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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1999년 가을의 전설 2019년에도 썼다.. 본문

국내 마라톤/풀코스

1999년 가을의 전설 2019년에도 썼다..

산달림 2019. 10. 29. 12:02

2019년 춘마 40km지점의 역주

마라톤의 벽이라는 35km지점을 지나면 체력으로 달리는게 아니라 정신력으로 달린다. 온몸으로 느끼는 육체적 고통을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달리는 40km다. 남은거리 2.195km. 다 왔다는 마음에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온힘을 모아 달리는 구간이다.

 

 

올해도 가을의 전설을 쓰려고 춘천행 ITX열차에 올랐다. 20년전엔 춘천의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고 대회에 참가 하였는데 전철개통으로 당일로 다녀 올수 있을 정도로 변했다. 변한건 그것뿐이겠는가. 가족과 등산클럽 회원과도 함께하였는데 이제는 하나, 둘 달리기를 그만두더니 이제는 홀로 남았다. 한가지를 20년 이어가는게 쉽지는 않은것 같다.

마라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첫 완주했을 때이다. 20년전 한창때 산행만 하다가 체력은 자신이 있어 2~3개월의 훈련만으로 풀코스에 도전하여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젊은 혈기 하나만 믿고 처음부터 힘으로 밀어 붙여 당시 하프코스가 있을 때 였는데 1:30분도 되기 전에 하프코스 출발 선을 지나고 25km부터 마라톤의 쓴 맛을 제데로 맛보고 걷뛰를 하여 3:37:27에 첫완주를 하고 그 쓰디쓴 경험을 살려 제대로 훈련을 하여 다음해인 2000년에는 2:47:30으로 완주를 한 춘마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다.

세월은 흘러 20년이 지났다. 아직도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출발선에 선다. 올해는 달리기 최적의 날씨다. 쌀쌀함이 느껴져 비닐을 입어야 하고 손이 약간 시려오는 그런날씨가 달리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2년전 부터 서브쓰리 그룹인 A그룹도 물려 주고 B그룹 출발 대기다. 엘리트와 A그룹이 9시 정각에 출발하고 9시 02분 B그룹이 출발한다. 출발부터 오르막을 올르는 춘마코스다.쌀쌀한 날씨도 2km를 지나면서 비닐이 덥다고 느껴질 때 벗었다. 돌아 나오는 구간을 통과하여 송암레포츠타운을 지나면 5km지점으로 22:33로 페이스가 부담스럽지 않다.

작은 언덕을 다시 오르고 의암댐 신연교를 지나는데 가을 산행으로 삼악산에 산행을 온 산객이 "대단타! 달리는 사람들이 끝이 없네."한다. 초반 의암호를 지나는 인파의 무리는 장관이다. 7.5km를 지나면서 호흡도 발걸음도 안정적이다. 오늘 느낌이 나쁘지 않다. 10km를 앞두고 뱃속이 헛헛해지기 전에 에너지를 보충해 주려고 파워겔을 미리 먹어 두었다. 허기를 느끼면 벌써 늦다. 돌아서 올라가는 언덕 아래에 10km 지점을 22:59에 통과하면 오름 끝나는 지점에 급수대가 있다.

의암호에 내려 앉았던 연무가 걷히면서 햇볕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은 초반이라 힘이 넘쳐 앞서 가는 사림들이 많다.마라톤은 빨리 가려는 마음과 체력이 합치가 되어 끝까지 유지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속단을 하기 어려운 거리다. 가장 좋은 레이스는 처음과 끝의 속도가 이븐 페이스를 유지 할때가 가장 경제적이고 좋은 기록이 나온다. 페이스가 비슷한 분과 동반주를 해본다. 오늘은 구리마라톤클럽의 한분과 함께 달렸다. 혼자 달리는것 보다 효과적인 달리기가 된다. 15km지점은 22:34로 통과했다.

20km 가는 주로에는 강원애니메이션고 가기 전 짧은 오르막이 있다. 이제 주로옆에 풍경도 눈에 들어 온다. 올해 배춧값도 비싸다는데 배추가 잘 자란것 같다. 앞에 달려가는 주자들을 본다. 너무 오버해 달리는것 같은데 후반까지 잘 버틸지 염려스럽다. 힘은 적절히 아껴 두는것은 후반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에니고 오르막은 좀 여유있게 올랐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이 끝나면 20km 통과는 22:56이다. 오르막을 감안하면 늦어도 늦는게 아니다.

신매대교로 접어 든다. 다리를 돌아 나오면 하프를 지난다. 반대쪽에 달려 나오는 주자들을 봐 둔다. 미리 목표를 잡아 두면 후반으로 가면서 목표가 생기고 승부욕이 살아난다. 25km로 가는 길에는 벌써 조금씩 지쳐가는 주자들이 있다. 더 잘 달리려고 하지말고 그냥 유지만 해도 지금부터 앞서 나갈수 있다. 주로도 넓어지면서 조금씩 지쳐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다행히 늘 불던 앞바람이 없는건 행운이다. 25km 지점은 22:40으로 아직까지 23분대는 찍지 않고 잘 달려 왔다.

30km로 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인 서상대교를 지나 춘천댐까지 오르막을 올라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 오는 길이다. 1차 고비인 이 구간을 잘 달려야 한다. 여기서는 속도를 올리기 보다는 유지를 한다는 생각으로 밀고 올랐다. 발걸음이 둔해진 주자를 뒤로 보내고 오르면 춘천댐 아래가 27.5km다. 마지막 오름을 올라 춘천댐에 서면 기어를 변속하듯 한단을 더 올려 달린다. 초반에 앞서간 분들을 뒤로 보내고 달려 나가면 30km를 통과하니 23:04로 조금 밀렸지만 오름이 많았던걸 생각하면 밀린것이 아니고 잘 달려 왔다.

이제 후반으로 간다. 누구나 30km를 넘으면 피로가 느껴진다. 그걸 멘탈로 극복하는냐 꺽이는냐의 차이다. 그 고비의 시작이 30km부터다. 싸늘한 날씨에 시간은 한낮으로 가고 있지만 땀은 나지 않으니 다리에 힘이 느껴진다. 작은 언덕 2개를 그리 밀리지 않고 오르는데 이름을 불러 주는 분이 계신다. 이제는 클럽의 임원으로 계시면서 자봉으로 오신분들이 이온음료도 주시고 파워겔도 건네 주신다. 아직도 기억해 주시는 분이 있어 힘이 난다. 내리막 길에는 보폭을 크게하여 속도를 높여 보았다. 35km는 23:32로 통과 했다.

이제 남은거리는 7km다. 몸은 무거워 오지만 다리가 잘 버티어 준다. 경련의 징조가 없기에 좀더 밀어 본다. 춘천시내로 접어들자 동호회 응원단도 점점 많아 진다. 마음씨 착한 여자분이 건네 주는 콜라를 한잔 마시고 소양2교로 향한다. 점점 힘들어 하는 주자들이 여럿 보이지만 아직은 견딜만하다. 풀코스를 뛰다보면 누구나 그 힘든 고비는 겪는다. 앞서간 고수도 4 ~ 5시간을 달리는 주자도 모두 겪는 힘듬이다. 그래서 풀코스 완주는 그 힘든 과정을 넘어서야 하기에 대단하다고 인정을 해 주는것이다. 40km는 지친몸을 채근해서 23:06으로 통과했다.

이제 남은거리는 2.2km. 더 이상 아껴 둘것도 남겨둘 것고 없다. 런클 응원단의 응원을 받으며 속도를 높이는데 마지막이란 거리에 없던 힘도 어디서 나오는지 속도가 올라 간다. 그냥 그대로 가속에 가속을 하니 언더 4분대 까지 높여 피니쉬 라인을 통과 했다. 09:37로 10분을 넘기지 않았다. 최종기록은 3:13:00이다. 3:15을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대밖의 좋은 기록이다. 제일 큰 도움은 오늘의 날씨였다. 조금만 몸을 더 만들었으면 좋은 기록도 가능한 날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라톤에서 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1분, 1초를 단축하기 위해서 흘려야 할 땀방울이 많기에 기록이 소중한것인것 같다. 돈이 많거나 적거나, 많이 배웠거나 조금 배웠거나, 늙으나 젊으나, 여자냐 남자냐? 그 어느것도 배려해 주지 않는 마라톤은 단순하면서 정직한 운동이기에 오늘도 달려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구간별 기록
0 ~ 5k 22:33
~10k 22:59
~15k 22:34
~20k 22:56
~25k 22:40
~30k 23:04
~35k 23:32
~40k 23:06
~42k 09:37(3:13:00)

 

가을의 전설이라 불리는 춘천마라톤의 105리 마라톤 코스는 의암호를 돌아 춘천댐에 오른 후 돌아 오는 코스다. 해마가 10월 마지막 일요일쯤이면 삼악산 단풍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길이 된다.

 

 

풀코스 출발전 대회장 분위기는 설레임반 기대반이다. 쌀쌀한 날씨탓에 패딩을 입었다.

 

 

 

춘천마라톤 포스터 " 달리는 나는 아름답다."  그 만큼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춘천마라톤의 피니쉬 라인(Finish Line) 

춘천마라톤은 출발선과 결승선이 각각 다르다. 출발은 공지천 다리에서 출발을 하고 피니쉬라인은 공지천운동장앞에 있다.

 

 

 

2019년 춘천마라톤 출발선

지금부터 105리길 출발이다. 쌀쌀한 날씨 탓에 비닐을 입고 달린다. 이런날이 달리기 최적의 기온이다.

 

 

 

춘천마라톤의 포토라인 같은 의암댐 신연교를 건너는 달림이들과 풍선은 패이스 메이커들

 

 

 

가을 바람을 가르면 달리는 2019년 춘천마라톤 달림이들

 

 

주로에서 역주.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스스로를 이겨낼 때 완주를 할수 있다. 육체적 고통을 감내하며 숱한 갈등을 겪으며 그 고비를 넘어야만 완주의 월계관을 쓸수 있다.

 

 

 

마라톤의 동반주는 조력자로 때로는 경쟁자로 기록향상에 큰 힘이 된다.

 

 

올해 춘마의 매달의 디자인이 특별하다.

심볼의 의미와 조형적 특성은 좌우로 춘천은 봄의 호반을 나타냈고,

상하로는 삼악산의 가을 산과 달리는 런너의 사람을 상징한다.

 

 

2019년 가을의 전설 춘마의 완주기념사진

 

 

20년전인 1999년 첫풀코스 춘마 완주(3:37:27)후 사진

당시는 춘천공설운동장에서 출발했고 결승선도 공설운동장이 었다.

코오롱 이봉주 마라톤화를 신었고 두꺼운 팬츠에 삼각 런닝셔츠가 인상적이다.

 

 

춘마는 전국 달림이들의 만남의 장이다.

울산 핸대자동차에 계시는 김동문님은 울트라마라톤의 초구수 였다. 오랫만에 만남이다.

 

 

휴식. 완주후에 느껴 보는 달콤한 휴식

달리지 않았다면 이런 꿈 같은 휴식은 느껴 보지 못한다.

 

 

 

마라톤의 결실은 기록이다. 그간 1분, 1초를 단축하기 위해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가 기록이다.

 

 

춘천마라톤의 대회장인 공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