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서울동아마라톤으로 가는 관문 고구려 마라톤 본문
42.195km가 아닌 43.9km를 달린 2019년 고구려역사지키기 마라톤
2001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유일하게 참가하는 대회는 서울동아마라톤대회다. 이건 나의 마라톤 자존심과 같이 생각되어 이 대회를 위해 다른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마라톤 풀코스라는게 그냥 시간만 내어 뛰면 되는게 아닌 뛸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하는 난제가 있다. 그런데 작년 12월 17일 아내와 함께 차이나반도 배낭여행을 다녀 온게 1월 25일이다. 여독을 풀고 설 쇠고 오니 금새 고구려 마라톤 대회일이다.
아직도 몸을 만들고 있는 과정이기에 장거리 훈련을 목표로 여행 떠나기 전에 신청해 두고 간 대회였는데 준비가 부족하니 자신감이 떨어진다.대회날은 하필이면 -6도에 깜짝 추위가 찾아 왔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혹한을 보내고 왔더니 추위에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좀 두꺼운 티셔츠와 털모자 목에는 버프를 두르고 출발선에 섰다. 그간 장거리 훈련을 하지 못한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 35km 이후는 몸이 어떤 반응으로 나타날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부족한걸 다 나열하면 열가지도 넘겠지만 훈련이다 생각하고 욕심을 내려 놓고 물 흐르듯 달려보리라 다짐해 본다. 출발때는 가는 떨림과 긴장이 찾아 온다. 그래도 A그룹 중간에 자리잡고 9시 30분에 출발했다.
역시나 예상한데로 참가자가 많아 달리 주로확보가 되지 않는다. 밀리듯 한강을 나가도 2차선 자전거 도로가 꽉 찬다. 앞에는 330 페메의 풍선이 보인다. 그들을 따르는 주자들이 많아 일단 앞서 달리기로 한다. 탄천교를 지나는데 생각보다 몸이 가볍고 호흡도 안정이 된다. 지금 속도를 보니 440이다. 오늘의 속도는 이 정도가 좋을것 같다.
앞에는 연배도 비슷하고 주력도 비슷한 서라벌의 최재진님이 특유의 꽁지머리를 하고 달리기에 당분간 동반주로 함께 했다. 해가 뜨니 급히 기온이 올라 덥다는 느낌이 들어 목에 두른 버프는 허리춤에 끼고 티셔츠 작크도 내리니 한강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5km를 지날때는 436까지 높였는데 계속 가속을 하기에 보내 드리고 나만의 페이스로 달렸다.
한강주로는 그간 숱하게 달린 낯익은 주로라 손바닥 보듯 보인다. 반포에서 반환하고 양재천으로 올라 가고 과천에서 돌아 오고하며 전체 주로를 그려 보는데 선두권 주자들이 1차 반환을 하고 돌아 온다. 가민시계에 전체 거리는 표시하지 않고 매 km당 시간만 확인하고 달맀는데 1차 반환을 하고 오는데 km당 거리가 맞지 않는다. 오차가 크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8km를 달렸으니 이제 34km남았네. 하며 돌아 오는데
뒤에서 인사를 하기에 돌아 보니 목마의 이의신님이다. 50대 후반으로 예전엔 섭3주자 였는데 요즘 기록이 좀 떨어진다. '얼마에 가십니까?' 묻기에 '440'하고 '먼저 가.'하 보내 준다. 고이섭님하고 무리를 지어 앞서 간다. 후반이 자신이 있었다면 함께 했겠지만 오늘은 조심스럽다.
탄천교를 지나 양재천으로 접어 든다. 이제 서서히 오르막이고 15km를 지나고 있는데 몸이 무겁지 않고 시장기를 느끼지 않아 조짐이 좋다. 추월해가는 주자도 없어 집중해 달리는데 이제 한분 두분 앞서 갈수 있었다. 매 2.5km마다 있어야 할 급수대가 미리 나타나고 생각보다 포근한 기온에 급수는 꼬박꼬박 마시고 지나면서 20km부근 급수도하고 쵸코파이도 한조각 집어 들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서지 말고, 서지 말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장갑을 낀 상태에 물컵을 집으려면 자연 속도가 줄어 들고 거기다 초코파이 하나까지 집으려면 주춤하게 된다. '에이 C'하고 달려 간다.
급수대에서는 어느 주자든 들리는 곳인데 급한 주자가 알아서 돌아 가야 하는것 아닌가? 괜시리 주로에 방해를 준것 같아 '미안합니다.' 사과하고 서로 기분 좋게 달리고자 했다. 그분이 틀리고 내가 맞은게 아니고 각자의 생각이 다른뿐이구나 하니 이해가 된다. 은근한 오르막 길에 다소 밀리면서 양재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은 몸이 무겁지 않으니 달릴만하다.
24km를 지나 달리는데 앞서 갔던 목마의 고이섭님이 힘들어 한다. 100회 마라톤 회원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인데 세월앞에는 장사가 없나 보다. '힘'을 전하고 달려가는데 자연적으로 페이스가 맞은 분들끼리 모여 5명의 그룹이 형성된다. 앞에서 그분들을 끌고 달리니 힘든 줄 모르겠다. 역시 마라톤의 동반주는 시너지 효과를 주는게 틀림이 없다.
25km쯤에서 초반에 앞서가던 목마의 이의신님을 만난다. 체력이 좋은 후배인데 힘이 부치나 보다. '먼저 가세요.' 한다. '힘내'하고 앞서 달렸다. 그때 함께 달리던 그룹중에 뒤에 따라오던 분이 '제가 좀 끌게요.'하고 앞선다. 그분이 페이스를 높여 끄는 바람에 그룹은 깨지고 각개로 뛴다. 섭3를 노리는 낯익은 분들 몇분이 반환점을 돌아 내려 오니 제2반환점도 그리 멀지 않은것 같다.
이 길이 낯이은게 2000년 초반에 '동아시아 100km 마라톤 대회'가 열렸던 곳이고 입상 기억과 과천마라톤 대회 풀코스 부분에 처음으로 1위를 한곳이라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근 16년전의 일이지만. 그때는 들불처럼 일어난 마라톤의 열기는 지금에 비할 바가 아니었는데 요즘은 기록의 질적인 향상은 되었지만 달리기를 즐기는 인구는 해마다 감소해 20대 신입회원을 구하기 힘들다는 마라톤 화장님의 말씀이 실감난다. 즐길꺼리는 많고도 많은데 땀을 요구하는 마라톤이 그들에게는 재미없는 운동이라 여겨지나 보다.
길고 먼 양재천의 2차반환점. 이제 내려만 가면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여유롭다. 30km로 넘어가면서 지친 주자를 뒤로 보내며 달린다. 우려했던 후반 체력 저하는 느껴지지 않는다. 저만치 올라갈 때 급수대에서 서지 말라고 외치던 건국에이스 복장을 한 달림이가 힘겹게 달린다. 급수대에서 그 정도 여유가 없었으니 지친 몸이 었던것 같다. 여유있게 뒤로 보내고 달려 내려 왔다.
그런데 32.195km를 뛰는 반환점을 지나니 좁은 주로가 포화 상태다. 올라 오는 주자와 내려가는 주자로 가득한데 32km주자들의 발걸음이 늦어 비집고 달려야 했다. 주로를 생각하면 적정인원만 접수받아야 고품격 대회가 되는데 수익을 우선하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곳 주로에서 주자에 막혀 달리기 힘든건 처음인것 같다. 걷다 뛰다 삼삼오오 함께 뛰는 주자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달리는건 후반에는 정말 피곤하다.
탄천교 입구에 40km를 통과하니 남은거리 2km 표지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는 퍼질 염려는 없으니 남은 에너지를 모아 달려 본다. 한강의 찬바람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한다. 마지막 오르막은 아스팔트 바닥만 보고 무심주를 했다. 그리고 지하통로를 통과하니 초반 5km를 지날때 같이 동반주를 했던 서라벌 마라톤의 최재진님이 힘겹게 달리고 있다.
마지막 기를 모아 그대로 아침에 출발했던 결승선 아치로 빨려들어 가니 기나긴 마라톤 레이스의 종지부를 찍는다. 어? 이상타 3:25:56이라니. 그간 뛴 속도를 생각하면 분명 10분대 후반에는 들어 와야 하는데 실망스럽다. 탈의실에서 웅성거림이 거리가 길다는 말이다. 그것도 약 2km가. 내가 낀 가민시계도 거리가 43.9km를 나타내고 있다. 우째 이런 일이. 1 ~ 200m도 아니고 몇km가.
어차피 이번대회는 동마로 가는 관문인데 뭘. 장거리훈련 제데로 했다고 하면 되지 뭐. 더구나 43.9km를 뛰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끼지 못했으니 너무 조신해 달린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넘치는 것은 부족함 보다 못하다 했으니 동마대비 훈련으로는 제격이었던 대회였다.
○ 달린거리 : 43.9km(3:25:56)
2019 고구려마라톤 코스도
그러나 1차 반환하는 8km 지점은 9km를 넘고 있었다. 거리 측정 미스다.
대화날 아침 기온은 -6도의 추운날씨 한낮으로 가면서 기온이 올라 영상의 기온을 회복했다.
정각 9시 30분 A그룹부터 출발이다
서울동아마라톤을 대비한 대회라 참가자가 유난히 많은 대회다.
일단 A그룹 중간에서 출발이다.
앞서서 달리는게 유리할것 같지만 달리면서 추월당하는것 보다 달리면서 추월을 하는게 기록향상에 도움이 된다.
잠실 운동장 진입직전 한강 시민공원 오르막
약 43km 지점이 되는 곳이다. 여기서 인간의 한계를 느낀다. 걷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달리고 달려야 한다.
벌써 끝나야 할 마라톤 거리를 넘긴지 오래지만 그래도 결승선 까지는 뛰어야 한다.
잘잘못은 그후에 따질 일이다. 무심주법으로 오직 땅만보고 나와의 싸움이다.
43.9km를 달린 후 결승선을 통과하고 그 쾌감을 맛본다. 나 완주했어. 43.9km(3;25:56)
속속 결승선을 통과해 완주를 하는 주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과 지인들
풀코스 완주후 셀카
전광판에 표출되는 2019년 아! 고구려 역사 지키기 마라톤 대회
무대에서 식후공연중
식후 무대공연중인 우리가락
속속 결승선을 통과하는 풀코스와 32.105km 주자들
물품보관소는 출발전 물품을 맡기고 완주후 물건을 찾는 곳
맡길때 받은 번호를 잃어 버리지 않아야 한다.
완주후 완주 메달과 간단한 먹거리 받는 곳.
대회 출발지이자 다시 돌아 오는 잠실운동장 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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