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림의 걷기여행과 마라톤 그리고 등산
외씨버선길 10구간 약수탕길 본문
약수탕 길의 상운사입구다. 여기까지 왔는데 상운사에 들려 잠시 절이라도 한번 하고 가야겠다. 허물어진 절터에는 아직 대웅전은 없고 흔적인 주춧돌만 남아있다. 대웅전을 들렸다 내려 오니 보살님이 시장할때 먹으라고 감귤과 바나나를 한봉지 챙겨주신다. 절 인심이 좋다. 이제 열번째길인 약수터길을 걷는다. 물야 저수까지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내리막 길이다.
신선골에는 연륜이 느껴지는 주목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신선이 사는 그런 골짜기란 곳이다. 물야저수지 입구 생달마을에서 10구간 첫번째 인증사진을 찍었다.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보면 보부상 위령비 앞을 지난다. 집이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던 보부상들이 이곳에 땅을 사서 정착을 했단다. 그들의 고달픈 생활이 느껴진다. 그들이 세운 위령비앞에 서면 숙연해 진다. 오전약수는 보부상들이 찾아낸 약수라 한다.
물야저수지를 돌아 계곡으로 오전약수로 올라 간다. 초입에 외씨버선길 영월객주가 자리하고 있다. 2월 말까지는 문을 닫는다는 안내글이 있다. 꽃피는 3월에 문을 연다는 글이 있다. 오전약수에[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계획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 모든식당이 문을 닫았다. 인적마져 끊긴 영화의 셑트장 같은 오전약수다. 닫은지 한두달 된곳이 아니다. 공원에는 보부상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지게를 지고 가는 모습이 았다. 그들도 봇집을 메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 나도 보부상인가. 맨 끝집 앞에서 라면을 끓여 점심을 때웠다.
박달령으로 올라 가는 길이다. 보부상들이 걸었을 이길은 계곡을 따라 걷지 않고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때로는 능선을 뚫어 길을 만들었다. 그때도 오르막이 싫었나 보다. 자주 능선 사이를 파서 길을 만들었다. 바라 보기만 해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여 있다.
춘양목 아름들이 밑동에는 일제시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껍질을 벗기고 홈을 파서 송진을 받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채취한 송진을 정제해서 전쟁 때 비행기 연료로 썼단다. 박달령은 백두대간길 고개다. 고갯마루에는 산신각이 있다. 당시 보부상들이 이곳을 넘나들 때 무사안녕을 기원했을 것이다. 백두대간 비석이 크게 설치되어 있다.
주실령 아래까지는 임도길을 따라 걷는다. 꼬불꼬불 산허리를 감아 도는 임도길은 지루하다. 낙우송과 춘양목이 반겨주는 길이다. 나 홀로 걷다보면 어깨가 아프지 않으면 쉬지 않고 걷게 된다. 지칠 때까지 걷는다. 배낭 주머니에 먹거리를 챙겨 두었다가 수시로 먹는다. 두시간을 쉬지 않고 걸을 때도 있다.
외씨버선길은 아스팔트길을 피해 길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주실령가는 길은 포장된 길을 피해서 걷는다. 주실령은 옥돌봉과 문수산 사이에 있는 해발 780m의 고개이다.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와 춘양면 서벽리를 이어주는 915 지방도로에 있다. 물야면 오전리와 춘양면 서벽리를 잇는 고개로 도래기재를 넘으면 영월로 가는 길이다.
내리막 길을 따라 내려서면 약수탕길의 종점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마음속 그리운이에게 몇자 적어 내마음을 싣어 보내는 '제멋대로 우체통'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날아온 길벗같은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 줄것이다. 외씨버선길에서 만든 엽서도 비치되어 있다. 오랫만에 그리운 이에게 손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어 본다. 바로 배달이 되지 않는 언젠가 가는 제멋데로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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