리고 급수대에 비닐봉투를 벗는데 체온으로 김이 서린게 얼어 얼음이 되어 떨어진다. 김이 서린 옷이 축축히 젖었다. 옷의 속은 체온으로 젖고 밖은 얼어 온다. 돌아 오는길은 내리막 길이 많아 조금 속도가 올라 간다.

늘상 대회에서 자주 만나는 송*님이 컨디션이 좋은지 앞서 간다고 하며 앞으로 나간다. 아직 달릴시간이 많은데 벌써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서 달리는것 보다 보고 뒤에서 따라가는게 편해 2~3 발자국 뒤에서 따라 달렸다.

하프 1회전 끝 지점 전에서 산수주륜의 전회장님과 구현경님이 사진 촬영을 하고 계신다. 마라톤을 끔찍히도 사랑하시는 분인데 요즘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재활훈련 중인데 오늘같이 추운날에도 나오셔서 사진봉사를 하고 계신다.

2회전은 하프주자들이 떠나고 나니 주로가 텅 빈다. 같은 코스를 2번 달리는게 부담스럽게 다가 오지만 아직 반만 뛰었다고 자신을 다독인다. 앞에는 여전히 송*님이 뛰는데 자세도 좋고 페이스도 좋다. 그래도 함께 달릴 수 있는 동반자가 있어 외롭지 않게 달릴 수 있어 좋다.

28km를 지나면서 그분의 페이스가 떨어져 자연스럽게 추월이 된다. 이제 하프지점만 돌아 오면 끝이라 위안을 하며 달려 나오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추위에 힘들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핫펙이라 제공을 해 줘야 할것 같다.

35km를 넘기자 풀코스에서 체력의 고갈로 또 한번의 고통의 시간이 다가 온다. 빠른주자건 늦은 주자건 풀코완주에는 나름 힘든 인내의 시간은 있다. 다리아래 응달을 지날때는 몸이 더욱 움츠러 들어 가능하면 양지쪽을 달렸다.

체력이 저하된 후반에는 오름이 자주 나타나서 속도가 떨어진다. 속도가 떨어지면 추위는 더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덜 춥기 위해서는 좀더 빨리 달려야 한다. 이런게 겨울철 달리기의 힘든것 중 하나다. 다행히 오늘은 한강의 칼바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겨울에 자주 만나는 칼바람이었다면 정말 힘든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시작을 하면 끝은 있는 법. 남은거리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 1km를 남겨 놓고 스퍼트를 해 볼려고 해도 마음만 달려가지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작은 언덕을 올랐다가 내리막을 내려서면 결승선 아치가 반갑다. 통과하니 3시간 16분 53초.

완주후 울모자를 벗는데 안은 땀으로 젖어 있고 밖은 얼어 있다. 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아직은 영하의 기온이다. 60대 2위라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너무 추워 연대별 시상식을 생략하니 트로피는 개별적으로 찾아 가라고 한다.

갑자기 뚝 떨어진 혹한에 힘든 레이스를 했지만 완주후에 느끼는 마음은 이 또한 겨울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추억의 시간으로 기억이 되고 힘들었던 만큼 오래도록 기억되는 코리아 마스터즈 최강전이었다.

 

 

뚝섬공원 스켈리도배 제4회 코리아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출발선

 

 

스켈리도배 제4회 코리아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본부석

 

 

스켈리도배 제4회 코리아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코스도

한강 뚝섬 수변무대를 출발하여 토평 IC전에 반환하여 2번을 다녀 오는 코스

 

 

머리의 털모자는 김이 서려 얼고 있고

런닝셔츠도 땀으로 젖으면서 얼고 있다.

 

 

송 * 님과 함께한 1회전 역주

마라톤은 동반자가 있으면 경쟁자로 기록향상에 도움이 된다.

 

 

배번호에 45로 시작은 42km의 4와 뒤에 5는 50대를 의미하다. 46은 42km 60대란 의미다.

 

 

사진을 찍어주는 전회장님께 감사 인사.

오늘 같은 혹한에는 뛰는것 보다 힘드는게 사진찍기가 아닐까.

 

 

시상시 준비중인 본부 무대

 

 

105리길 완주 후 기념사진

어름 슬러시를 마시며 완주 했지만 뛰고 나면 그곳 보다 후련한게 없다.

 

 

60대 2위를 하여 트로피를 받고 기념사진

 

 

4회 마스터즈 마라톤 최강전 60대 2위 트로피

 

 

폴코스 마라톤 기록증 3:16:53

추운날씨 치곤 선방한 대회였다.

 

 

 

뚝섬 한강공원 수변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