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마대산 건너편 영월 곰봉 본문
아침에 10.6km 달리고 마대산 건너편에 있는 곰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들머리는 노루목의 김삿갓문학관이다. 출발은 외씨버선 11길 마루금길을 거꾸로 가는 길과 함께 한다. 와석리 국골 동쪽에 우뚝 솟은 곰봉은 산자락 곳곳에 봄철에는 산나물이 많은 청정지역이다.
처음부터 된비알인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달리고 왔더니 금방 등에는 땀이 촉촉이 젖는다. 오름이 한바탕 끝나고 나니 외씨버선 11길 마루금길은 어래산으로 향하는 삼거리 쉼터다. 여기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어간다. 숲이 좋아 쉬어 가기 좋은 장소이다.
다시 된비알을 올라 가는데 바윗길이 자주 나타난다. 곰봉 정상에는 돌을 고여놓고 가마솥을 얹어 놓은 듯한 형상인 자동차 크기의 바위가 세 개 놓여 있고 표지석에 곰봉 930m다. 남으로 형제봉이 빤히 내려다 보이고 망경대산이 바라다 보인다. 정상에 곰 모양의 바위가 있어 곰봉이라 부른다.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 마대산은 표기되어 있으나 곰봉은 이름도 없이 산을 의미하는 기호에 산 높이만 적혀 있다.
이 산은 마대산보다 암릉이 잘 발달되어 있어 전망이 좋다. 암릉에는 소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그 뒤로는 산들이 첩첩하게 늘어 서 있어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바위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하산길이다.
암릉길을 내려 오다가 뒷 신호가 와서 숲으로 들어갔다. 10여 걸음을 걸었나 그곳에 얼룩 무니 버섯이 보인다. 다가가 보니 1 능이 2 송이 3 표고 하는 1 능이라는 귀한 능이버섯이다. 웬 횡재냐 싶다. 버섯을 주변에 여럿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살펴보니 소나무 아래에 송이버섯이 우뚝 솟아 있다. 진한 솔향이 느껴진다. 며칠 전 문경 동로에 지인과 버섯 채취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하루 종일 다녀도 능이버섯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산삼도 캔 심마니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꿈속에 암시로 캣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역시 산이 주는 선물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산이 주어야 만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난생처음으로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을 캔 날이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김삿갓 계곡과 마대산의 전망이 시원하다. 깊은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시원스럽고 마대산의 숲이 청량감을 준다. 이런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에 방랑시인이자 은유시인 난고 김병연은 이곳에 주거지를 선택한 게 건 아닌가 싶다. 그 당시에는 이곳이 얼마나 깊은 산중의 산속이었을 게다.
가을산은 먹거리가 넉넉해서 좋다. 이제 한국민화박물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급사면에는 암릉이 있어고 고정줄이 걸려 있다. 강원도 산은 호락호락한 곳이 없다. 조심조심 내려가야 하는 길이다. 날머리는 민화박물관으로 내려온다. 산속에서 도로에 내려 서니 열기가 가득하다.
차량 회수를 위하여 김삿갓 문학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오후의 가을 햇살이 따갑다. 밤나무 아래를 지날 때는 알밤이 반짝반짝 빛난다. 실한 알밤이다. 가을이 주는 선물이다. 차량을 회수해서 오늘 길에 와석리 들판에는 누렇게 잘 여문 벼가 황금물결을 이룬다. 가을은 풍성한 계절 마음마저 넉넉해진다. 영월 두 달 살이 중에 산을 올라도 갈 수 있는 산이 많고도 많아 영월은 산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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