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땅끝기맥 마지막 구간 오소재에서 땅끝 본문
비내리는 토말비 땅끝점 /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 된다.
123km 땅끝기맥 마지막 구간 산행이이다. 무박산행인데 매년 5월은 1무1박3일의 여정이다. 남쪽지방의 비소식이 있지만 예정된 산행은 미룰 수 없다. 강풍에 비마져 온다하니 몇명은 지레겁을 먹고 불참했다. 아웃도어 생활은 기상가 무관하게 진행 할 수 밖에 없다. 날씨가 나쁘다고 산행을 가지 않으면 갈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밤새 버스로 달려 새벽 5시 오소재에 도착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바람마져 심상치 않다. 여성대원과 몇몇 분들은 포기한단다. 용감한 대원들만 빗속에 몸을 맡긴다. 오소재에서 남쪽으로 가는 능선에는 바로 너덜지대를 만난다. 비로 인해 더욱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진행을 해야 한다. 내린비로 바위가 많이 미끄럽다. 노승봉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예전에 보지 못했던 데크 계단길이다. 요즘 대세가 조금만 위험한 구간은 데크 계단길로 바꾸어 놓는다. 노승봉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인데 짙은 안개와 강풍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 구간이 날씨가 맑은 날은 완도와 남해안 풍광이 아름다운 구간인데 아쉽다.
계단을 내려서서 다시 오르면 가련봉이다. 듀룬산 최고봉이자 일망무제의 조망이 탁 트인 곳인데 아쉽다. 내리는 비에 태풍급 강풍이 불에 제끼니 내 몸 하나 가누기 힘들다. 만일재로 내려서니 그나마 바람이 덜부니 살 맛난다.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를 지나 두륜봉에 서니 온 몸을 날려 버릴듯 강풍이 불어 제낀다. 출발 때부터 우의를 입었는데도 비에 옷이 젖어 으실으실 춥다.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야 한다.
설상가상 수직 직벽 암릉에 로프를 타고 내려 가야한다. 높이도 한 30여m는 되는것 같다. 미끄러운 바위라 조심스럽게 내려 가는데 중심 잡기가 만만치 않다. 사고나기 쉬운 어려운 구간이다. 내려 서면 다시 내려 온 만큼 다시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여성대원들은 오지 않는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도솔봉을 올라 철망 휀스를 지나 가는데 날려 가는 줄 알았다. 여기서 쓰고 있던 모자를 강풍이 가져가 버렸다. 하늘로 높이 뜨더니 계곡쪽으로 휭하니 날아가 버린다. 이곳의 나무는 해안가의 모진 해풍에 견딘 나무라 섬유질이 많아 질기기는 얼마나 질긴지 꺽이지 않는 가지가 우의를 다 찢어 놓는다. 급기야 그 틈새로 비가 들이쳐 옷이 젖고 나니 으실으실 추위가 밀려 온다.
부지런히 걸어야 몸에 열이나 춥지 않을것 같아 쉬지 않고 걸었다. 더울것에 대비하여 물을 꽝꽝 얼려서 왔는데 찬물이 필요하게 아니라 따뜻한 보온병물이 필요한 날이다.
산이라는게 항시 어머니 품처럼 온화한 품성을 유지하는게 아닌데 오늘은 성질을 내도 너무 내는것 같다. 달마산을 지나 도솔봉 약수터까지 걷기로 한 계획은 닭목재에서 끝내고 걷지 못한 구간은 다음에 다시 오걷기로 했다. 춥고 힘든 산행이었다. 예약해둔 식당에서 소맥을 한잔하니 추위 달아나고 갈증도 사라지니 숨쉬기가 편하다. 이맛에 비 맞고 산행하니 싶다. 역시 남도 한정식은 반찬이 풍성해서 좋다.
넉넉히 배를 채우고 해남유스텔로 이동이다. 오랫만에 수학여행을 온듯 넓직한 방에 7~8명씩 한방에 잔다. 한방은 주사파 방이고 나머지 방이다. 하루쯤 코골이에 시달려도 좋은 밤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니 소소한 일 하나도 행복감으로 다가 온다. 행복은 그리 멀지 있지 않다. 치맥에 소주, 막걸리. 넉넉해서 좋다. 내일을 위해 적당히 마시고 잠자리에 든다. 창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내일 아침에는 그쳤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따뜻한 온돌방에 자고나니 몸이 게운하다. 역시 한국인은 따뜻한 온돌방이 최고다. 마치 수학여행 온듯한 느낌은 나만 느끼는건 아닌것 같다. 아침식사는 유스호스텔에서 식판을 들고 자유배식이다. 오랫만에 군대 상각도 난다. 식판들고 배삭받던 그때 그시절. 우리팀 외에도 단체로 투숙한 팀이 여럿 있다.
아침에 잠시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도 우중 산행이 될것 같다. 도솔암 아래 주차장에서 내려 남은 길을 걷는다 다행이 강풍이 사라져 그나마 걷기가 좋아졌다. 도솔봉 약수터에서 시작하여 도솔봉을 찍고 토말로 가는 일정이다. 올라 오면서 능선을 지나친걸 깜박하고 방향이 헷갈려 길 찾느라 잠시 해맷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일뿐 진실이 아니다. 우린 사실을 진실로 착각하고 그걸 고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나를 돌아 봐야 한다. 토말로 가는 길은 새천년길과 같이 이어져 뚜렷한 길로 걷기 좋은 길이다. 더러는 우산을 쓰고 걷는다. 그리 걸어도 좋은 길이다. 일기예보에는 종일 비예보가 있어 산행이 끝날때 까지는 비가 그칠것 같지는 않다. 우중산행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겠다.
길도 좋은데 트레일 런으로 달려 보았다. 요즘 새로운 트렌드가 산을 뛰는 트레일 런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왕 가야 할길 가벼운 배낭인데 달려도 좋을것 같다. 속도를 그리 높이지 않으면 웬만한 오르막과 계단도 뛰어 오를 수 있다. 땅끝테마호텔 가는 안내판이 나오고 생태통로 같은 다리를 건너니 땅끝 전망대가 가깝다. 후미가 늦을것 같아 토말 가는 길을 오른쪽 해안 산책로로 잡았다. 서해와 남해가 맞닿는 바다에는 썰물이라 바닥이 많이 드러나 있고 양식장도 보인다.
데크 길을 따라 달리면 땅끝점 토말이다. 토말비가 있고 아래서 쳐다보면 배가 연상되는 조형물도 있다. 어슴프레 노화도로 가는 배가 안개속을 지나가고 있다. 비는 내려도 파도가 높지 않으니 출항을 할수 있나 보다. 토말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계단을 올라 땅끝 전망대에 도착해도 아직 우리팀이 도착하지 않아 전망대 안에 기다렸다.
늘 찾는이가 많은 토말에는 날씨 탓에 여행자들이 부쩍 줄었다. 전망대에 올라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것 같아 전망대는 오르지 않았다. 긴 기다림 끝에 대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토말비 앞으로 내려가 땅끝기맥 종주를 자축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간 호남정맥 바람재에서 출발하여 123km를 걸어 땅끝기맥을 끝낸것이다. 그간 땅끝기맥길에서 수고한 대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수고 했습니다."
길은 주인이 없다.
걷는 자가 주인이다.
땅끝기맥 마지막 구간 비내리는 오소재 출발
5월의 비 치고는 많은 비가 내려 게곡의 물이 많이 불었다.
비내리는 가련봉에서 기념사진
비내리고 강풍이 부는 가련봉
도솔봉에서 흔적을 남긴다.
잠시 비가 그칠 때 내려다 본 남해 바다
봄 농사가 한창인 남해 바닷가
보리가 익고 모심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망이 좋은 길인데 비가 내려 아쉬운 땅끝기맥 길
남도 한정식 / 푸짐한 반찬에 가지수가 많기도 하다.
전복, 홍어, 문어, 조기, 꼬막 등 푸짐하다.
하룻밤 묵은 해남 유스호스텔 / 오랫만에 수학여행 온 기분으로 하룻밤
다음날 산행 출발지 도솔암 입구
달마산 등산 안내도
여기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출발!
빗속에 오른 도솔봉 / 이 비는 어제 그쳐?
땅끝 전망대 가는 길의 전망대
서해안 양식장
땅끝 전망대
땅끝 전망대 앞 / 희망의 시작 첫땅!
땅끝 조형물
땅끝점에 도착 기념사진
토말의 땅끝 탑
땅끝 완주 기념사진
토말 배를 형상화한 조형물
땅끝마을의 바위
한반도의 최남단 땅끝마을
그간 수고한 대원들과 푸짐한 남도한정식
전복회로 몸보신
땅끝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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